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전 세계가 열광한 관객 참여형 설치 예술, 바티망 [전시]

바티망 : 전 세계가 열광한 관객 참여형 설치 예술
글 입력 2022.08.12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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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보여주는 것은 잊고,

머리가 말하는 것에 주의를 기울이세요."

 

 

바티망 전시 포스터.jpg

 

 

최근 현대 미술계의 아이콘이라 불리는 레안드로 에를리치의 대표작인 <바티망>이 국내 최초 공개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프랑스어로 '건물'을 뜻하는 '바티망'은 도시 생활의 재미있는 요소들을 작품에 활용해 관람객들이 직접 보이는 현실을 새롭게 연출하며 작품 완성에 도전하는 관객 참여 및 몰입형 설치 예술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즉, 실제 건물 모양의 거대한 파사드와 거울로 구성된 작품 안으로 들어가 관람객들은 마치 중력에서 벗어난 듯한 초현실적 시각 경험을 하게 된다. 레안드로 에를리치는 <바티망>을 통해 관람객들이 작품 위에서 각자 창의적인 포즈를 취하며 자유롭게 즐김으로써, 그 자체가 작품이 되는 예술적인 경험이 되길 바란다 했다.

 

실제로 전시가 진행되는 노들섬 복합문화공간에서 <바티망>을 만날 수 있었는데, 이 작품뿐만 아니라 <뿌리채 뽑힌>, <퍼니처 리프트>, <뇌> 등 실제로 다양한 장소에 설치된 작품을 사진으로나마 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마치 영화 Up의 실사판인 듯한 <뿌리채 뽑힌>은 직접 본다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로 거대해 보였다. 또한 충격적이기도 했다. 이는 사진 속 사람들의 표정들을 보면 알 수 있다.

 

 

잃어버린 정원(Lost Garden, 2009).jpg
잃어버린 정원(Lost Garden, 2009)

 

 

영상으로 찍어도 신기한 <잃어버린 정원>은 갤러리 벽 속에 숨어있는 유리창으로 정원이 보인다.

 

정원 안에는 파릇파릇한 화초와 정원 반대편으로 나를 응시하는 또 다른 내 모습을 볼 수 있다. 관객은 작은 정원을 매개로 실제로 존재하지 않지만 유리에 반사돼 마치 존재하는 듯한 공간에 대해 인지하게 된다.

 

<잃어버린 정원>은 에덴의 동산처럼, 물질 세계에서 잃어버린 정원을 상징한다.

 

 

(좌) 비행기(El Avión ,2011) _ (우) 야간 비행(Night Flight, 2015).jpg
(좌) 비행기(El Avión ,2011) _ (우) 야간 비행(Night Flight, 2015)

 

 

레안드로 에를리치의 작품은 여행을 한다는 기분을 안겨준다. 마치 코로나 팬데믹으로 지친 우리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것 같다.

 

전시 초반에 설치된 <비행기>는 푸른 하늘과 멋진 야경을 통해 우리가 마스크로부터 자유로운 해외 여행을 얼마나 기다리고 있는지 보여준다. 낮 비행기 밖으로 파란 구름과 적운이, 밤 비행기 밖으로 멀리 보이는 반짝이는 빛과 암흑이 공존한다.

 

관객은 비행기라는 캡슐 속에 담긴 사색의 여행과 지구 위 비행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세계의 지하철(Global Express, 2011).jpg
세계의 지하철(Global Express, 2011)

 

 

이러한 사색을 이어갈 수 있는 <세계의 지하철>은 한껏 여유를 가지고 전시를 향유할 수 있었다. 지하철 유리창으로 보이는 벽면을 내다보면, 뉴욕, 파리, 도쿄의 시내 전경이 빠른 속도로 지나간다.

 

놀라운 속도로 글로벌화된 지금, 인터넷상의 이미지들을 훑어보는 것만으로 여행의 기분을 느낄 수 있는 현대인들에게 도시의 일상적인 이미지들을 보여줌으로써 현실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가상의 휴가를 제공한다.

 

 

수영장(Swimming Pool)_1.jpg
수영장(Swimming Pool)_

 

 

또 기억에 남는 작품은 <수영장>이다.

 

레안드로 에를리치는 주로 수영장, 탈의실, 정원 등과 같이 일상적인 공간을 거울이나 프로젝터 등의 장치를 활용해 익숙한 공간을 새롭게 지각하게 했다. 그중 <수영장>은 베니스 비엔날레에 처음 선보였었는데, 수영장이 더이상 물놀이 하는 공간이 아닌 사람들의  협동을 필요로 하는 공간으로 보였다.

 

수영장 속에 갇힌 사람이 정말로 젖지 않은 채로 들어가 있는 상태가 놀랍지만, 거울을 이용하여 이를 연출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131.jpg

 

 

사실 관객 참여형 설치 작품인 <바티망>도 마찬가지이다.

 

실제로 거울을 이용하여 마치 건물에서 떨어지는 듯한 모습을 연출할 수 있는 이 작품은, 사실 바닥에 누워 떨어지는 척 연기하기만 하면 된다. 이를 사진에 옮기면 정말로 건물에서 재난 상황이 발생한 것처럼 보인다.

 

많은 관객들이 이를 사진 찍고 연출하고, 재미있어 하는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사실 바티망은 고정된 건물 형태를 가지는 것은 아니다. 레안드로 에를리치는 각 도시의 고유한 건출물에 영감을 받아 작품을 제작한다고 한다.

 

이 구조는 다음과 같다. 바닥에 실제 크기의 모형 파사드를 설치하고, 그 앞에 45도 기울인 대형 거울을 세운 형태로 관람객이 작품에 올라서면 마치 건물 외벽에 매달린 듯한 모습이 거울에 반영되는 것이다.

 

즉 작가는 미완성된 작품을 관람객에 제시하여 그들이 채워가는 형태로서 기반을 두고 있다.

 

 

 

컬쳐리스트 황희정.jpg

 

 

[황희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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