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비누로 머리감기 23일차 [문화 전반]

사소한 플라스틱 쓰레기는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글 입력 2022.11.24 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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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집에나 하나 이상은 있는 에코백. 환경을 위한다는 말을 앞세워 과하게 생산되고, 구매하고 있는 물품 중의 하나이다.

 

2011년 영국 환경청의 ‘수명 주기 평가’ 연구에서는 일회용 비닐봉지와 비교 시 종이봉투는 3회, 면 재질 에코백은 131번 이상 재사용해야 환경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고 언급했다.


에코백 하나를 만드는 데에 많은 탄소가 발생하기 때문에 일주일에 같은 가방을 4번 들고 나간다고 가정해도 8달 이상을 들어야 한다. 어쩌면 매일 비닐봉지 하나를 쓰는 것이 많은 에코백을 구매하는 것보다 친환경적인 선택일 수 있다.


최근 4년간 구매한 가방은 에코백 2개가 전부인 사람으로서, 정확한 수치를 찾아보며 그래도 조금은 친환경에 가까운 삶을 살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동시에 배달시켜 먹고 나온 쓰레기를 보며 언제나 항상 쓰레기를 줄이는 사람이 될 수는 없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2019년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데이터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하루에 약 2600t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배출한다. 이는 1인당 50g에 달하며, 플라스틱 쓰레기가 가벼운 것을 생각한다면 상당한 양이다.


최근 다 쓰고 버리는 샴푸 통과 같은 사소한 플라스틱 쓰레기가 눈에 띄기 시작했다. 깨끗하게 씻기 어렵고 재활용되기는 더 어려운 플라스틱 쓰레기들은 줄이는 게 답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비누’이다.


평소 액체형 제품을 사용하다 처음으로 고체형 제품을 구입한 것은 바디워시였다. 비누로 된 바디워시를 사용하며 비누 제품은 별로라는 선입견을 버리게 되었다. 샴푸가 다 떨어지고 뒤이어 바로 비누로 된 샴푸도 구매하였다. 그렇게 비누로 머리를 감기 시작한 지 3주가 조금 넘었다.


20년을 넘게 살면서 직접 비누를 구매하고 그 비누로 머리를 감는 날이 올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내 주변에 비누로 머리를 감는 사람이라고는 아주 짧은 머리를 가진 우리 아빠뿐이었고, 그마저도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주 만족스럽다. 처음에는 거품이 잘 안 난다고 생각했으나 전에 쓰던 샴푸의 양이 지나치게 많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필요한 만큼만 적당히 거품을 내어 머리를 감으니 낭비가 최소화된다. 뽀득뽀득한 질감 또한 기름짐이 적어 매력적이다.

 

오히려 더 많은 양의 샴푸를 사용했을 때보다 깔끔하게 머리가 감기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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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사용하고 있는 비누와 받침

 

 

더하여, 설거지할 때도 플라스틱이 아닌 천연 소재로 만든 수세미를 사용한다. 플라스틱으로 된 것보다 수명이 짧지만 바싹 마르는 편이라 설거지에 사용하기 힘든 것은 비누 받침으로 사용하고 있다. 받침을 별도로 구매할 필요도 없고, 쓰레기를 더 만들지도 않는 나만의 팁이다.


생활하다 보면 불가피하게 비닐을 써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휴일에 집 밖으로 한 발짝도 나가기 싫어 배달을 시켜 먹는 날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쓰레기를 만드는 자신을 탓하기 보단 평소에 꾸준히 실천하고 있는 방법들로 쓰레기를 줄이면 된다고 생각한다.


비누로 머리를 감는 나날들이 하루, 이틀, 몇 달, 일 년이 쌓이면 분명 그렇지 않았던 날들보다 분명 더 지구를 위하는 삶이 될 거다. ‘지속 가능’에 초점을 맞추며 지치지 않고 오래도록 친환경을 실천하고 싶다.

 

 

 

정예지.jpeg

 

 

[정예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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