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llage를 따라서] 달콤한 검은 별, 바닐라

바닐라에 관하여
글 입력 2022.10.02 14:17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세상에는 수많은 향이 존재하고, 우리는 그 향을 다양한 곳에 사용한다.

 

그중 하나는 요리이다. 다양한 향신료들이 요리에 깊은 맛과 이국적인 느낌을 부여하기 위해 쓰인다. 향신료를 고작 요리에 향을 더하는 재료라고 무시한다면 큰 오산이다.

 

역사 속에서 향신료는 늘 권력의 상징이자 힘의 다툼의 중심에 있었다. 지금이야 너무 흔해서 집집마다 구비하고 있는 후추도 과거에는 귀족들의 사치스러운 과시용 향신료로 쓰였다고 한다.

 

과거에 비하면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진 지금의 시대에는 대다수의 향신료를 쉽고 합리적인 가격에 구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에도 여전히 귀하고 꽤나 고가에 거래되는 향신료들이 있다. 바로 사프란과 바닐라다.

 

이 둘은 번거로운 작업 과정 때문에 아직도 고급스러운 향신료의 이미지를 지니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과거에 비하면 아주 가깝지만 말이다.

 

이 중 우리에게 더 친숙한 것은 바닐라다. 바닐라는 수많은 디저트에 달콤한 풍미를 더 해주는 대체 불가능한 향과 맛을 지니고 있다. 또한 바닐라는 향의 원료에서도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재료이다.

 

매혹적인 달콤함을 지닌 바닐라에 대해 알아보자.

 

 

[크기변환]바닐라2.jpg

 

 

바닐라는 난초과의 식물로 여기서 열리는 열매를 바닐라빈이라 부르며 향신료로써 사용한다. 이 바닐라빈은 상품으로써 우리 곁에 오기까지가 아주 까다로워 높은 가격 형성에 일조하고 있다.

 

우선 바닐라 덩굴에 첫 꽃이 피기까지 최대 3년이 걸린다. 이후에 꽃이 피었어도 아주 짧은 시간만 피어있기에 타이밍을 맞추기가 상당히 까다롭다고 한다. 왜냐하면 바닐라는 사람이 직접 손으로 수분시켜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자연적으로 바닐라를 수분시킬 수 있는 벌은 중앙아메리카의 멜리포나 벌이 유일하다고 한다. 그렇기에 그 외 지역의 바닐라 생산지에서는 사람이 직접 손으로 꽃가루를 옮긴다.

 

이마저도 과거엔 방법을 몰라 바닐라를 재배하지 못하다가, 1800년대에 12살짜리 어린 흑인 노예에 의하여 수분 방법이 발견되었다.

 

 

[크기변환]바닐라3.jpg

 

 

그렇게 수분까지 마친 후 바닐라빈이 열려도 곧바로 수확하지 못한다. 수확 시기까지 약 9개월은 기다려야 열매가 적당히 크기 때문이다.

 

이후에 열매를 수확하면 다시 열매를 물에 데치고 발효하는 과정을 거친다. 완성된 바닐라빈은 껍질 안에 마치 검은 별처럼 콕콕 박혀있다. 모든 번거로운 절차 후에야 마침내 우리가 원하는 바닐라빈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바닐라빈은 지금도 어렵게 수확하지만, 과거엔 정말 귀한 대접을 받았다. 초기의 바닐라는 멕시코의 토토낙스 원주민이 재배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에 아즈텍에서 코코아 음료에 풍미를 더 하기 위해 바닐라를 사용했고, 15세기쯤 스페인과 유럽에 전해지면서 귀족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처음 마주하는 향에 아마 유럽인들은 엄청난 매력을 느꼈던 것 같다.

 

[크기변환]바닐라1.jpg

 

 

바닐라는 정말 많은 곳에 쓰이고 있어 굳이 향에 대한 설명이 필요치 않을 정도이다. 다만, 우리가 흔히 접하는 바닐라 향은 대부분 천연 바닐라빈의 향이 아닌 합성 바닐라 향료의 향이다.

 

바닐라빈은 여전히 저렴하지 않은 가격의 향신료이기에 편하게 쓰기엔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바닐라 향 음식이나 바닐라 향 향수에는 “vanillin”이라는 합성 향료가 들어간다.

 

실제 바닐라 향의 가장 핵심적인 구성성분이다. 물론 일부 고급 제품들에는 실제 바닐라빈이나 천연 바닐라 향료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약간의 볼륨감을 위해 소량만 사용하고 나머지 바닐라 향의 토대는 합성 향료를 사용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런 합성향료의 사용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사람들도 있는데, 사실 대중성을 고려한다면 이보다 더 좋은 선택지는 없을 것이다. 단순히 단가의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천연 바닐라의 향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바닐라 향에 더 많은 것들이 섞여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바닐라 향인 Vanillin은 아주 깔끔하고 모던한 느낌의 향이다. 그러나 천연 바닐라는 vanillin 이외에도 여러 가지 물질들이 섞여 있는 만큼 깔끔한 느낌보다는 복합적인 느낌을 준다. 더 눅진하고 꼬릿해서 때로는 동물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호불호의 측면에서도 합성 바닐라 향을 쓰는 것이 경제적이다.

 

이미 너무나 익숙한 향이지만, 그 어떤 향으로도 대체 불가능한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바닐라의 매력을 알 수 있다. 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인간이 가장 매력적으로 느끼는 향이 바닐라 향이라고 한다.

 

이 사실을 떠올리며 향을 맡으면 절로 행복해지게 만드는 바닐라의 매력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될 것이다.

 

 

[크기변환]바닐라4.jpg

 


[김유라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5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