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지속 가능한' 마케팅을 위하여 - 브랜드 마케터로 일하고 있습니다

브랜드는 나야, 둘이 될 수 없어
글 입력 2022.08.20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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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거의 모든 분야의 시장에는 '브랜드'가 존재한다. 일례로 국내의 경우 전자기기 시장에는 애플, 삼성, LG등의 브랜드가 있고 필름 시장에는 코닥, 후지필름 등의 브랜드가 있다.

 

브랜드는 회사보다 더 큰 무언가다. 우리는 '삼성'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하나의 법인을 떠올리는 것을 넘어 다양한 이미지를 떠올린다. 깔끔한 남색 바탕의 타원형 로고를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삼성전자의 갤럭시 라인 휴대전화들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삼성의 서비스센터에서 경험했던 만족감 혹은 불만족감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이 모든 것이 바로 '브랜드'다.여전히 잘 모르겠다면 당신 주변을 둘러보라. 아이폰, 아이패드, 에어팟, 맥북으로 중무장한 이가 적어도 한 명은 있지 않은가? 이처럼 브랜드는 소비자로 하여금 물건을 사게 만들기도 하고 불매운동을 펼치게 만들기도 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브랜드'들은 도대체 어떻게 소비자를 좌우할 수 있는 것일까? 필자는 그 원리를 살펴보기 위해 유명 브랜드 소속 마케터들의 솔직한 이야기가 담긴 책을 읽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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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랭크’ ‘올리브영’ ‘CJ온스타일’ ‘LF’

‘한국후지필름’ ‘인스탁스’ ‘엘리트’ ‘패스트파이브’

요즘 대세 브랜드의 마케터들이 일하는 법

 

- 책 소개 中

 

 

책 <브랜드 마케터로 일하고 있습니다>에는 총 8개 브랜드 마케터들의 인터뷰가 수록되어 있다. 등장 순서대로 나열하자면 블랭크, 올리브영, CJ온스타일, LF몰, 한국후지필름, 인스탁스, 엘리트학생복, 패스트파이브 순이다. (참고로 상기 8개 브랜드만 수록된 것은 아니고, 각 챕터별로 다른 국내외 브랜드들의 사례도 함께 수록되어 있다.)

 

각 브랜드들은 저마다 한 개씩의 마케팅 전략을 상징한다. 먼저 블랙몬스터, 닥터원더여드름 패치 만든 그 브랜드 맞다를 만들어낸 블랭크는 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읽어내는 전략을 사용해 성공을 거두었다. 이들은 초기에는 "이 제품은 매우 효과가 좋습니다"를 전달하는 마케팅을 진행하다가, "저희 브랜드의 이미지는 고객님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어울립니다"라고 설득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다음으로 올리브영은 컨셉을 확고히 유지하는 전략을 사용해 성공을 거두었다. 그들이 설정한 자신들만의 독보적인 컨셉은 '트렌드 큐레이션'이다. 올리브영은 이 컨셉에 맞추어 소비자들의 화장품 소비 패턴, 즉 '루틴'에 대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오프라인 매대의 제품 진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며 매달 '올영픽'이라는 이름으로 특집 큐레이션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CJ온스타일은 기존의 이름을 버리고 새로운 브랜드명을 내세우는 네이밍 전략을 통해 성공을 거두었다. CJ온스타일은 두 차례나 브랜드의 이름을 바꾸었다. 홈쇼핑 제품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자 'CJ홈쇼핑'을 버리고 'CJ오쇼핑'으로 쇄신했고, 온라인 쇼핑의 확산으로 홈쇼핑이 힘을 잃자 다시 'CJ온스타일'로 탈바꿈했다.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브랜드의 정체성이 바뀌어야 할 때마다 자신들의 간판인 '이름'부터 바꾼 것이다.

 

던스트, 헤지스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LF몰의 경우 독특한 브랜드 전략을 사용해 성공을 거머쥐었다. 이들은 4~50대의 기존 고객들을 유지하면서 2~30대의 새로운 고객들을 유혹하기 위해 아예 새 브랜드를 런칭하는 피보팅 브랜드 전략기술이나 인력 등 사업 기반의 변화 없이 사업 방향(타깃)만 전환하는 전략 을 사용했다. 기존 강점(중년층 고객)의 손실 없이 새로운 강점(청년층 고객)을 확보하는 전략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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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국후지필름은 필름 시장이 디지털 사진의 등장으로 밀리기 시작하자 기존의 B2BBusiness-to-Business;기업끼리의 거래 사업에서 벗어나 B2CBusiness-to-Customer;기업과 소비자의 거래에 뛰어들었다. 그들은 '소소일작' 프로젝트 등 스토리텔링 전략을 사용해 소비자들이 인화된 아날로그 사진을 자신만의 '스토리'로 여길 수 있도록 홍보했다.

 

이어서 한국후지필름이 보유한 즉석 카메라 브랜드, 인스탁스는 브랜드 경험에 주목했다. 즉석 카메라가 익숙지 않은 MZ세대를 겨냥하기 위하여 복잡한 기능 홍보를 과감히 포기하고 카메라가 얼마나 '예쁜지'를 열심히 어필했다. 그리고 그 '예쁜' 카메라들이 다양한 라인업(미니 90, 미니 40, 미니 11 등)으로 준비되어있음을 어필했다. 한마디로 즉석 카메라는 들고 있기만 해도 즐거운, 디지털이 절대 줄 수 없는 경험을 선사한다는 점을 홍보한 것이다.

 

그리고 엘리트학생복은 시장의 변화에 맞추어 리브랜딩 전략을 선택했다. 국내 교복시장은 2015년 학교 주관구매제가 도입된 이후 고객층이 학생 개인에서 학부모 단체로 전환되었다. 엘리트는 이에 맞추어 오프라인 매장들을 2층으로 이전해 비용을 절감하고, 주요 타깃이 된 학부모들에게 브랜드가 더 자주 노출될 수 있도록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콘텐츠를 통한 학생들과의 커뮤니케이션도 포기하지 않고 있다.

 

끝으로 패스트파이브는 사무실 공간을 제공하는 오프라인 브랜드이지만, 온라인 브랜딩 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들은 이용자들이 공간에 대한 불만없이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효율의 극한을 추구한다. 고객들은 어느 지점에서든지 한 장의 멤버십 카드만 있으면 복합기를 이용할 수 있다. 디지털화가 상당히 많이 진행된 국내 직장인들의 기호에 맞추어 온라인을 기반으로 '빨리빨리' 불편사항을 처리해내는 것 역시 패스트파이브만의 전략이다.

 

**

 

솔직히 고백하자면 책을 읽는 내내 각 전략과 사례로 제시된 기업들이 깔끔하게 매치된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애초에 각 전략들의 정확한 정의도 나와 있지 않다.물론 이것은 이 책만의 문제는 아니고, 경영 관련 문헌들의 고질적인 문제이다. '온라인 브랜딩 전략'의 사례로 제시된 패스트파이브의 경우만 봐도, 본문 어디에도 패스트파이브가 '온라인'을 정확히 어떻게 활용해서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없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은 굉장히 쉽게 읽혔다. '마케팅'이라는 분야 자체가 워낙 개성이 강한 분야이기도 하고, 회사명은 모르는데 브랜드는 익숙한 사례가 몇 개 있었기 때문이다.필자는 던스트가 LF몰의 브랜드인 것은 꿈에도 몰랐다. 전략에 사례를 끼워 맞추는 대신 각 사업 분야별 1위 업체들이 어떤 브랜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는가를 들려주는 구성이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집필진이 최대한 다양한 사례를 가벼운 분량 내에 담아 보려 상당히 노력했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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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을 공부하다보면 다양한 사례에 대한 넓고 얕은 지식이 중요하다는 깨달음을 종종 얻게 되는데, 이 책은 딱 경영학 입문자의 눈높이에서 마케팅 분야의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천할 만하다. 물론 사람마다 얻을 인사이트는 다르겠지만, <브랜드 마케터로 일하고 있습니다>를 읽으면서 내가 얻은 단 하나의 깨달음은 이것이다.

 

 

이름이든, 제품이든, 광고든

브랜드는 '지속 가능' 해야 한다.

 

 

이 깨달음을 단편적으로 논하자면, 홈쇼핑이 쇠락하자 이름을 바꾼 CJ온스타일처럼, 트렌드의 변화에 따라 늘 새로운 올영픽을 내놓는 올리브영처럼, 모든 브랜드는 각자의 '지속 가능성'이 글에서 언급한 '지속 가능성'은 '친환경적인 것'과는 무관하다을 좇아야 한다는 것이다. 즉, 안 될 것은 가차없이 버리고 시대의 흐름을 타야 한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지속 가능성'이란 오히려 변화보다는 '진정성'에 가깝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트렌드를 좇는 듯하지만, 성공한 브랜드들은 잘 팔리는 제품도 브랜드 정체성에 맞지 않으면 과감히 단종시켜버리는 결단력을 가지고 있었다. 가령 '이윤' 그 너머의 무언가를 추구하는 브랜드 논픽션은 제품이 불티나게 팔린다고 해서 부리나케 대량생산을 하지 않는다. 그것은 이윤이 최우선인 브랜드들이나 보일 태도이기 때문이다.

 

즉, 브랜드는 '멋지고 깔끔함'을 추구하면서 제품과 고객 경험은 '싸고 허접함'이어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아무리 남의 전략과 제품이 트렌디하고 좋아 보여도 결국 내 브랜드가 그것을 지속할 자신이 없다면,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 만약 당신이 브랜드를 만들어 지속 가능한 마케팅을 하고 싶다면, 브랜드의 정신은 곧 '나'고, 둘이 될 수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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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나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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