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스낵컬쳐 ‘웹툰’, 불량식품일까? [만화]

변화하는 웹툰 트렌드 속 소 잃기 전에 외양간 고치기
글 입력 2022.12.10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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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의 보급화는 웹 콘텐츠의 부흥을 일으켰다. 시간과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고 핸드폰만 있으면 어디서나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되자 사용자가 웹 콘텐츠를 향유하는 시간은 길어졌고, 더 다양한 콘텐츠가 생겨났다.


웹 콘텐츠의 부흥은 온라인 시장만 배부르게 하지 않는다. 웹툰을 원작으로 둔 드라마 및 영화가 제작되면서 영향력은 관광, 도서, 언어 등 문화콘텐츠가 한국을 넘어 세계적으로 뻗으며 발전하는 것에 큰 역할을 한다. 그 예시로 웹툰 <이태원 클라쓰>가 미디어믹스되어 방영한 JTBC <이태원 클라쓰>는 국내를 넘어선 인기에 일본에서 리메이크 되었으며, 해외 관광객의 관광 코스로 자리를 잡았다.


이에 따라 웹툰을 보는 독자들의 연령대가 다양해지고 문화콘텐츠로서 강세를 보이며 ‘만화는 어린 아이들의 전유물’이라는 인식 개선에 도움을 주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웹툰을 불량식품으로 보는 시선이 여전하다. 이전보다 많은 작품이 연재되면서 스토리텔링보다 시각에 중점을 둔 웹툰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사이트에 접속하면 액션 학원물이 차지하는 비율이 적지 않다. 독자들의 시선을 한눈에 끌기 좋은 액션은 이유 있는 스토리텔링과 함께라면 액션에 대한 의미를 전달할 수 있지만, 눈에 보기만 좋은 액션신은 쾌감만을 전달한다. 의미가 없는 눈으로만 보는 자극은 스낵컬쳐가 줄 수 있는 가장 큰 오점이다. 단기간에 ‘자극 중독’으로 만든다.


오락성이 짙은 스낵컬쳐에 자극성이 적고 많고를 따지는 것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반문할 수 있다. 콘텐츠가 작품이라 해서 무조건적인 의의를 두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 그러나, 조회수를 위해 과열되고 있는 자극에 노출되어 나타나는 변화는 독자를 해롭게 만든다. 독자들이 웹툰을 소비하는 이유가 단지 ‘재밌어서’라는 네 글자로 끝나지 않도록 자극의 정도와 앞뒤가 맞지 않는 전개 방식을 벗어나야 한다.


특히 성인 웹툰에 대한 고찰은 끊임없이 이어져야 한다. 스토리 속에서 사건을 통한 감정 교류를 즐기기보다 성인만 관람할 수 있는 외설적이고 가학적인 장면을 보기 위해 성인 웹툰을 즐기는 독자가 증가하였다. 성인 웹툰의 묘사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허나, 속은 없고 겉만 남은 웹툰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변화를 추구해야 옳다.


동성 로맨스 장르인 BL과 GL을 안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유도 ‘자극’ 때문이다. 해당 장르를 말했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는 결코 평범하지 않다. 다른 장르에 비해 미성년자 관람 불가 작품이 많기 때문이다. 웹에서 성인 웹툰이 연재가 가능하게 되면서 성인을 대상으로 한 BL과 GL이 성행하게 되었고, 시각적 자극을 경험하게 된 독자들은 콘텐츠에서 자극만을 찾기 시작하였다.


동성애를 중점으로 둔 웹툰이 늘어나고 인기에 따른 미디어믹스가 늘어나는 만큼 동성 로맨스 장르의 이미지 변신은 불가피하다. 연이어 자극적인 작품들을 내세워서 장르의 유행을 이끈다면 장르의 지속성을 보장할 수 없다. 동성애에 대한 왜곡된 인식도 심어줄 수 있다. 웹툰이 급할 때 찾는 작은 일탈로 취급 받지 않기 위해서는 사회적 성향이나 시대 흐름을 반영한 작품이 늘어나야 한다.


자극만 있는 콘텐츠는 오래 기억이 되는 것도, 오랫동안 연재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보는 의미가 오로지 자극뿐이기에 내용을 기억하지 제목을 기억하지 않게 된다. 독자들이 쉽게 자극에 적응이 된다면 한국의 문화콘텐츠 발전은 저조해질 것이고, 웹툰이 불량식품이라는 인식은 더욱 강해질 것이다. 웹툰이 불량식품이 되지 않기 위해서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자극적인 콘텐츠에서 벗어나 사람의 삶의 전환을 줄 수 있는 유순한 콘텐츠를 발굴해야 한다.


미성년자도 읽을 수 있는 웹툰이지만, 아슬하게 폭력적이고 잘못된 사상이 포함된 경우가 더러 있다. 웹툰을 즐기는 것에서 끝이 난다면 상관이 없겠지만, 사람은 콘텐츠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콘텐츠에 영향을 받아 웹툰 속 주인공의 직업을 장래희망으로 삼기도 하고, 주인공의 성격이나 생활을 보고 닮고자 하는 욕망이 피어오르기도 한다.


닮고자 하는 캐릭터가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인간상과 다르다면 욕망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삶에 불필요한 해로운 주인공이 머릿속을 가득 채운다는 것은 결코 옳은 일이 아니다. 짧은 시간에 긴 생각을 하지 않고 향유할 수 있는 스낵 컬쳐에 의의를 두는 것이 과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짧은 시간을 향유하더라도 받는 영향은 적지 않은 만큼 콘텐츠를 만드는 것에 있어 더욱 신중해야 한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행위는 그만두어야 한다. 콘텐츠의 발전을 위해 독자들에게 해롭지 않은 콘텐츠를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언제까지나 불량식품만을 먹을 수 없다. 불량식품을 먹는 것도 어린 시절 겪었던 잠깐의 이야기다. 잠깐의 짧은 콘텐츠로 기억이 되지 않고 오래 추억하고 기억에서 살아가는 웹툰을 만들기 위해서는 현재 콘텐츠 방향성에 대해서 생각해 볼 가치가 있다.


변화는 더 큰 시장을 이끌 것이고, 웹툰을 비롯한 콘텐츠를 사랑하는 이를 늘어나게 하는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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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유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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