[Opinion] 청춘을 그을린 자국, go!go!vanillas [음악]

악기 소리로 느끼는 삶
글 입력 2023.01.28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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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go!vanillas Twitter

 

 

일본의 록밴드 'go!go!vanillas(고!고!바닐라즈)'는 2010년에 밴드를 결성해 2013년 1월 16일 첫 싱글을 내며 사람들에게 이름을 알린 밴드다. 2015년 4월, 본격적인 메이저 데뷔 이후 점점 성장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현재 4명의 멤버로 구성이 되어 있으며, 보컬 겸 기타 마키 타츠야, 베이스 하세가와 프리티 케이스케, 기타 겸 보컬 야나기사와 신타로, 드럼 제트 세이야로 구성이 되어 있다.

 

어찌 보면 애니메이션 제목 같기도 한 팀명 'go!go!vanillas'는 밴드의 보컬이자 기타를 담당하고 있는 마키 타츠야가 정한 이름이다. 해외 밴드에 'V'로 시작하는 팀명이 많다고 생각하며 'V'로 시작하는 영어 단어를 찾던 중, 표기는 멋지지만 뜻은 귀여움을 의미하는 'Vanilla'의 차이가 마음에 들어 정하게 되었다고 한다.


단어 앞에 'The'가 붙는 밴드들이 많아 'The vanillas'로 팀명이 정해지나 싶었으나, 일본의 만화 <죠죠의 기묘한 모험>에 등장하는 자이로 체펠리라는 캐릭터의 금니에 'Go! Go! Zeppeli'라고 적힌 것을 떠올리며 팀명 앞에 올 단어를 'The'가 아닌 'go!go!'로 정하게 되었다.

 

일본 밴드는 자신들이 생각하는 특정 단어를 밴드 안에 녹여내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다. 'Mrs. GREEN APPLE'이 자신들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말로 중성적인 느낌의 Mrs를 넣은 것처럼 팀명에 색채를 담아낸다. go!go!vanillas의 부드러우면서도 힘찬 느낌이 팀명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그러나, 팀명에 국한되어 밴드의 색깔을 가둬두지 않는다. 자신들의 방식대로 차근차근 팀명과 어울리게 밴드의 색을 찾아가며 go!go!vanillas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한다.

 

go!go!vanillas의 음악에는 특징이 있다. 보통 'go!'라는 말을 외칠 때를 생각해 보자. 'go!'는 시작하는 단계에서 자주 사용이 된다. 첫 시작을 덧나지 않게 깔끔하게 끝내자는 의미에서, 재시작의 실패 따위는 두렵지 않다는 의미에서, 어떤 난항을 겪더라도 초기하지 않고 '나'의 발전을 위해 나아가자는 의미에서 'go!'는 유용하게 사용이 된다.


go!go!vanillas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용기와 까만 밤을 벗어나 따스한 해를 마주하며 오늘도 1cm의 한 발자국이라도 나아갈 수 있게 한다. 우리들의 청춘의 시간을 담고 있는 것이었다.



 

 

Amazingrace


 

 

 

이 노래는 go!go!vanillas의 특유의 색채와 대중성,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은 노래다. 밴드가 선사할 수 있는 밝음을 최선을 다 해서 내보였으며 그 노력이 헛되지 않음을 순위를 통해 증명했다. go!go!vanillas의 노래 중에서도 최고 성적인 5위를 거머쥐게 했으며 TBS 『 CDTV토요일 밤 』 5월 오프닝 테마와 텔레비 아이치 『 a-NN♪ 』 5월 엔딩 테마로 선정이 되었다.


멜로디가 특이한 편이다. 감상하면 알 수 있듯이 다양한 악기를 추가해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음악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느껴진다. 밴드 음악을 듣다 보면 악기가 추가되면 되려 시끄럽고 복잡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노래의 결마다 조화가 잘 어울려져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곡이 탄생하였다. 노래만 들어도 이 노래를 부를 때 어떠한 표정을 짓고 녹음실에서 불렀을지 상상이 갈 정도로 사람의 마음을 당기게 하는 매력이 있다.


음악이 클라이맥스로 갈 때마다 들리는 베이스 소리는 음악을 더욱 탄탄하고 듣는이가 매료되게 만든다. 축제 분위기를 떠오르게 만드는 이 노래는 축제가 끝나면 조명이 꺼지고 일상으로 돌아오는 번아웃을 만들지 않는다. 이 축제가 끝나면 나를 밝혀 주는 조명도 사라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축제를 통해 나를 찾아가고 나와 잘 맞는 조명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대놓고 밝은 노래라고 해서 잠깐의 안도를 선물하는 것이 아니다. 할 수 있다는 평생의 설렘을 안겨 준다.

 

 

 

LIFE IS BEAUTIFUL


 

 



계절이 봄인지 겨울인지 헷갈리게 만드는 이 노래는 가장 큰 범위로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노래다. 뮤직비디어 자체도 가을보다 초봄이 떠오른다. 새로운 계절과 온도를 맞이하는 설렘이 살끝에 닿으며 내 심장도 같은 박자로 쿵쿵 뛰게 만든다.


밝은 설렘을 안겨 주는 것이 go!go!vanillas 노래의 장점이기도 하지만, 이 곡은 유난히 그 느낌이 잘 살려진 곡이러고 할 수 있다. 투 보컬로 노래를 부르는 기타리스트 신타로의 목소리가 노래와 가장 근접하게 맞닿아 있을 정도로 잘 어울린다.

 

아직은 얇은 긴팔을 입어야 하는 초봄, 세상에 벚꽃나무가 슬슬 그려지려고 하는 장면들을 버스를 타다 보고, 그 장면들을 핸드폰에 담고. 그런 별거 아닌 계절감과 사소한 순간들이 상상되는 노래다. 제목 그대로 'LIFE IS BEAUTIFUL'이다. 삶이 삶 자체로도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 준다.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거울로 자신의 삶을 마주 볼 때면 한숨을 내쉬고는 한다. 실상으로 삶은 아름다운 걸로 가득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기억 속에 남는 것은 굵직한 하루의 사건들이다. 학교 혹은 회사에서 실수를 하거나 험담을 들은 사건들만 머릿속에 남아 내일이 찾아 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가득 차버린다.

 

하지만, 눈을 크게 뜨고 세상을 보고 머릿속에 스쳐 지나가는 생각들을 정지 버튼을 눌러 자세히 바라보면 굵직하고 기분 좋지 않은 사건들만이 머릿속을 차지하는 것은 아니다.

 

길을 가다가 본 귀여운 어린아이, 예쁜 꽃, 사랑을 말하는 연인들, 웃음을 짓고 지나가는 사람들, 그리고 당장 눈앞에 펼쳐지는 나의 하루. 이 모든 것들은 숨이 붙들어 살아있는 '나'이기 때문에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내'가 아니었다면 절대 볼 수 없을 풍경이었다.

 

사소한 것들에 감사함을 느끼며 내가 좋아하는 노래 한 곡을 들었을 때, 세상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삶의 연장 버튼을 누르게 해 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무런 생각 없이 지나가던 하루에 노래 한 곡으로 새로운 삶을 맞이하는 기분이 들게 하는 go!go!vanillas는 청춘의 시간을 기록하는 밴드라고 말할 수 있다.




 

go!go!vanill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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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go!vanillas Twitter

 

 

이 밴드의 노래는 '청춘'이라는 제목이 적힌 긴 필름을 상영하는 기분을 들게 한다. 그 나이에 맞는, 묵직하고 가벼운 청춘들을 나열한다.


청춘이 가장 맞닿아 있는 20대에 본격적으로 활동하면서 그 나이를 가장 잘 나타내는 go!go!vanillas의 노래는 여러 생각을 들게 한다. 청춘이라고 해서 마냥 하하호호 하며 밝은 에너지만을 내뿜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듯 땅끝에 애매하게 걸려 있는 우울감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시도하려는 희망, 평범한 일상 같은 장면들을 4분 안에 풀며 심장을 뛰게 만든다.


노래를 한 곡 한 곡을 들을 때마다 처음 듣는 노래가 적어진다는 것이 아쉬울 정도로 들려 주는 음악들이 전혀 실망스럽지 않다. 마음이 지치고 삶이 지루할 때면 이들의 노래를 듣는 것을 추천한다. go!go!vanillas는 오늘도 청춘을 그리며 노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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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유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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