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는 룰렛 같은 사랑 [만화]

의도하지 않은 사랑, 웹툰 <비의도적 연애담>
글 입력 2022.12.24 13:45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131.jpg

ⓒ피비/대원씨아이

 

 

장르의 다양화 시대가 열리면서 특별한 작품이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시작했다. 이성의 사랑을 넘어선 동성의 사랑 이야기는 우리가 가진 사랑이 성별과 관계없이 동일하다는 사실을 말한다.


연재 당시 리디북스 BL 실시간 순위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던 웹툰 <비의도적 연애담>이 그 예시다. 감정의 높낮이가 강하지 않고, 사건의 발생 이유와 해결하는 과정이 명확한 스토리텔링은 BL 장르의 작품성을 높이는 것에 일조하였다.


그 결과 큰 인기를 얻었고, 드라마화가 진행되어 촬영을 마치고 공개를 앞두고 있다. 자극적이지 않고 충분한 사랑이야기는 독자의 마음을 따뜻하게 데웠으며, 그것을 증명하는 것처럼 드라마로 다시 작품을 사랑했던 독자들의 품에 안길 준비를 하고 있다.


사랑은 모두 의도하지 않은 순간에 찾아온다. 동성애가 가지고 온 비의도적인 사랑은 주인공과 독자에게 어떠한 감정을 안겨주는지 이 웹툰을 통해 알 수 있다.

 

 


혼란을 주지 않는 작품의 방향성


 

오락적 성향이 강한 BL 장르는 작품 속에 의미를 두지 않는 경우가 존재한다. 작품을 읽는 순간만 재미를 느끼면 된다고 생각하여 자극적인 장면이 더러 있는 성인 작품이 우후죽순 생기는 과정에서 나타난 비의도적 연애담은 출발부터 달랐다.


전연령을 대상인 일반판으로 연재된 비의도적 연애담은 시각의 자극보다 마음을 울리고 공감을 이끌 수 있는 스토리에 치중을 하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적으로 만화에서 다룰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문제를 두드리며 독자들에게 다가온 이 작품은 동성애를 편견을 뺀 시선으로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스토리가 설득력이 있기 위해서는 행동의 명확한 이유가 필요하다. 사랑에 빠지는 과정에서 겪는 불안과 갈등에서 독자를 설득할만한 이유가 없다면 웹툰을 보는 재미는 하락된다. 특히 사람들의 사고가 이성애가 중심인 사회에서 동성 연애의 설득력을 얻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는 것이 익숙한 사람들에게 동성애가 가진 갈등은 공감을 부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평생 이성만을 사랑한다고 믿은 주인공 원영과 어렸을 적부터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것을 깨달으며 살아온 태준을 주인공으로 등장시킨다. 동성애를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이 다른 두 주인공의 등장으로 독자들이 양립된 감정으로 웹툰을 이해하도록 하였다.


친절한 이 작품은 몇 가지의 사건이 발생하는 과정에서 이유를 빼놓지 않고 밝히고 있다. 명확한 이유는 여느 멜로 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작품에 몰입하게 만들었으며, 두 사람의 사랑을 응원하게 한다. 작품의 두 주인공이 남성이라는 것도 잊은 채 이런 사랑이 눈앞에 존재한다면 무엇이든 도와주고 싶게 만든다.

 

 


우연과 운명 사이


 

사랑이 다가가는 시간은 우연이지만, 서로가 사랑에 빠지게 되는 순간은 운명이다. 이러한 우연과 운명 사이에 새겨진 뜻은 어떠한 사랑 유형이든 대입할 수 있다.


작품 속 주인공인 원영이 태준에게 다가간 이유는 유쾌하지 않다. 자신의 복직을 위해 태준과 친해지기로 마음을 먹은 것은 불순한 의도였다. 태준은 원영의 의도를 알지 못했지만, 무턱대고 자신에게 다가오는 원영이 불편해 차갑게 대응했다. 허나, 사랑이 다가가는 시간은 자신도 모르는 우연으로 이루어지기에 태준이 먼저 원영을 좋아하는 마음을 알아챘다.


동성애에 관한 사고가 머릿속에 정립되지 않은 원영은 태준의 행동을 친절하기 때문이라며 포장했다. 태준의 친절함의 바다는 깊어서 한 번 빠지면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 생각하며 태준과 멀어지려 하지만 그 과정이 쉽지 않다.


결국 서로가 아니면 안 될 것 같은 마음에 달려와 고백을 하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순간, 이 사람은 나의 운명이라 확신을 하게 된다.


이러한 사랑 방식은 사랑에 대한 고찰을 하게 만든다. 자신이 동성을 좋아할 가능성도 무시한 채 살아가는데, 동성이 아니더라도 친구 혹은 지인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며 보낸 사랑이 적지 않을 것이라 추측된다.


우연과 운명 사이에 일어나는 사랑 발화점은 스스로가 노력해야 이루어지는 것이다. 되새기며 놓친 인연에 대한 아쉬움을 자아내지 말고, 이 작품을 통해 사랑하는 방법을 다시 한 번 배우는 것도 나쁘지 않다. 평범하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새로운 설렘을 안겨줄 것이다.

 

 

 

변화를 이끄는 힘


 

이 작품은 변화를 이끄는 힘을 가지고 있다. 동성애에 관한 좁은 시각을 넓히는 것에 도움을 주며, 의도하지 않은 대로 다가온 사랑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통해 알려준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다가오는 룰렛 같은 사랑을 경험한다면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삶 또한 의도하지 않은 대로 움직인다. 의도하지 않게 다가오는 사랑에 두려움을 쌓는 것이 아니라 설렘을 쌓는다면 더 좋은 결말을 맺을 수 있을 것이다.


내일을 향해 비의도적으로 다가가자. 스스로에 대한 확신만 있다면 모든지 ‘만사OK'일 것이다.

 

 

 

견유빈.jpg

 

 

[견유빈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3.29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