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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종이, 빈 화면 앞에서 머릿속이 더 하얘지는 사람들을 위한, 가장 쉽고 친절한 글쓰기 지침서

 


[신의 문장술]은 글쓰기 초보를 위한 가장 쉬운 안내서이자 글쓰기를 무기 삼아 인생을 헤쳐나가는 법을 알려주는 생존 지침서다. 저자 후미코 후미오는 한 식품 회사의 영업사원으로, 20여 년간 인터넷에서 꾸준히 글을 쓰며 블로그 월간 조회수 1백만을 넘긴 인플루언서가 되었다고 한다. 그는 평범한 사람이 글을 쓴다는 사실만으로도 더 재미있고 충실한 삶을 살 수 있음을 알리기 위해, 그리고 자유로운 글쓰기 문화의 토양을 만들기 위해 글을 쓰고 있다. 


바로 그 목표를 향한 첫걸음이자 저자의 글쓰기 경험을 담은 책이 [신의 문장술]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는 작가가 되기 위해 체계적인 훈련을 받은 적이 없다. 오히려 스스로 언어 열등생이라 생각할 정도로 읽고 쓰는 데 자신이 없었다고 한다. 그는 오랜 기간 글을 쓰면서 인생의 변화를 겪었고, 이를 독자들에게도 일깨워주고자 이 책을 출간하였다. 그래서인지 경험에서 우러난 진심 어린 조언과 시종일관 솔직하고 겸손한 태도가 돋보인다. 


책은 그가 꾸준히 글을 쓸 수 있는 비결과 자신만의 글을 쓰는 방법에 대해 알려준다. 몇 가지 예로는 쓰고 버리기, 글감 만들기, 세계관 구축하기, 개성 찾기, 이야기하기 등이 있다. 여기서 그가 가장 중요시하는 건 '쓰고 버리기'로, 한 장의 종이에 하나의 주제, 고민, 걱정, 사람에 관해 쓰고 이를 완전히 구겨서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이다. 이는 글쓰기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없애기 위한 일종의 습관으로, 이렇게 하면 누군가 자신의 글을 본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사라지고, 쓰는 행위 자체를 통해 답답함을 없앨 수도 있다고 한다.

 

 

메모나 노트나 일정 수첩처럼 '써서 남기는 것'에는 나중에 다시 읽으며 공부에 참고로 활용한다거나, 기억을 보충하려는 의도나 목적이 있다. 다시 읽기 위한 글은 어느 정도 형식을 갖출 필요도 있다. 


'쓰고 버리기'는 남기지 않는 것이 전제이기 때문에 목적이나 의도나 필요성에 얽매이지 않는다. 체계를 갖출 필요도 없고, 홀가분하고 자유롭게 쓸 수 있다. 오히려 엉망으로 쓰더라도 괜찮다. 

 

- p.27

 

 

가끔 문뜩 떠오르는 영감 혹은 아이디어나 남몰래 끙끙 앓고 있는 고민을 노트에 끄적이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러나 계획만 했을 뿐, 실천으로 이뤄진 경우는 드물었다. 단순히 귀찮았기 때문인 적도 있지만, 대부분은 이를 글자로 옮기고 나면 정말 보잘것없을 것 같아서였다. 정제되지 않은 생각들이 이리저리 흩어지는 걸 보면서 썼다 지운 적이 몇 번인지 모르겠다.


짧은 조각 글에서조차 무언가의 의미와 가치를 찾았고, 다시 읽었을 때 흠잡을 데가 없길 바랐다. 그러다 보니 번뜩였던 생각들은 어느새 먼지가 되어 부유했다. 누군가에게 공개하지도 않는, 오로지 나만 보는 글임에도 뭘 그렇게 두려워했는지 모르겠다. 저자는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쓰기'를 주저했던 내게 '쓸' 용기를 주었다. 어차피 사라질 글이라고 따지면 크게 망설일 이유도 없다. 조그만 수첩에 적고 싶은 것들을 쓰고-찢고-버리는 이 일련의 과정에서 그간의 갈증이 모두 해소되리라는 예감이 든다. 



글쓰기 모드로 들어가는 수단을 소중히 여기자. 누구나 무아지경에 빠져 모든 것을 잊고 한 가지에 집중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 경험을 떠올려 재현해보자. 예를 들어 시험 치는 날, 책상에 놓인 답안지를 앞에 두고 펜을 쥔 채, 시험관이 "시작!" 하고 말한 순간을 떠올려보기 바란다. 그 순간 좋든 싫든 간에 의식이 싹 바뀌고 시험 모드에 들어갔을 것이다. 나는 그 바뀌는 감각을 중요하게 여긴다.

 

- p.51 '글쓰기를 유발하는 트리거 행동을 정하자'

 

 

그동안의 글쓰기 과정을 되돌아봤을 때, 내 트리거 행동은 '음악 재생'인 듯하다. 보통은 노트북으로 한글 파일을 켠 후, 화면에 깜빡이는 커서를 바라보며 가만히 멍을 때린다. 그러다 이제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유튜브에 들어가 그날의 글감과 어울리는 분위기의 플레이리스트를 찾아 듣는다. 음악을 재생한 직후, 그러니까 귓가에 멜로디가 들어오는 순간부터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한 기억이 난다. 


마치 곡의 기승전결을 따라가듯 손가락이 쉴 새 없이 춤을 춘다. 점점 고조되는 템포나 드라마틱한 클라이막스는 내 안에서 다양한 생각과 감정을 계속해서 끄집어낸다. 아무 음악도 듣지 않고 무작정 글을 쓰려고 했을 때는 몇 분도 되지 않아 집중력이 흐트러졌고, 그러다 보니 자꾸만 뒤집힌 핸드폰으로 시선이 따라갔다. 이제는 음악 재생 트리거를 이용해서 더욱 생산적인 글쓰기 모드에 돌입해야겠다. 


 

Q "누구를 대상으로 쓰면 좋을까?"

A "미래의 자신을 가상의 독자로 설정하자."

 

- p.260


 

매번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써야겠다고 다짐하면서도, 누군가가 읽을 것을 염두에 두었기에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과제나 공모전처럼 등급이나 점수로 평가를 받는 것도 아닌데, 글의 완성도, 분량, 메시지 등을 신경 쓰니 완결이 지어졌음에도 찝찝할 때가 많았다. "솔직하게 평가해도 괜찮을까?", "생각이나 의견이 다르면?", "추천하는 작품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어떡하지?" 등의 고민이 잔뜩 쌓여나갔다. 


내가 쓴 글을 가장 많이 읽는 사람도 나고, 그런 면에서 첫 번째 애독자 역시 나일 텐데 왜 이렇게 걱정이 산더미였는지 모르겠다. 이미 올라온 글을 당장 내일이나 일주일 뒤에 읽을 독자가 나라고 생각하고 글을 쓰면, 보다 자기 고백적이고 솔직하고 담백한 글이 나올 듯하다. 그러니 내가 만족한 글이라면, 못해도 한 명의 독자는 사로잡았다는 뜻 아닌가? 남을 덜 의식하는 편이 지금의 답답한 상황을 극복하는 효과적인 해결책이라는 생각이다. 자신만의 고유한 개성을 가진 글을 쓰고자 노력하는 내게는 더욱더 말이다. 


이처럼 [신의 문장술]은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가지각색의 지침을 내려준다. 모든 방법이 다 옳다거나 좋다고는 단언할 수 없지만, 그래도 글쓰기에서 난관을 극복하는 데 어느 정도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따라서 이제 막 글쓰기를 시작한 사람, 글쓰기의 필요성을 느낀 사람, 글쓰기에 어려움을 느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앞으로 글이 막힐 때마다 두고두고 보며 무작정 쓰기에 도전해보려고 한다. 그가 말한 "인생이 좋은 방향으로 흘러간다"라는 효과를 직접 경험하는 날이 오길 바란다. 

 

 

어떻게 계속 쓸 수 있었는가. 쓰면 쓸수록 마음먹은 대로 글을 쓰게 되고, 살아가면서 생기는 고민거리나 망설임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인생이 좋은 방향으로 흘러갔기 때문이다. 내 인생을 원하는 대로 설계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매일매일이 충만하고 사는 게 즐거워졌기 때문이다. 이렇듯 쓰기에는 두 가지 효과가 있다. '마음먹은 대로 글을 쓸 수 있게 된다.' X '인생을 좋은 방향으로 흐르게 한다.'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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