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llage를 따라서] 자스민향 추천기

자스민향 추천기
글 입력 2022.09.02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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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에서는 밤의 여왕이라 불리는 자스민에 관해 알아보았다. 그 별명답게 자스민이 메인인 향들은 관능적이고 오묘한 느낌을 주는 경우가 많다.

 

육감적인 향은 바로 ‘인돌(Indole)’에서 오는데, 이 인돌의 양을 조절함에 따라 자스민의 이미지가 바뀐다. 야생에서 막 뛰쳐나온 동물적인 향부터 깨끗하게 정제된 꽃향기까지 다양한 매력을 지닌 자스민 향 몇 가지를 소개해본다.

 

 

 

1. 달빛 아래 홀로 빛나는 자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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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향은 세르주 루텐의 ‘아라뉘(A la nuit)’이다.

 

Nuit는 프랑스어에서 밤이라는 뜻의 단어로, 아라뉘는 ‘밤에’라는 뜻을 가졌다. 그리고 이 향은 이름처럼 밤의 자스민을 연상시킨다. 보통은 밤이라고 하면 관능적이고 매혹적인 모습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아라뉘의 밤은 그것보다 우아하다. 자스민 생화의 느낌에 인돌의 꼬릿함이 감돌지만 아주 강하지는 않다.

 

밤의 어둠은 모든 것을 집어삼킨다. 그러나 자스민의 흰 꽃잎만은 달빛을 받아 홀로 은은하게 빛난다. 마치 달무리가 감싸는 것처럼 부드럽게 환해진다.

 

아라뉘의 자스민은 분명히 인돌의 감각이 느껴지지만 깔끔하다. 자스민차가 연상되기도 하지만, 그러한 향이 나는 것은 아니다. 자스민의 동물적인 생화 느낌에서 가장 우아하고 깔끔할 수 있는 선의 정점이 바로 아라뉘 아닐까.

 

극단적으로 화려하게 꾸며진 모습이 아닌 조용한 밤 산책 속의 묘한 분위기의 향이다.

 

 

 

2. 관능적인 날 것의 자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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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향은 러쉬의 ‘러스트(Lust)’이다.

 

러스트, 즉 성적인 욕망. 이름처럼 아주 육감적인 자스민향이다. 자스민에서 과연 인돌이 어떤 느낌을 주는지가 궁금하다면 러스트가 제격이다. 청순함 혹은 우아함과는 거리가 멀다. ‘본능’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그만큼 호불호도 아주 강한 향이다.

 

누군가는 향을 맡자마자 인상을 찌푸릴 것이다. 극도로 싫어하는 이는 공중화장실 지린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반대로 누군가는 식물에서 느낄 수 있는 가장 동물적인 감각이 매혹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왜 자스민이 밤의 여왕으로 불리게 되었는지 궁금다하면 러스트를 추천한다. 다만, 흔히 관능적이라 여기는 달콤하고 파우더리한 향들과는 조금 다른 결의 관능이라는 점만 유의하자.

 

꽃향기를 농축해서 만든 진액처럼 ‘날 것’의 향이 강하기 때문에 많이 낯설 수도 있다. 그러나 잠깐의 낯선 시간이 지나면 꽃이 관능적이라는 것이 어떤 말인지 바로 알 수 있을 것이다.

 

 

 

3. 맑고 달콤한 입문용 자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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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향은 디올의 ‘자스망 데 장쥬(Jasmin des anges)’이다.

 

천사들의 자스민이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이 향은 이름처럼 맑고 온순한 자스민 향기를 가졌다. 위에 설명한 러스트가 맹수 같은 동물적인 느낌이 특징이라면, 자스망 데 장쥬는 청순하고 조신한 이미지가 느껴진다.

 

공식 설명에서도 이 향의 컨셉은 ‘마지막 자스민꽃을 수확하는 시기의 늦여름의 바람’ 같은 향이라고 설명하니 강렬함보다는 아름답고 편안한 느낌을 주는 향이다. 자스민과 더불어 복숭아와 살구 향이 함께 어우러지며 일상에서 즐기기도 무리가 없다.

 

자스민의 독특한 매력 중 하나지만 강한 호불호의 이유이기도 한 인돌의 지릿한 향이 거의 느껴지지 않기에 흔히 떠올리는 꽃의 향긋함과 과일의 달콤함만 맑게 정제되어있다. 개성보다는 무난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옷이나 상황에 구애받지 않고 다른 이들의 호불호를 덜 걱정해도 된다는 점은 최고의 장점일 것이다.

 

순한 자스민 향기로 첫발을 떼고 싶다면 자스망 데 장쥬가 제격일 것이다.

 

 

[김유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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