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여름, east.sea vacation - 'east.sea' 황미나 디렉터

글 입력 2022.10.19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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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일하다 보면, 유독 빛나는 사람이 있다. 황미나. 막내 디자이너 중에서도 그녀가 유독 그랬다. 디자이너로서 여러 가지 상황에 흔들릴 법한데도 그녀는 특유의 밝게 빛나는 에너지로 주변까지 유쾌하게 물들이던 귀엽고 예쁜 막내 디자이너였다.


짐작컨대 이미 난, 이 귀엽고 예쁜 그녀가 언젠가 스스로 회사를 박차고 나가 자신만의 멋진 브랜드를 당차게 런칭할 것이라 예상했었다. 그리고 그녀는 내 생각보다 훨씬 더 멋지게 스윔웨어 브랜드 east.sea의 대표이자 디렉터로 돌아왔다.


약속을 잡고 그녀를 인터뷰하러 가던 길, 유난히도 더운 여름날이었다. 오랜만에 본 그녀는 여전히 예쁜 반달 눈빛의 밝은 미소로 날 맞이했고, 어스름한 저녁, 동네 어귀의 맛있는 단골집으로 안내했다. 창밖으로 보이는 수풀의 우거진 녹음이 더운 여름날과는 다르게 청량함을 선사했다. 더불어 문득문득 불어오는 바람과 함께 리치향이 잘 어울리는 그녀의 east.sea 이야기가 무척이나 궁금했다.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한 나의 브랜드.

사람과 자연을 사랑하는 제로 웨이스트 스윔웨어 east.s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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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안녕하세요. 굉장히 오랜만에 뵙네요. 올여름 east.sea 라는 신선한 브랜드로 MZ 세대와 인플루언서 사이에서 꽤 핫하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east.sea의 뜻이 굉장히 궁금했는데, 대표님께 직접 그 뜻을 듣고 싶어요.

 

안녕하세요, east.sea의 대표 황미나입니다. 제 브랜드를 이야기 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셔서 굉장히 영광스럽고 너무 감사드립니다. east.sea의 뜻은 바쁜 도시에서 벗어나 광활한 바다에서의 여유와 휴식, 행복과 사랑을 추구하는 로맨틱한 무드의 스윔웨어 전문브랜드입니다. 바다에서 많은 영감을 얻고, 편안함과 동시에 패셔너블함을 추구하고자 합니다.

 


Q east.sea가 제로 웨이스트를 지향하는 친환경 스윔웨어로 알고 있어요.  

 

네, 제품을 생산하되 지구에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많은 폐해를 남기고 싶지 않았어요. 저희의 모든 제품은 지속 가능한 의류산업을 지향하고 있어요. 보통 물건을 구매했을 때, 함께 달려있는 택은 자세히 살펴보지 않고 버리는 경우가 다반사잖아요. 이또한 환경쓰레기의 일부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구를 위해, 더  나아가 바다의 깨끗한 환경을 위해서 이러한 부분을 한 번 더 고민하게 됐어요. 제로 웨이스트에 동참하기 위해 택을 최소한으로 간소화하고, 재생용지 및 100% 생분해성 재료를 사용하고 있어요. 스윔웨어를 담아드리는 패키지도 네트백으로 구성해서 일회성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어요. 

 

 

Q 평소 수영을 좋아하고 바다를 좋아하죠. 그렇다면 스윔웨어를 런칭한 것은 운명이었던 걸까요?

 

저는 사람과의 인연을 중요시하고, 그 안에서 에너지를 많이 얻어요. 5년 전, 바다와 여행을 좋아하는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났고, 함께 여행 다니며 바다로 많이 놀러를 다녔어요. 자연을 사랑하고, 자기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를 알고,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아가는 남자친구의 삶의 방식이 굉장히 멋졌고, 즐거워 보였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소중한 연인을 만난 것이 이 일의 시작이자, 운명이었던 것 같아요.


 

Q 그동안 속옷디자이너로 일해왔잖아요. 속옷디자이너로서 경력이 충분한데 이 어려운 시기에 회사가 아닌 east.sea라는 개인 브랜드를 런칭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회사는 사실 제가 원하는 디자인보다는 누군가의 오더에 의해서 잘 팔리는 디자인을 해야 했어요. 거기에서 오는 괴리감이 매우 컸죠. 자유분방한 성격을 억누른 채, 회사의 분위기에 맞춰야 한다는 것도 힘들었고요. 반대로, 회사가 주는 안정적인 삶에 중독이 돼서 더는 다른 걸 해볼 수 없게 될까 봐 걱정됐어요. 무엇보다도 자기 주도적으로 저의 창의성을 발휘하는 디자인을 정말 하고 싶었거든요. 온전히 내 창의성을 발휘할 회사가 과연 있겠느냐는 생각이 들었죠. 내가 하고싶은 것을 하기 위해서 정말로 나답게 살려면 내 브랜드를 해야겠다는 마음이 제일 컸고 간절했어요. 주도적인 나의 삶. 너무 중요하잖아요.

 

 

Q 그렇다면, 브랜드를 런칭한다고 했을 때 주변의 걱정은 없었나요?

 

되게 놀랬던 게 오히려 주변에서 아무도 걱정하지 않았어요. 친구들과 선후배님들 다 제가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응원을 많이 해주셨어요. 저희 부모님도 스윔웨어가 너무 시즌 상품이라 아이템에 대해 걱정은 하셨지만, 제 시작에 대해서는 의심하지 않으셨어요. 주변의 전폭적 지지와 응원에 오히려 제가 더 부담이 됐죠. 그래서 제가 저 스스로에게 잘해낼 수 있겠느냐는 걱정의 질문을 정말 많이 했어요. 그렇지만, 저도 제 자신을 믿었으니까요. 여러모로 제 주변이 든든했어요.


 

Q 한 브랜드의 시안을 잡고 이끌어 가는 건 정말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east.sea의 디자인을 풀어내는 대표님만의 작업방식이 궁금해요.

 

컨셉을 잡기 전에 제품 서치를 굉장히 많이 해요. 해외사이트나 해외브랜드, 국내패션사이트도 많이 보고 최대한 자료를 많이 모아요. 요즘 어떤 식으로 트렌드가 흘러가는지를 많이 파악하는 편이죠. 해외 인플루언서와 국내 인플루언서, 평소에 눈여겨보는 모델들을 찬찬히 살펴보다 보면 그게 곧 트렌드라는 생각이 들어요. 사람들은 그들에게 열광해요. 거기서부터 래퍼런스를 잡고 디자인을 풀어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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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NK HIGH-WAIST SHORTS SET]

 

 

Q 그래서 그런지 east.sea의 디자인이 평범치 않아요. 그 중 단연 텍스타일이 돋보여요. 지금 한창 유행하고 있는 사이키델릭한 프린트가 예사롭지 않은데, 브랜드 east.sea의 첫 시즌 컨셉은 무엇인가요?

 

첫 시즌의 컨셉은 eat drink swim으로 휴양지에서 먹고 마시며 수영하고 즐거워하는 스토리 에서부터 시작했어요. 제가 좋아하는 영화가 줄리아 로버츠가 나오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에요. 영화의 맥락과 같은 컨셉이기도 하고, 로맨틱함과 행복함을 그리고 싶었어요. 그런 자연스러움과 행복함이 충만한 통통튀는 분위기를 살리는 방법으로는 프린트 만 한 것이 없더라고요. 요즘 그래픽 컨셉아트가 유행임에 따라 90년대 하이틴 느낌에서 영감을 받은 그래픽 프린트로 풀고자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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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M SLIT SWIMSUIT] 

 

 

Q east.sea의 런칭한 제품 모두 소중하겠지만, 그래도 이번 시즌 가장 마음에 드는 스윔웨어는 어떤 제품인가요? 하나만 콕 찍어서 추천해 주세요. 


Cream slit swimsuit 제품이 이번 시즌 저의 원픽이에요(웃음). 왜냐하면, 제가 가장 많이 공들여서 만든 제품이거든요. 제품 중에 수정을 제일 많이 했어요. 아무래도 소매가 몸판에 달려있고 가슴을 잡아 줄 수 있는 스트랩이 없다보니 피팅을 잡기가 굉장히 어려웠어요. 계속해서 수정작업을 거쳤고, 그만큼 생산시기도 많이 미뤄져서 유일하게 6월 중순쯤에 입고가 완료됐어요. 입고 될 때까지 생산 스케줄이 더 미뤄지진 않을까, 완제품은 잘 나올까, 고객분들 반응은 어떨지가 정말 많이 걱정됐던 제품이라 그만큼 저의 애정도가 제일 커요. 그리고 가장 저다운 저만의 스타일이 깃든 제품이기도 하구요.

 

 

 

좋아함을 성공으로 이끄는 힘, 근성과 감각.

"성공과 실패를 결정짓는 한 끗 차이는 바로 감각이라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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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east.sea 스윔웨어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피팅감과 비주얼에 가장 큰 중점을 두었어요. 일단은 물속에서 활동적인 놀이를 위한 제품이기 때문에 피팅감이 좋아야 하고 온라인 판매 제품이다 보니 눈을 확 끌 수 있는 비주얼적인 제품을 만들고자 노력을 했습니다. 요즘은 아우터와 스윔웨어의 경계가 많이 무너졌지만, 그럼에도 아이템별로 특징은 뚜렷해야 한다고 생각을 했어요. 소재에서도 애슬레저의 붐으로 원단시장에 좋은 스판덱스 원단이 굉장히 많이 나와 있어요. 이 수많은 원단 중에서 저희 브랜드에 잘 어우러지는 중량감이 있지만, 무겁지 않고 비침이 없는 좋은 소재를 쓰기 위해 업체와의 노력도 무척 많이 했습니다. 이 부분은 스윔웨어를 만드는 데에 있어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것이기에 앞으로도 계속 소재와 피팅감에 있어 더욱 발전시켜 나가고자 하는 부분이에요.


 

Q 브랜드를 런칭한다는게 분명 쉬운 일이 아니에요, 막상 창업해보니 어떤가요?

 

종종 디자인만 할 때가 좋았어...라는 말을 친구들에게 하곤 해요. 창업을 해보니까 제가 해야 할 일들이 정말 생각보다 너무 많더라고요. 세무, 배송, 마케팅, CS 등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아요. 10여 년간 디자인만 하고 살아왔던 저에게는 처음엔 단어조차 생소하고 어려운 말들뿐이어서 경영이 너무 어렵다고 생각했어요. 회사를 꾸려가려면 왜 전문 경영인이 필요하고, 전문 마케터가 필요한지, 뼈저리게 느끼고 있어요. 그리고 회사에 다닐 때의 삶과 가장 큰 차이점은 퇴근 시간이 없어요. 회사를 다닐 땐, 저녁 6시가 되면 퇴근을 했고, 자연스레 머릿속 로그아웃이 되면서 제가 하고 싶은 퇴근후의 일과를 마음껏 즐겼죠. 창업한 지금은 하루 24시간 잠들기 전까지 브랜드 운영에 대해 고민을 하고 수없이 많은 서치를 해요. 이전 회사 대표님께서 회의 때나, 조회 때 매출 생각만 하면 밤에 잠이 안 온다고 하셨던 그 말씀이 이제는 이해가 돼요. 그런데도, 저는 지금이 너무 행복해요. 창업을 하고난 뒤, 어떻냐는 질문에 가장 강력하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아, 너무 행복하다! 입니다. 

 

 

Q 회사를 다니던 디자이너의 삶에서 모든 분야를 내 힘으로 오롯이 다하는 east.sea의 대표 겸 디렉터로 일한다는 것에 대한 감회는 어떤가요?

 

정말 뿌듯하고 감사한 마음이 너무 커요. 누구나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돈을 벌고 싶어하잖아요. 여러 과정을 거쳐서 저는 지금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돈도 벌 수 있음에 정말 큰 감사함과 그만큼의 막중한 책임감도 느끼고 있어요. 런칭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생 브랜드를 응원해주시는 고객분들께 항상 감사할 따름입니다. 관심 가져주시고, 제게 용기를 주시고 사랑을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아, 저희 고객분들 애칭이 "씨스터즈"에요. Sea.Sters (바다+스터)를 조합해서 "씨스터즈"라고 이름을 지었어요. 자기 전에 문득 이 단어가 떠오르더라구요. 하루종일 브랜드생각을 하다보면 이렇게 갑자기 브랜드와 연관된 단어가 불현듯 떠올라요. 아마 제가 너무 하고 싶었던 일이었기에 그만큼 더 애정을 쏟다 보니 여러모로 좋은 에너지가 많이 올라와서 그런것 같아요. 이것도 다 너무 감사한 일이죠.


 

Q 그렇다면, 브랜드를 운영해 나갈 때 필요한 역량과 자질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시장에 대한 감각. 이게 너무 중요해요. 사실 누구나 브랜드는 낼 수 있어요. 그러나 살아남는 브랜드를 만드는 건 어려운 일이잖아요. 성공과 실패를 결정짓는 한 끗 차이는 바로 감각이라 생각해요. 디자인감각에 대해 말할 때 늘 떠올리게 되는 분이 있어요. 스티브 잡스요. 그분은 자동차 번호판을 달고 다니지 않았어요. 번호판이 자동차 디자인의 미적 감각을 해친다는 이유로 말이죠. 벌금을 내면서까지도 달고 다니지 않은 그분의 근성과 감각이 정말 멋있어요. 디렉터로서는 이런 게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Q 대표님은 패션을 전공하셨잖아요. 이 일을 하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패션 전공은 필수일까요?

 

꼭 필수는 아니겠지만,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에요. 내가 표현할 수 있는 표현의 방법이 많아지니까. 요리도 전공하거나 배우고 난 뒤, 그 길을 선택할 때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잖아요. 그와 마찬가지로 패션전공도 내가 추구하는 것을 다양하게 표현하는 방법을 익히고자 할 때에는 좋은 장점이 있어요. 그렇지만 또 오히려 비전공자분들도 장점이 있죠. 전공자들은 너무 정형화되어서 고정관념이 생길 수가 있어요. 이에 반해 비전공자분들은 틀에 맞춰진 시각이 아니기에 감각이 더 넓고 자유로울 수 있죠. 창의성을 망치지 않고 더 다양한 시각을 가질 수 있다 생각해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디자이너 자크뮈스도 패션비전공자에요. 라프시몬스 디자이너도 원래는 가구디자이너였던걸 보면 꼭 패션전공이 필수는 아니라 생각해요. 다만, 표현하는 방식을 배울 수 있으니 좋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Q east.sea 런칭을 준비하면서 혼자 많이 힘들지는 않았나요?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을까요?

 

사실 힘든 적이 없어요(웃음). 제가 MBTI가 ENTJ에요. ENTJ가 살짝 싸가지 없는 완벽주의자거든요. 차라리 나 혼자 힘든 게 낫지. 맞지도 않는 사람과 업무를 분담하면서 싫은 소리도 못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일 처리를 보고 속이 터지는 것보다는 그냥 나혼자서 다 내 마음에 들게 해버려야지! 하는 주의에요. 그래서 오히려 혼자 일하는 게 더 편하고 즐거워요. 믿기지 않으시겠지만, 아직 힘들었던 순간이 없어요. 아, 처음에 매출에 대한 걱정은 있었지만, 이 부분도 제가 열정을 갖고 과정을 하나씩 겪다 보니까, 그냥 그 부분도 어느 정도 해결이 되더라고요. 나의 브랜드를 이끌어 나가야 하는 과정이라 생각하고 매 순간 즐기고자 했어요. 원래 스트레스가 잘 없는 성격이라 그저 너무 즐겁고 재미있었습니다.

 

 

Q 역시나 대표님다운 답변이어서 저 역시 너무 기뻐요(웃음). 그래도 일하다 보면 막힐 때가 종종 있잖아요, 그럴 땐 어떻게 극복했나요?

 

예쁜것들을 많이 봐요. 쑥스럽지만 천상 저 스스로 디자이너라고 느끼는 게 예쁜 걸 봐야 마음이 편안하고 힐링이 돼요. 일이 막힐 땐 온라인으로 아이쇼핑을 하거나 무작정 밖으로 나가서 거리를 돌아다니며 예쁜 걸 본다거나 물건을 구경해요. 미술관에 가는 것도 무척 좋아해요. 멋진 그림과 작품, 좋은 비주얼을 보다 보면 스트레스가 풀려요. 자연스레 영감도 떠오르고 답답하거나 막혔던 부분이 풀리거든요. 요즘 걸그룹도 아주 예쁘잖아요. 그들이 입는 패션과 무대의상을 보다보면 요즘 트렌드를 자연스레 습득하게 돼요. 전 이 일이 태생적으로 저에게 너무 잘 맞는 일이라 생각해요.


 

Q east.sea의 대표이자 디렉터잖아요. 손길이 필요한 곳이 많을 텐데 평소 어떤 일들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요.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모든 일을 해야 하므로 저의 일과를 말씀드려볼게요. 아침에 일어나서 전날 들어온 주문과 게시판 Q&A, DM을 확인해요. 그러곤 곧장 택배 업무를 봐요. 택배 업무가 끝나면 SNS로 고객들과 소통하고 east.sea를 홍보해요. 어떤 글을 올려야 바이럴이 되고 브랜딩 홍보가 될지 소재를 고민하고 글도 써보고 그런 식으로 고객분들과 잠들기 전까지 소통을  많이해요. 저 혼자 하다 보니 힘들지 않느냐는 말씀을 많이들 하시는데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이상하게 하나도 힘들지 않아요. 오히려 제가 고객분들과 상담하고 궁금증을 해결해 드리면서 east.sea의 장점이 도드라졌어요. "사이즈상담 맛집"이라구요. 고객분들이 저와 소통하는 것을 굉장히 편안해 하시고 즐거워하세요. 그 후 남은 시간엔 주로 내년 시즌 자료 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Q 브랜드를 런칭하고 난 뒤, 어느 순간에 가장 보람을 느꼈나요?

 

고객분들께 좋은 제품 잘 구매했다는 감사의 메시지가 왔을 때요. 저희 씨스터즈 고객분들이 저보다 더 친절하세요. 어떤분은 너무 편하고 예쁘게 잘입었다고 말씀해주시고, 어떤분은 브랜드가 추구하는 방향이 매력적이라며 칭찬을 해주세요. east.sea 스윔웨어를 입고 즐거운 휴가를 보내신 고객분들의 SNS나 블로그에 올려주신 후기를 보다보면, 우리 제품과 정말 즐거운 휴가를 잘 보내셨구나 싶은 생각에 너무 뿌듯해요.

 

 

Q 올해 첫 런칭을 했는데도, 벌써 단골 고객분들도 많고 한 시즌을 굉장히 잘 마무리한듯해요. 내년에도 기대가 많이 되는데 앞으로 east.sea에서 도전하고 싶거나 꼭 해보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올해는 east.sea를 알리고자 열심히 뛰어다녔던 소중한 한 해였다면, 내년에는 좀 더 아이템을 다양하게 제작해 보고 싶어요. 특히 비치용품에 관심이 많아요. 시중에는 고감도 디자인의 튜브나 오리발 같은 예쁜 비치용품이 아직 많지 않아요. east.sea만의 디자인이 접목된 예쁜 비치용품으로 확장을 해서 썸머라이프 스타일숍 브랜드로 꾸준히 멋지게 전개해 나가고 싶어요. 그리고 east.sea의 최종목표는 해외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너무 가슴설레는 일이죠. 아직은 준비중이지만, 해외에서도 많이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고 싶어요.

 

 

 

자크뮈스와 여름, 바다를 사랑하는 그녀.

"아름다운 추억을 함께할 수 있는 좋은 제품을 오래도록 만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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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렇다면 이제 브랜드 east.sea의 이야기를 잠시 내려놓고, 대표 황미나님께 개인적인 질문을 드려볼게요. 브랜드 이야기를 듣다보니 사람 '황미나'의 이야기도 굉장히 궁금해요. '황미나', 당신의 취향에 대해 알고 싶어요. 예를 들면, 좋아하는 무드와 계절, 좋아하는 브랜드와 나라, 좋아하는 취미를 들려주세요.

 

자크뮈스를 좋아해요. 자크뮈스 브랜드 특유의 노스탤지어 가득한 로맨틱한 무드를 정말 사랑합니다. 더불어 낭만을 좋아해요. 해가 저물어 가는 노을의 풍경을 좋아하고, 앨리스 달튼 브라운의 커튼과 바다 그림을 좋아하고 샤도네이 화이트 와인을 좋아해요. 낭만의 도시 파리와 로마를 가장 좋아해서 파리와 로마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자주 보는 편이에요. 그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단연 <미드나잇 인 파리>와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에요. 한 번은 이탈리아 로마에 여행을 갔는데 트레비 분수에서 청혼하는 커플을 본 적이 있어요. 어린 나이였는데도 그 장면이 너무 낭만적이고 감동이어서 주책 맞게 울어버렸어요. 잊을 수 없는 감동의 순간이었죠. 저의 취미는 여행과 태닝, 수영이에요. 운동을 정말 싫어하는데 유일하게 즐겁게 하는 운동이 수영이에요. 그래서 그런지 제가 활동적인 편인데도 겨울에는 거의 나가지 않고 겨울잠만 자는 것 같아요. 전 여름이 너무 좋습니다!

 


Q '황미나', 당신은 지금 행복한가요?

 

행복해요. 회사에 다닐 땐 월급날이 되면 제가 사고 싶은 것들을 많이 샀는데도 이상하게 마음이 공허했어요.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땐 그 공허한 마음을 물질적 소비로 많이 채웠던 것 같아요. 본질적인 것을 잘 생각하지 못했죠. 지금은 그때보다 경제적으로 부유하지도 않고 소비를 많이 하지도 않는데 무언가 내면에 본질적인 것이 꽉 찬 기분이 들어요. 그래서 공허하지도 허기진 마음이 들지도 않아요. 그저 행복해요. 이건 경험해보셔야 알 것 같아요. 마음이 꽉 찬 기분! 정말 많이 행복해요.


 

Q 인터뷰 내내 행복함이 제게도 전달되는 듯해요. 비단 혼자만의 행복함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미나, 당신에게 있어 이 일을 지속할 수 있게 하는 가장 큰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저의 원동력은 제게 가장 소중한 가족과 친구, 그리고 저의 연인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제가 하고 싶은 일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으셨던 사랑하는 부모님과 언제나 저를 단단히 지탱해주는 나의 친구 설희, 도희. 늘 저를 자랑스럽게 생각해주는 남자친구! 이 모든 감사한 인연들 덕분에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Q 앞으로 '황미나'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다른 사람들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고 싶어요. 이번에 브랜드를 런칭하면서 정말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았어요. 도움을 받을수록 저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멋진 사람이 되고 싶어졌어요. 그리고 지금처럼 하고 싶은 일 쭉 하면서 나중에 나이가 들었을 때, "폼생폼사 힙한 할머니 디자이너"가 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Q 브랜드 런칭을 한 선배로서 이 일을 하고 싶어하는 많은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새로운 시작을 하는 데 있어서 분명 두려울 거에요. 두렵겠지만 두려워하지 마세요. 일단 시작하세요. 시작이 정말 반이에요. 막상 브랜드를 런칭하고 나니까 그동안 내가 왜 그토록 망설였을까 라는 후회를 했어요. 여러분도 할 수 있어요. 여러분 자신을 믿고, 여러분이 하시고 싶은 일을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진심으로 응원해요!

 

 

Q 긴 시간 인터뷰에 정성껏 답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브랜드 east.sea를 알고 계신 모든 분들께 한 말씀만 해주세요.

 

이번 시즌, 신생 브랜드인 east.sea 제품에 정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고 사랑해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사이즈 맛집", "디자인 맛집"으로서 여러분의 휴가지에서 아름다운 추억을 함께할 수 있는 좋은 제품을 오래도록 만들겠습니다. 시간이 지남에도 더 좋은 브랜드, 함께 하고 싶은 브랜드로 잘 성장해 나갈 것입니다. 지금처럼 많이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주세요. 정말 감사합니다.

 

 

 

그녀의 주체적인 삶, east.sea vacation


 

긴 인터뷰를 끝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east.sea 황미나 디렉터를 통해서 용기를 낸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분명한 차이를 엿본 듯하다. 누구나 그러하듯이 자신의 주체적인 삶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정작 스스로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용기를 내기란 여간 쉽지가 않다.

 

안정적인 삶을 뒤로한 채, 새로운 분야에 도전한 그녀의 근성이 그래서 더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 그토록 좋아하는 스티브 잡스와 자크뮈스의 감각을 자연스레 닮아가는 그녀의 눈부신 앞날을 기대하며 같은 직장동료에서 어느덧 한 브랜드의 어엿한 대표로 성장한 그녀를 누구보다도 마음속 깊이 응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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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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