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욕망으로 이어진 그곳으로 - 영화 '썬더버드'

제26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2관왕, 영화 '썬더버드'
글 입력 2022.09.22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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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썬더버드'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를 끌고 가는 원동력이자 관객이 영화에 몰입하도록 만드는 요소, 주인공의 욕망.


모든 영화 속 주인공에게는 욕망이 있고, 영화는 이를 이해하도록 만드는 과정이다. 이때 보통 범죄를 저지르거나 도덕적 결함이 있는 사람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장르인 '느와르'는 보통 주인공의 섬세한 서사나, 다양한 시각적 요소를 통해 관객의 몰입을 돕는다. 그것들이 없다면 애초에 주인공 자체를 납득할 수 없을 테니.


하지만 스타일리쉬 현실 ‘느와르'를 장르로 내걸고 있는 영화 '썬더버드'에서 주인공의 긴 서사나, 화려한 시각적 요소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럼에도 영화 속 주인공의 욕망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이 영화의 배경이 강원도 정선이기 때문일 것이다. 행선지를 말하지 않아도 택시 기사가 카지노로 향하는 그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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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정선 사북. 태균은 도박하다 낸 빚을 갚기 위해 동생 태민에게 빌려줬던 돈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태민의 돈은 태민의 자동차 '썬더버드' 안에 있고, '썬더버드'는 전당포에 저당잡힌 상황. 태균은 차 안에 오천만 원이 있다는 말을 듣고 태민과 태민의 여자친구인 미영과 함께 '썬더버드'를 돌려받기 위한 하룻밤을 보낸다.

 

영화를 보기 전 영화 제목이 자동차의 이름인 '썬더버드'이기 때문에 레이싱 영화가 아닐까 예측하기도 했지만, 격렬한 차 액션이 나오는 장면은 잘 나오지 않는다.

 

그럼에도 돈을 향한 욕망이 가장 단적으로 드러나는 장소인 강원도 정선에서 등장인물들의 욕망은 레이싱하듯 점점 빠른 속도로 드러나고 변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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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 태균은 가장 극적인 행동의 변화를 보여주는 인물이다. 영화 초반에는 동생 태민의 몸싸움을 말렸지만 후반에는 사람의 머리를 흉기로 내려친다.

 

자신에게 호감을 표하는 직장 동료를 밀어냈지만 곧 돈을 되찾기 위해 필요할 것 같으니 갑작스러운 스킨십을 시도한다. 동생의 여자친구인 미영에게 자신과 함께 서울에 가서 돈을 벌자고 제안하기까지 한다. 시놉시스의 '돈이 미치게 필요한'이라는 수식어가 누구보다 걸맞은 캐릭터인 셈이다.

 

미영은 내적으로 큰 변화를 겪은 인물이다. 돈보다는 태민과의 사랑을 중요시했지만, 결국 마지막에는 '썬더버드'와 그 안에 든 돈을 모두 갖고 서울로 떠난다.

 

영화에서 태균이 있었던 곳, 태균이 다시 돌아가고 싶은 곳, 그리고 미영이 향하는 곳인 서울은 또 다른 욕망과 환상을 동시에 상징하는 장소다. 결말에서 존재 자체로 욕망을 나타내는 '썬더버드'를 타고 정선을 떠나 서울로 향하는 미영과 그를 멍하니 바라보는 태균.

 

결국 욕망은 새로운 욕망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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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정선 카지노 근처에서 오랫동안 주차되어 먼지가 수북하게 쌓인 자동차들의 사진 한 장으로 시작된 영화 '썬더버드'. 영화는 그 사진 한 장에 독창적인 상상력을 입혀 한 시간 반의 새로우면서도 촘촘한 이야기를 보여준다.

 

이야기에서 흐르는 시간은 단 하루이지만, 영화는 며칠 동안의 일을 보여주는 것처럼 빠른 호흡으로 진행되어 긴장을 놓을 수 없다. 내용 외적으로도 최근 본 영화 중 가장 대사가 또렷하게 들려서 보기 편했다. 각자의 욕망을 향한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하는 배우들의 열연 역시 큰 관람 포인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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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미치게 필요한 태균, 돈이 든 자동차를 잃어버린 태민, 돈은 중요하지 않은 미영.


전당포에 저당 잡힌 ‘썬더버드’ 속 돈뭉치를 찾아야 하는 세 사람. 차만 찾으면 모든 게 해결될 것 같았지만 예기치 못한 사건들이 터지며 상황이 점점 꼬이기만 하는데…

 

숨 쉴 틈 없이 몰아치는 스타일리쉬 현실 느와르가 온다!

 

- 시놉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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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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