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우리 모두는 멸망에서 태어나 허상을 살아가는 존재이기에

글 입력 2022.10.20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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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야 할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기 때문에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고자 했다. 실행에 앞서 ‘시간’이라는게  도대체 무엇인지 원론적으로 알고 싶어 첫 페이지를 넘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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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카를로 로벨리는 저명한 이론 물리학자로 루프 양자 중력 이론의 창시자이며 과학의 역사와 철학 분야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보인다. 저자는 <모든 순간의 물리학>을 통해 현대 과학에 문외한 사람들에게 시간과 공간을 친절히 풀어낸다.

 

약 150년 전 빅뱅으로 현재의 우주가 생겼고 그중 우연히 만들어진 이 행성에서 생명체가 발생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과거의 우주는 블랙홀 속에서 소멸하면서 그 자체의 무게에 압축되어 아주 작은 공간 속에 짓눌리다가 결국 현재의 우주로 재도약하였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주는 여전히 팽창 중이며 폭발 초기의 열기로 인해 발생했던 빛은 여전히 우주 공간을 떠돌고 있다.

 

우리 은하는 태양과 지구, 달 그리고 수억 개의 별 뿐만 아니라 양자화된 시간과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시공간은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자그마한 주머니 속에 실재하는 물리학적인 알갱이인 것이다. 태양이 만든 중력장에 의해 시공간은 휘어져 있고 그 휘어진 흐름에 지구의 지적 생명체들을 숫자를 붙여 시간이라 부른다.

 

사실 물리학에서는 객관적인 현재가 존재하지 않는다. 어떤 사물이 ‘여기’에 존재하지 않는데 존재한다고 말할 사람은 없다. 이와 동일하게 말을 내뱉은 순간에 한정된 ‘지금’도 결국은 존재할 수 없는 개념이다. 그러나 세상의 미세한 상호작용들이 하나의 체계에 의해 열의 흐름과 같은 시간적인 현상을 발생시키면 우리가 모든 것을 통찰하는 과정에서 시간은 존재한다.

 

어차피 나의 ‘현재’가 허상이라면, 나의 ‘미래’ 또한 허상일 수밖에 없다. 시공간과 에너지의 양자화는 별개로 그 흐름은 연속적이라 모든 사람은 늘 마음 한편에 아이의 흔적을 지니고 살아가는 것 같다. 목표라는 것은 도달한 적이 없는 지점이니 역시 허상이며, 허상에 대한 집착은 평생 자라지 않을 그 흔적을 품는 행위를 방해한다. 무수한 허상과 괴리 속에서 버텨내기 위해선 반드시 지켜야 할 나만의 정언명령을 단단한 기둥 삼아 세상과 상호작용하며 스스로를 사랑해야 한다고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원자는 다른 무엇이 전자들을 봐줄 때, 무엇과 상호작용을 일으킬 때만 존재할 수 있다. 또한 물리학자들과 철학자들은 전 세계가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현재에 대한 생각이 환상이며 보편적인 시간의 흐름은 효력 없는 일반화라는 결론에 도달했지만 분명하게, 누구에게나 시간은 흐른다.

 

 

[양찬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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