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게으른 완벽주의자의 습관 정착기(1) [도서]

책 <인생을 지배하는 습관의 힘>
글 입력 2023.01.19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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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아침형 인간>이라는 책이 유행인 적이 있었다. 지금 ‘미라클 모닝’이 유행이 된 것처럼 ‘아침형 인간’도 2000년대 초반, 갓생의 한 축을 담당하는 용어였다. 이제는 읽은 지 오래되어 거의 기억은 안나지만 유일하게 기억나는 대목이 있다.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서 아침을 시작하라. 그리고 잠에서 깨어나려고 할 때는 깊이 생각하지 마라. 눈을 감고 누워있을수록 핑계 댈 뿐이다. 우리의 머리는 알람이 울리는 순간 일어나지 않아도 될 핑계를 찾는다. 그러니 그냥 일어나라.


오! 실로 일리 있는 말이었다. 그 당시 나는 스펀지 같은 학생이었다. 책을 다 읽고 완전히 각성해서 다음 날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 도서관에 갔다. 그렇게 방학 내내 아침형 인간으로 살다가 2학기 시험에서는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도서관 가기’는 방학 동안의 짧은 프로젝트였다. 말랑한 두뇌와 불타는 의지로 가능할 수 있었다.


반대로 지금 나보고 당장 미라클 모닝을 하라고 하면 며칠이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렇다면 나는 언제부터 습관 만들기가 어려워졌을까? 돌아보면 성인이 된 후부터다. 졸업하고 나서야 자신만의 라이프 패턴을 만드는 것은 홀로서기에 매우 중요한 활동이라는 걸 깨달았다.

 

사실 좋은 습관이야 다들 알려주지 않아도 안다. 유지하기가 어려울 뿐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의지가 없어서? 동기부여가 덜 돼서? 삶이 고단해서?


나도 초반 의지만으로 무언가를 꾸준히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느낀다. 몇 년간 일기쓰기, 운동, 영어 공부를 새해 습관 목록으로 넣었지만, 중반쯤에 와서는 번번이 실패한 것처럼 말이다. 그랬던 내가 작년 한 해 동안 5가지 습관을 유지하기에 성공했다.


솔직히 말하면 불타는 의지나 열정은 없었다. 그런데도 할 수 있던 이유는 뭐였을까? 일단 책 ‘인생을 지배하는 습관의 힘’의 도움을 받았다. 게으른 완벽주의자의 특징 중 하나는 완벽하지 않을 거면 시작도 안 한다는 점이 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어쨌든 시작하긴 했다.

 

2022년 총 5가지의 습관을 성공시킬 수 있었던 책 속 인상 깊은 구절과 시행착오 일지를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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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루카와 다케시 / 권혜미 옮김

책이 있는 풍경

 

 

저자는 습관을 정착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의지나 끈기를 꼽지 않는다. 우리는 본디 해왔던 방식대로 살고 싶어 하는 인간이다. 의지와 끈기는 동기부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금방 꺼질 수 있기에 불확실한 장작이다. 그래서 저자는 습관을 위한 동력을 스스로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한다. 스스로에게 맞는 방식을 DIY 할 수 있도록 ‘나 사용 설명서’를 만드는 것과 같다.


습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크게 '행동, 사고, 감정, 환경' 네 가지 분야로 나누었다. 이 글에서는 감정 습관과 환경 습관은 제외하고 정리하겠다. 두 가지는 당장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신 습관 정착기를 위한 ‘나 사용 설명서’의 큰 주축이 되는 두 파트, '행동 습관'과 '사고 습관'을 소개한다.

 

본 글인 '게으른 완벽주의자의 습관 정착기(1)'에서는 행동 습관을, 이후의 글 (2)에서는 사고 습관을 중심으로 서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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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화하지 못하는 이유는 보이지 않는 영역 때문이다.”


습관은 행동이 아닌 다른 요소에 의해 방해받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대표적으로 행동 습관과 사고 습관이다. 행동 습관은 내가 어떤 경우에 움직이기 쉬운지, 어떤 경우에 쉽게 질려하거나 지치는지를 파악하는 것을 말한다. 사고 습관은 말 그대로 평소의 생각 습관이다. 이 부분이야말로 ‘나 사용 설명서’의 열쇠인데, 이것만 제대로 알아도 반은 성공한 셈이다. 평소 습관을 만들다가 멈추게 될 때, 의욕이 떨어질 때, 하기가 싫어질 때 그 이유만 들여다봐도 나의 어떤 생각 습관이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게 한다.


“행동을 0에서 1로 옮기는 데는 매우 큰 힘이 필요하지만, 1에서 2로 그리고 3으로 옮기는 데는 그다지 많은 힘이 필요하지 않다. 즉 첫걸음에 가장 큰 힘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귀찮고, 두렵고, 불안하다는 감정이 나오지 않도록 철저하게 기대치를 낮추는 것이 포인트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기대치를 낮추되 절대로 ‘제로’로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기대치는 낮게 두되 반드시 행동해야 한다고 말한다. 0.1의 발걸음이라도 습관화가 끊기지 않도록 두어야 꾸준히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험 삼아 해보기



“‘끝까지 해야만 한다.', 반드시 끊어야 한다.’는 의무감만큼 우리의 의욕을 막는 것도 없다.”

 

저자는 ‘해야만 한다’는 표현과 목표 설정은 의무감으로 인식되기에 하고 싶은 마음인 의욕을 저하한다고 말한다. 시험 삼아 시도하라는 말은 일단 가벼운 마음으로 시도하고, 되돌아보고 수정하면 된다는 것이다. 습관 시범 운행 기간을 두고 시행착오를 기반으로 습관화를 위한 방법을 수정해 보았다.


습관 리스트 1 |핸드폰 사용 시간 줄이기 - 디지털 디톡스

 

‘핸드폰 사용 시간 줄이기’의 진짜 이유는 사실 SNS 사용 시간을 줄이는 데 있다. 잠깐 쉰다는 명목하에 내 시간을 1분에서 10분으로 10분에서 20분으로 가져가는 플랫폼이 너무나 많았다. 특히 유튜브의 쇼츠와 인스타 홈과 탐색 패널, 카카오톡의 카카오 뷰가 그랬다. 그래서 디지털 디톡스를 해보기로 했다. 

 

1. 핸드폰 화면에 있던 Instagram, Kakao Talk, Youtube 앱을 폴더 안에 넣었다. → 클릭하는 횟수가 줄어들었다. → 사용하는 시간이 줄었다.

 

2. 시간이 지나자 폴더 안에 들어있는 앱을 누르는 것이 익숙해졌다. 그 과정이 번거롭지 않아서 다시 돌아가고 있었다.

 

3. SNS 앱에 스크린 타임 제한 설정을 걸었다.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정도로 걸어두고 사용 시간 5분이 남았을 때 알림을 받았다. → 스크린 타임이 화면을 제한하니 보던 것을 멈추고 생각할 시간이 생겼다. 의식적으로 절제할 수 있는 도구가 되었다.

 

중간에 과도기가 오긴 했으나 결과적으로 효과는 있었다. 하반기로 갈 수록 SNS 사용 시간이 제한 시간 안팎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내가 원하는 정도의 시간만큼 소비할 수 있게 되었다.

 

 

 

힘든 날은 ‘예외 법칙’으로 이겨내자 - 행동을 '제로'로 만들지 않기


  

새해에는 누구나 의욕이 높아져서 새로운 목표와 활동을 넣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다 보면 일정이 빡빡한 순간이 온다. 목표를 세웠다면 그것에 못 미치게 수행하는 날도 있을 것. 그런 날을 위하여 예외 법칙을 ‘미리’ 만들어 두라고 조언한다.

 

“예외 법칙은 나태해진 나를 용서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할 수 있도록 유연성을 갖는 것이다.”

 

습관화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정기에 이르기 전까지 행동을 ‘0’으로 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이다. 제로가 되면 재가동하는 데 매우 많은 힘이 필요하기에 예외 법칙 수단을 만들어 두는 것이 좋다. 그래야 죄책감도 줄고, 컨디션이나 상황이 회복되고 난 뒤에도 무리 없이 돌아올 수 있다.

 

습관 리스트 2 |일주일에 세 번 이상 명상, 일기 쓰기

 

매일 명상과 일기 쓰기를 하고 싶었다. 해보니 역시 매일은 불가능했다. 매일이라는 목표를 설정하면 2022년 끝까지 지속할 수 없을 것 같아 일주일에 세 번 이상으로 목표를 수정했다. 여기서 예외 법칙도 미리 만들어 두었다. 너무 피곤하다면, 명상은 ‘그냥 눈만 감고 있기’ ‘누워서 명상하기’를 예외 법칙으로 만들었고 일기는 문장으로 쓰지 않고 ‘간단하게 키워드만 적기’로  예외 법칙을 세웠다.

 

사실 이렇게 하면 활동 자체에는 큰 의미는 없지만, 일단 했다는 기분은 든다. 해보니 이 기분이 습관화 과정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번 끊기고 나서 쭉 안 하는 활동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 예로 2월에 요가를 끊어두고 딱 한 번 가고 지금까지 안 간 사실이 있다.

 

 

 

나의 행동 동력 살피기 - ‘쾌감 스위치’와 ‘강제력 스위치’


 

자신이 쾌감 스위치 혹은 강제력 스위치 중 어떤 것에 의해 행동하는 사람인지 떠올려보면 루틴을 짜기 쉽다. 개인적으로 나는 강제성은 무언가 주도적으로 하는 기분이 들지 않아 지치고 불만이 많아지는 편이었다. 그래서 쾌감 스위치를 켜는 활동을 넣기로 했다.


습관 리스트 3 |기분 좋은 아침 루틴 만들기

 

나에게 아침 루틴을 정착할 수 있게 만드는 쾌감 스위치는 독서였다. 공부나 자기 계발 등 어떤 목적을 위해 보는 책이 아니라 평소에 보고 싶었던 책을 짧게 읽는 거였다. 그냥 짧은 시간 독서를 하는 것만으로도 ‘지금 나는 아침을 활기차게 보내고 있어. 뿌듯하게 시작하고 있어.’ 와 같은 기분을 선사했다. 단순히 ‘아침에 독서하는 나’의 모습이 좋았다.

 

(1) 15분 청소 - 일과 정리 - 명상 - 독서

→ 이 또한 며칠간 여러 가지 루틴을 시도하면서 가장 나에게 맞는 것을 찾았다.

(2) 미온수 마시기 - 하루 계획 세우기 -  명상하기 - 아침 일기 쓰기 - 15분 독서하기 - 청소

 

아침 시간 동안 핸드폰을 사용하지 않고 짧은 시간 독서하는 것만으로 좋은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 나만의 모닝 루틴을 만들면 질질 끌려다니는 기분은 줄어들고 스스로를 컨트롤 하기 쉬워진다. 15분 단위로 타이머를 맞추고 루틴을 진행해보는 것도 좋다.

 

*

 

벌써 2023년이 된 지도 보름이 넘었지만, 남은 1월을 습관 시범 운영 기간으로 보내봐도 좋겠다.  다음 글에서는 사고 습관에 변화를 주었던 활동과 함께 찾아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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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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