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손자병법 [도서/문학]

전쟁이란 무엇인가
글 입력 2023.01.02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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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의 대사건을 꼽는다면 2022년 2월 24일 발발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세계가 전쟁의 가능성과 효용성을 낮춰보며 군비긴축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을 때 발발한 러시아의 공격은 국제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희미해져 가던 전쟁이란 개념이 다시 뚜렷하게 윤곽을 드리웠고 전운은 다시금 우리의 머리 위를 맴돈다.

 

전쟁이라는 주제를 더 이해하기 위해 선택한 책이 <손자병법>이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군사의 필독서가 된 고전을 통해 현대를 이해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책을 덮은 뒤 가장 기억에 남는 내용을 부족하게나마 이곳에 적어본다.

 

 

 

손무와 춘추전국시대


 

기원전 중국, 천자의 나라인 주(周)나라가 쇠퇴한 후 제(齊)나라, 진(晉)나라, 초(楚)나라, 진(秦)나라, 오(吳)나라, 월(越)나라 등 크고 작은 국가들이 우후죽순 탄생한다. 그리고 이들은 대륙의 패권을 손에 넣기 위해 피흘리며 투쟁했으니 이 시기를 춘추시대라고 부른다.

 

오(吳)나라의 왕, 합려는 패업을 달성하기 위해 군사를 찾던 중 손무를 만나게 된다. 손무는 자신이 가진 병법을 손수 선보이며 오나라 왕의 신임을 얻었고 신생 국가인 오나라가 강대국인 초나라를 대상으로 승리하며 스스로의 실력을 입증했다.

 

이후 그는 손자라 불렸고 그의 저서는 <손자병법>으로 남겨졌으며 전쟁을 준비하는 자의 필독서가 되었다.

 

여기까지 본다면 <손자병법>은 전쟁에서 승리하는 필승법을 담은 책처럼 보인다. 하지만 책은 전쟁을 준비하고 그에 임하는 태도를 주로 다루고 있으며 전쟁의 승리 보다 피해의 최소화에 더 중점을 두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손무가 후대에 전하는 전쟁의 철학이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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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최후의 수단이다


 

손무는 전쟁을 찬미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전쟁이란 바람직하지 못한 선택이며 항상 최후의 수단으로 남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쟁이란 반드시 국가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사회의 근간을 뒤흔든다. 이는 나라의 존속까지 위협할 수 있는 변수다.

 

따라서 손무는 국가간 갈등이란 외교로 해결하는 것이 최선책이라 본다. <손자병법>은 전쟁이라는 마지막 수단까지 동원해야할 위기 상황에서 참고하기 위해 쓰여진 책인 것이다.

 

피치못한 이유로 전쟁이 일어날 때 손무는 몇가지 조건을 따져야 한다고 말한다.

 

1) 전쟁으로 발생하는 손익을 계산해라

2) 국민과 지도자가 한 뜻이 되어야한다

3) 최대한 신속하게 전쟁을 끝내라

 

전쟁은 국가의 모든 자원을 쏟아 붓는 총력전이다. 막대한 지출이 예상되는 가운데 전쟁의 결과가 손실이라면 그 전쟁은 당장 포기해야한다.

 

전쟁의 명분이 국민을 한 마음으로 모을 수 없다면 군대와 국가의 사기는 저하된다. 총력전에 소모되는 자원은 국민의 재산이다. 명분 없는 전쟁에 재산이 헛되이 소모된다면 국민은 정부를 지지할 수 없게 된다. 그렇게 된다면 국가는 내부 부터 무너지기에 전쟁은 명분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전쟁은 속전속결이 중요하다. 전쟁은 마치 불처럼 국가의 자원을 태우기에 빠르게 끝내지 못한다면 승리를 이룬다고 해도 국력은 이전보다 못할것이다. 따라서 장기전은 승패에 상관없이 피해만 남긴다.

 

이렇게 까다롭고 이익을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전쟁의 조건을 보면 손무가 얼마나 전쟁을 경계했는지 느낄 수 있다.

 

 

 

최고의 승리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다



손무는 진정한 명장이란 백전백승을 이루는 장수가 아니라 싸우지 않고 원하는 바를 얻는 장수라고 평가했다. 싸움이 시작되어 병사가 피를 흘리게 되는 시점부터 이미 손실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싸우지 않는 명장은 주변국과 외교를 통해 동맹을 이루고 지역 주민의 지지를 얻으며 유리한 입장을 선점하는 방식으로 적이 승리를 포기하게 만든다.

 

손무는 막강한 군대로 적을 압도하는 일직선적인 방식을 제시하지 않았다. 그와 반대로 전쟁이란 우호적 외교, 분쟁지역의 대민지원 등 무력 이외의 다차원적인 요소를 동원해야하는 인간 행동의 총집합이라고 설명한다.

 

따라서 그는 직접적인 무력을 사용하지 않고 사태를 넘길 수 있다면 적극적으로 그래야 한다고 종용한다. 앞서 말한대로 손무는 인명피해가 일어나는 사태를가장 경계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그의 입장은 현대 국제사회에서 당연한 상식으로 남아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그 상식이 언제든 부숴질 수 있는 것임을 확인하게 되었다.

  

만약 피가 튀기는 전쟁이 기어이 일어났다고 가정해보자. 그땐 어떻게 싸워야 할까.

 

 

 

전쟁이란 속임수다



<손자병법>에 실린 전법은 현대전에 재해석 되어 적용될 수 있을 정도로 활용도가 넓다. 그리고 그 중 많은 수는 사람이 살아가며 맞닥뜨린 곤란한 상황에서도 적용할만 하다. 그 방대하고 심오한 그의 충고 중 몇가지를 골라 소개한다.

 

하나, 전쟁이란 속임수다. 손무는 말했다. 수가 적다면 많아 보이게 하고 많다면 적어 보이도록 해라. 거리가 멀다면 가까이 있어 보이게 하고 가깝다면 멀어 보이도록 해라. 전쟁이란 서로가 정보를 제한하고 탐색하며 속고 속이는 속임수의 연속이다. 손무는 첩자, 선동, 기만을 최대한 사용하고 상식에 사로잡히지 말라 조언한다.

 

, 전쟁의 승패는 싸우기 전에 정해져있다. 손무는 말했다. 승리하는 군대는 먼저 승리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든 뒤에 싸운다. 전쟁은 도박이 아닌 계산이기에 확실히 이길 수 있는 상황에서만 싸워야 한다. 따라서 이길 수 없는 싸움이라면 마땅히 도망쳐야하며 싸운 뒤에 승리를 원한다면 늦는 것이다.

 

, 적을 믿지 말고 나를 믿어라. 손무는 말했다. 어떤 적도 대적할 수 있는 나의 힘을 키워야 한다. 적이 공격하지 않기를 바라지 말고 어떤 적도 공격할 수 없는 나를 믿어야한다.

 

전쟁은 개개인에게 극한의 압박을 준다. 이때 흔들리지 않는 방법은 자신을 믿는 것이다. 어떤 행운으로 또는 적의 실수로 몸을 보신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하지말고 자신의 목적을 다시 확인하여 해야할 일을 해야한다.

 

 

 

마치며



사람은 서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존재이기에 갈등은 불가피하다. 손무가 말했듯 다툼 없이 해결하는게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싸움이 일어나야만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그 때가 도래한다면 우린 전략가가 되어야 한다. 여러분이 자신의 전쟁을 치뤄야 할 때 <손자병법>은 곁에서 신묘한 조언을 해주는 군사가 되어줄 것이라 생각한다.

 

나아가 국가 혹은 집단 사이의 갈등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손자병법>을 펴놓고 진단하며 향후를 예측한다면 자신이 사는 사회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지 않을까.

 

절대 짧은 글로 축약될 수 없는 책이기에 본인이 직접 <손자병법>을 읽고 각자의 해석을 이루길 적극 권한다.

 

 

[박형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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