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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어른과 아이의 이야기 - 옥상 위 카우보이

by 윤영서 에디터
2022.10.12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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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 위 카우보이>라는 연극을 알게 되었을 때 무슨 내용일지조차 예측하지 못했다. 옥상 위에 카우보이라니. 돈키호테가 생각나는 제목이었다. 연극을 본 지금, 아직도 제목의 의미는 잘 모르겠지만 그곳에는 아주 어른도, 아주 아이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줌마 남편이랑 우리 엄마랑 바람났어요. 그리고 우리 엄마는 지금 임신 중이에요!!”

 

다소 충격적인 시작이다. 한 아저씨와 한 아줌마가 바람이 났고 그의 자식들은 같은 학교 학생이다. 그리고 그 학생 둘은 학교 옥상에서 만나게 된다. 처음에는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그래서 그 바람을 막기 위해, 그리고 점점 서로에게 의지하기 위해, 상황을 버텨내기 위해 그들은 옥상에 모인다. 처음에는 아이처럼, 아니 아이답게 바람을 핀 부모에 대한 원망을 나타내기도 하다. 당장 멈추어야 하는 일이라 생각하며 그 책임을 서로에게 미룬다.


그러던 아이들은 점점, 세상에 나오다 별이 되어 버린 바람의 증거물이라고도 할 수 있는 아이를 생각하며 뜨개질을 한다. 그리고 그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을 공유한다. 자신들의 부모에게 의지하는 대신, 스스로 자립심을 키우고자 하는 모습을 보인다. 본인들이 주체가 되어 아이를 사랑하고, 하늘의 별이 되어 버린 아이를 함께 올려다보며 연극이 마무리된다. 그들은 더 이상 마냥 누군가의 자식들이 아닌 그 아이들 자체였다.


어른들도 사실은 부모의 역할에 주목되지 않았다. 부모의 역할보다는 자신들을 위한 선택과 행동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아이들을 아예 신경조차 쓰지 않은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이들을 위해 배려한 것도 딱히 없었다.

 

극 중 나왔던 대사처럼 "우리 엄마는 날 키우지 않았어. 오히려 내가 우리 엄마를 키웠지."의 맥락이 적절한 상황도 많았다. 바람을 핀 아빠 역시 문제가 세상에 던져졌을 때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기 보다는 도망치기에 급급했다.

 

딸이 아빠를 찾아 헤매는 데도, 도망가기에 바빴다. 심지어는 청소년 상담 센터에 전화를 하며 청소년은 아니지만, 살아가는 것이 너무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들은 아이들이 바라던 멋있는 어른이진 않았다.


그렇게 그 연극에는 완벽한 아이도, 완벽한 어른도 존재하지 않았다. 서로에게 칼을 맞대고 있지만 정작 자기 자신과 그 가족들을 지키고 싶던 카우보이들만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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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의 외부적인 요소들도 굉장히 마음에 드는 구석이 많았다. 우선 조명이다. 나는 연극 조명을 디자인하고 설치해본 경험이 꽤 있는데, 그런 의미에서 조명 활용을 굉장히 잘 한 극이라고 생각했다.

 

반짝 반짝 빛나는 빛들을 활용하여 놀이동산의 분위기를 조성한다거나, 사랑에 빠지게 된 이유인 관람차를 예쁘게 생긴 전구 하나로 표현하는 것도 꽤나 획기적이었다. 그 밖의 조명들도 적절한 곳에서 적절한 역할을 해주었다고 생각한다.


무대 역시 놀라웠다. 넓지 않은 무대임에도 불구하고 여러가지 장소의 역할을 잘 해냈다. 또한 입출구를 다양하게 활용하여 쫓고 쫓기는 상황이 잘 표현되었다. 또한 철망으로 공간을 조금 분리함으로써 옥상이라는 장소를 잘 나타냈고 사람들의 실루엣과 고민되는 모습이 잘 보였다. 되게 영리한 디자인이라는 생각을 했다.


가장 이 연극이 기억에 남는 이유는 아무래도 ‘음성 해설’이었다. 공연이 시작될 때 무대와 등장인물을 음성으로 설명해 주길래 의아했다. 원래 이렇게 언어적인 설명을 동시에 해주는 것이 연출인가라는 의문 때문이었다. 그러나 ‘음성 해설’ 회차였기 때문에 일어났던 상황이었고 나중에는 적응되기를 넘어서서 오히려 극을 더 즐겁게 하는 듯했다.

 

이러한 배려가 있는 공연을 처음 접했기에 살짝은 어색했지만, 이러한 방식이 보다 자연스럽고 당연해 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극장은 나왔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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