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잘해도 네 인생이고, 망쳐도 네 인생이다

결과보다 과정
글 입력 2023.01.21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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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나는 대학이나 취업이란 관문을 넘으면 인생이 쉽게 풀릴 줄 알았다.

 

미래의 내가 해결해줄 거야! 라는 안일한 기대였나? 미래에는 경험이 있을 테니 지금보단 현명할거라 여겼다. 그러나 인생은 쉬워지긴커녕 더 복잡해질 뿐이었고, 내 감정조차 판단하지 못할 때도 생겼다. 와중에 시간은 멈추지 않으니 고민할 틈도 없이 지쳐서 눕느라 바빴다.

 

그때 나는 괴로운 원인이 단순히 돈과 시간이 없어서라고 치부했었다. 그 탓인지 삶은 나아질 기미가 전혀 안보였는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굉장히 피상적인 접근이었다. 그것이 현실에 입각한, 똑똑하고 현명한 처사라 여기며.

 

2020년의 후반, 무슨 생각인지 나는 좋은 것만 보고 싶다는 욕심에 일을 관두고 하고 싶은 것만 하기 시작했다. 영화보고 운동하고 공부하고 가끔은 나가 놀고, 산책하고 늦잠 자고 책도 읽는 시간으로 일상을 채웠다. 그랬더니 돈은 줄어도 내 안에 없던 긍정이 조금씩 생기면서 행복해졌다. 그러자 자연히 막혀있던 감정을 흘러보내기 시작했다.

 

직장인때처럼 막연한 미래에 한숨만 쉬며 불행을 되뇌이지 않고, 불안해도 견디며 무언갈 계속 시도 했다. 그리고 2년 조금 넘는 지금까지 깨달은 것은, 시작도 중요하지만 유지하는 것도 꽤 중요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 브랜드 메시지를 담아 론칭하는 뿐만 아니라 균일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그런 거.

 

그런 차원에서 나와 비슷한 경험을 가진 사람을 찾아다녔다. 어떻게 보면 긍정의 늪에 나를 빠트리자는 말인데, 다른 사람은 어떻게 마음을 유지하는지 궁금했다. 나는 적극적인 커뮤니티 활동을 잘할 자신이 없어 대신 책을 주로 읽었다.

 

물론 매번은 아니고 이따금 단단한 내면을 주제로 갖는 책을 의식적으로 고른다. 이번 <네 인생이다>라는 책도 마찬가지다. 책에는 부모님으로부터 소귀에 경 읽기로 수없이 들었을 법한 말도 더러 있었다. 그때는 앞에선 ‘네’ 하고 뒤에선 새까맣게 잊었는데, 지금은 문장 하나에 지난 경험을 덧대어본다.

 

<네 인생이다>의 말마따나, 사람 직접 체감하고 깨달아야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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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인생이다


 

내 손보다 조금 큰 <네 인생이다>는 141쪽의 짧은 책이다. 글뿐만 아니 일러스트도 있어서 가볍게 들고 다니며 편히 읽기 좋다. 그래서 자칫 착각하고 쉽게 페이지를 넘길 수도 있다. 책의 의도와는 다른 결과지만 뭐라 할 수 없다. 작가는 “잘해도 네 인생이고, 망쳐도 네 인생이다.” 이라 말하니까.

 

앞서 말한 것처럼 2020년 이전이었다면 나 또한 책이 말하는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고 쉽게 넘겼을 거다. 말마따나 내 인생이고 내 선택이라 같은 문장을 읽어도 경험에 따라 수용력이 다르니 어쩔 수 없다. 그래서 이 책은 태도의 변화를 겪어보지 않았다면 추천하진 않는다.

 

혹은 그에 준하는 깨달음이 있어야 비로소 작가가 말하는 모든 것들이 구체적으로 상상할 수 있다.

 

 

실패한 사람과 성공한 사람의 공통점은, ‘실행했다.’라는 점이다.

 

실행했기에 실패도 있고, 성공도 있었다. 하지만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실패도 성공도 없다.

 

<네 인생이다> 중 115쪽

 

 

 

결과보다 과정


 

작가는 40대로 본인이 말하는 변화를 깨닫고 실천 중인 한 사람이다. 책을 기준으로 그는 4년 차로 본인도 과정 중에 놓여있다고 한다. 나 또한 이제 만 2년을 채운 상태라 조급한 마음에 나를 닦달하고 있는데, 이 책을 읽음으로써 나 같은 사람이 어딘가 존재한다는 위로를 받았다. 조급함도 당연한 과정이니 두려워하지 말자고.

 

우리에게 작가는 최상보다 최선이 되기 위해 제대로 된 과정을 실천하길 권한다. 담백하고 힘 있는 글 작가의 문장과 부드럽고 독특한 그림 작가의 그림이 한데 모여 독자가 인생을 돌이켜볼 수 있도록 챕터가 넘어갈 때마다 생각하고 직접 써보는 기회도 준다.

 

개인의 경험을 낱낱이 고한다기보단 모두가 공감할 법한 단어와 문장을 써서 독자의 각기 다른 실천기를 하나로 응집하게 만든다. 그 힘이 모여 더욱 탄탄한 과정이 될 수 있도록 의지를 북돋는다.


 

10대, 20대에 해봤어야 할 것들을 40대 중반이 돼서야 한다는 자괴감에 빠지지 않으려 노력했다. 사람들이 내게 기대하고 알고 있는 예의 바름과 사랑스러움을 충족시키기보다 감정에 솔직하려 노력했다. 어설픈 행동과 많은 실수로 인해 또다시 상처를 주기도, 입기도 했지만 반드시 견뎌내야할 것들이었다.

 

<네 인생이다> 중 32쪽

 

 

나는 겪어봐야 아는 사람이었다. 똥인지 된장인지 먹어봐야 알고, 뜨거운지 아닌지 손을 대봐야 믿는 그런 사람이었다. 좋은 결과도 만았지만, 대부분 과정은 굉장히 고통스러웠다. 유난히 예민하고 섬세한 성향때문에 똑같은 사건에도 남들보다 더 크게 충격을 바도록 설계된 몸과 마음이었다.

 

마음이 아프니 몸의 통증으로 이어졌다. 몸의 통증은 마음의 고통이 되고, 또다시 더욱심한 몸의 통증으로 이어지면서 죽을 고비까지 넘겨야 할 정도로 악순환이 40년 넘게 반복되었다. 남들이 보기엔 한없이 멍청할 수도 있었던 이 경험들은 얼마 전에야 끝이 났다. 그리고 나서야 ‘왜 이렇게 살아야 하나’라는 머릿속 물음표가 사라졌다. 나와 같이 고통받는 이들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혹은 조금이라도 고통을 줄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이어간다.

 

<네 인생이다> 중 40쪽

 

 

나는 타고난 기질과 집안 환경이 긍정적으로 자라기 어려웠던 조합이라 자칫하면 인간다운 여유와 정서를 종종 잃는다. 그러니 항시 나 자신을 경계하고 검열할 필요가 있어 내게 인생은 바른 자세와도 같다.

 

허리를 곧게 펴고, 이따금 고개를 좌우로 돌려 목도 풀어줘야 한다. 이것이 당연한 사람에겐 도대체 무슨 말인가 싶겠다만, 잠깐 방심하면 금방 놓치는 부분은 맞지 않나? 어쩔 땐 허리로 앉아 등을 혹사할 때도 있지만, 정신 차리고 바른 자세로 돌아가는 힘이 내겐 필요하다.

 

내가 생각하는 올바른 삶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나 자신을 믿고 존중하는 만큼, 상대를 믿고 존중할 수 있다. 나를 믿고 존중하는 만큼, 내가 가진 것을 꾸미지 않고, 덜어내지 않고, 있는 그대로 진실하게 표현할 수 있다. 이것이 자존감의 핵심이다. 그래서 자존감을 가진 사람은 자유롭다. 해방되어 있다. 거침없다. 긍정적이며 현대제 충실하며 미래 지향적이다. 자유롭기 위해, 긍정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 애를 써야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니다. 자존감을 세우려 한다고 해서, 자존감이 세워지는 것이 절대 아니다.

 

<네 인생이다> 중 96쪽

 

 

[이서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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