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모두가 누릴 수 있는 예술을 위한 [사람]

글 입력 2022.12.24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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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값을 지불하지 않거나, 적은 돈으로도 즐길 수 있는 예술이 다양하다. 대표적으로 생각나는 장소는 ‘공공 미술관’이다. 시민이라면 또는 이 나라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제한 없이 누구든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는 장소이다.

 

예술을 사랑하는 나로서는 이곳을 자주 방문하는 편이다. 작품 감상이 주 목적이지만, 때로는 어떤 사람들이 방문하는지 그리고 감상할 때 어떤 눈빛과 제스처를 취하는지 등등 관심이 가는 편이다.

 

특히 나의 할머니와 비슷한 연세를 가지신 분들이 방문하면 나도 모르게 눈길이 간다. 같이 방문하여 사진을 찍어주고 작품에 대해 깊은 대화를 하는 모습을 보고 신기했던 경험이 있었다.

 

물론 수도권 미술관이기에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방문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시골에 거주하시는 나의 조부모님들이 미술을 즐기며 사진을 찍는 모습이 전혀 상상 가지 않았기 때문에 생소하게 느껴졌다.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함께 즐길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예술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그 어떤 것도 요구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의 방식대로 느끼며 이해하기에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방안을 찾지 못해 아쉬움이 남았다. 나의 조부모님들은 한 번도 접하지 못 한 것에 낯섦을 느끼셨고 익숙한 것을 하며 사는 것이 편안했다. 무엇보다 방문하기까지의 과정이 불편해 큰 문제점이었다.

 

문득 예술의 부재가 느껴졌다. 누구나 즐길 수 있다고는 하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있어야 직접 마주할 수 있다는 점이 아쉬웠다.

 

많은 사람들이 방문할 수 있게끔 기회를 늘리는 것에 대한 필요성을 느꼈다.

 

*

 

며칠 전 '공공 디자인' 작품을 접했다. 그동안 내가 해왔던 고민들의 해결 방안이 이 작품에 드러나있다고 느꼈다.

 

특히 작가들의 세심함이 고스란히 담겨있어 이들의 아이디어에 놀라고 감동했다. 공연장에 모든 사람이 어우러져 관람할 수 있게끔 휠체어 경사로를 재개편 했고 또한 어느 좌석이든 편히 착석할 수 있도록 좌석의 높이까지 생각해,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시킨 점이 감명 깊었다.

 

그동안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의 좌석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어떤 불편함을 겪고 살아왔는지 입장을 되돌아 생각해 보게 됐다.

 

공연장과 영화관 등, 장애인을 위한 좌석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좌석은 맨 뒤이거나 맨 앞이고, 자리는 늘 정해져 있다. 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은 한정적이다. 늘 사람들이 말하는 ‘좋은 자리’ 와 ‘명당’은 삶에서 누려보지 못할 선택일 것이다.

 

대부분은 이들의 자리가 정해져 있으니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과연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일까?

 

현재 이러한 문제들을 변화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불편함을 겪는 이들의 입장을 생각해보며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지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


최근 인상 깊게 본 한 신문기사가 생각났다. 장애인과 노인, 유아 및 동반자들은 ‘이동약자’ 불려왔고, 이들은 경기장을 방문하는데 늘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리하여 이동약자들도 경기를 원활하게 관람할 수 있게끔 한다는 방안을 마련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휠체어와 유모차를 끌고도 편히 이동할 수 있는 동선을 제작한다는 계획을 접하며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소식은 매우 긍정적이며, 경기장 뿐만 아니라 영화관이나 공연장 등 진입로가 설치될 가망이 있을 거라고 본다. 지금보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문화 예술을 편히 즐길 수 있는 날이 곧 다가올 거라는 기대를 잠시나마 가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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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예술은 언제든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당연함이 아닐 거라고 요즘 문득 느낀다.

 

그렇다면 예술을 영위하는 우리들이 고민해 봐야 할 것들은 무엇인가? 그리고 어떤 점을 변화하게 만들 수 있을까? 지금 당장은 아닐지라도, 먼 훗날의 미래를 그리며 하나씩 나아가야 한다.

 

문화 예술을 즐기지 못하는, 소외되는 계층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며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우리들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누릴 수 있다면, 현재 우리가 향유하는 것들의 범위가 넓어질 것이고 풍요로운 예술세계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예술을 만끽하고, 창작할 수 있는 사회로 넓혀져 간다면 우리는 다채롭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이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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