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현장감을 가진 사진 - 비비안 마이어 [도서]

글 입력 2022.08.13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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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사진만 봐도 하품이 옮는 현장감을 가진 사진이 있습니다. 바로, 비비안 바이어의 사진입니다.

 

책 속에는 복잡한 가족사를 극복하고 독립적이고 진취적으로 자기 삶을 구축해나간 작가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습니다. 비비안 마이어의 초기 작품부터 대표작까지 살펴볼 수 있으며, 연구장비와 기술 및 장비에 대한 설명도 확인할 수 있어요.

 


비비안마이어_표1.jpg

 

 

 

도시를 거닐며 거리를 기록하다 (street photographer)


 

비비안 마이어는 늘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언제나 거리에 나가 사진을 찍었습니다.

 

도시를 산책하며 시선을 끄는 얼굴들 앞에 멈춰 셔터를 눌렀죠. 작가에게 거리는 세상과 만나는 장소이자 삶을 지키는 장소였어요. 사진을 통해서 세상을 이해했던 철저하고 성실한 관찰자였죠.

 

그렇게 수많은 사건이 일어나는 활달한 거리의 분위기를 생동감있게 담았어요. 한 켠에 있는 벤치에서 졸거나 무엇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순환하는 도시의 흐름 속에서 빠르게 떼어네 사진 속에 박제합니다. 한 컷 한 컷 사진에 담고 분석한 미세한 제스처들은 작가가 완성하려는 커다란 도시의 서사를 구성하는 퍼즐조각입니다.

 

작고 미세한 모든 것은 시각적 단서가 되어 누군가의 삶을 대면할 수 있게 하죠. 사진을 보다보면 작가가 걷던 그 거리를 거닐고 싶은 마음이 불쑥 들기도 해요. 그 속에서 내가 포착할 것은 무엇일까요?

 

그의 사진 속 거리는 평범한 사람들의 무대가 되고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배역을 부여받아 작가가 연출하는 하나의 역할극을 하게 되죠. 연극적인 분위기 속 사진은 마치 움직이는 듯한 리듬감이 느껴져요.

 

“나는 가끔 세상이 거리가 내가 티켓을 사서 들어온 곳 같다. 카메라가 없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것 같은 세상은 내게 큰 공연이다” - 게리 위노그랜드

 

 

4.센트럴파크 동물원, 뉴욕, 1959년 9월 26일.jpg

 

 

사진을 보는 동안 우리는 사진가가 만든 무대 위의 이야기를 상상하고 인물의 시선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궁금해 합니다.

 

비비안은 훔쳐보거나 몰래 관찰하기보다 정면으로 사람들을 마주합니다. 정직하게 직면해내죠. 너무 가깝지도 않은 적절한 거리를 가진 관계성 때문인지 사진에서 깨끗하고 무해한 느낌이 들어요.

 

요즘 SNS를 보면 인물의 표정이 모두 일정한 것과 달리 통통 튀는 감정이 산뜻하게 드러나고 있죠. 인간 본성에 대한 작가의 온기어린 관점과 유머감각이 담겨져 있어 자연스레 미소가 지어져요. 작가의 관음하는 시선이 담긴 사진이라면 보는 이도 관찰자의 시선에 머물게 될 것이에요.

 

이후 작가는 영화적 시퀀스를 만들어내며 시간성을 변주해 사진을 영화 고유의 개념인 선형적 시공간으로 발전시킵니다. 이 때의 사진에서는 현장감은 사라지고 초현실적인 느낌이 생겨요.

 

도시라는 문명이 만든 획일적이고 인위적인 조형성을 탐구하는데요. 건축물이나 구조물로부터 점선면의 조형적 공간을 시각화 합니다.

 

 

 

셀피(selfie)의 원조, 비비안 마이어의 셀프 포트레이트 (self-portrait)


 

인물 사진이 가득한 섹션에 들어가면, 다소 분위기가 차분해지고 그 표정에 몰입하게 됩니다. 나열되어 있는 초상화들을 한 눈에 담을 때면 삶의 다양성을 체감하게 되요. 각각의 다른 시선과 표정을 보는 재미도 있죠.

 

비비안은 거리의 부랑자부터 유명인까지 동등한 힘을 가진 얼굴로 표현했어요. 피사체들에 대한 편견이 없고 비극을 볼 줄 안다는 작가로 평가되기도 해요. 낮은 위치에서 촬영하는 로우 앵글과 정사각형 화면을 가득 채운 상반신 프레임은 대상이 가진 존재의 힘을 극대화하며 당당해보이도록 만들어요.


특히, 비비안의 자화상은 주체적인 그의 캐릭터를 짐작해볼 수 있게 합니다. 작가와 전시를 마케팅할 때 ‘보모’에 초점을 둔게 아쉬울 만큼 비비안이 스스로를 서술하는 방식은 자기 확신과 자기 확인이 명확히 담겨있어요.

 

“우리는 원을 그리듯 춤추며 상상한다 하지만 비밀은 한가운데 앉은 채 모든 것을 알고 있다.”

 

그는 자화상을 통해 자신이 특정 시간과 장소에 존재하고 있었음을 적극적으로 증명합니다. 그 당시의 순간에 나를 가장 잘 기억해낼 수 있는 방식을 스스로가 가장 잘 알고 있어요. 얼굴 표정과 제스처를 의도를 담아 꾸며내지 않아요. 고유한 나를 있는 그대로 온전하게 비추어요.

 

 

1.뉴욕, 1953년.jpg



[윤민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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