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당신이 보고 있는 것은 실재합니까? - 바티망

글 입력 2022.08.10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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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보고 있는 것은 실재합니까?

 

사실이라고 믿는 것을 비틀고, 꼬집고, 뒤집는다.

관객 참여 전시의 혁신적인 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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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의 아이콘, 레안드로 에를리치는 ‘실재하는 것, 사실이라고 믿는 것, 의문으로 남아있는 것’을 탐구하는 예술가이다.

 

그는 익숙하고 일상적인 것을 ‘의심’의 장으로 끌어들인다.


어디에서든 볼 수 있는 건물이 공중에 떠 있어 어울리지 않는 뿌리가 잔뜩 난 바닥을 낱낱이 볼 수 있다. 혹은 벽의 일부분만을 떼 내어 옮기는 듯한 장면이 전시되어 있기도 하다. 혹은 우리에게도 익숙한 교실의 모습 속 내가 반투명하게 보이도록 하면서 어딘가 기이한 느낌을 선사하기도 한다.

 

이렇게 관람객을 신선함에 매료시키는 ‘바티망’전에서 꼭 주목해야 할 동명의 작품, ‘바티망’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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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에 들어가는 순간, 왼쪽 벽에 보이는 거대한 건물 벽에 아슬아슬하게 사람들이 매달려 있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고 만다.

 

어쩐지 평안한 표정으로 자유롭게 벽을 타고 다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의심하기 시작한다. 저 벽 뒤로 들어올 수 있는 공간이 있나? 이내 알게 된다. 그것은 실제가 아니라 거울에 비친 장면이란 것을.

 

‘바티망’전의 가장 핵심적인 작품이며, 해당 작품이 거울로 ‘트릭’을 구현하는 작품임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막상 내 눈으로 직접 마주한 순간, 난 거울 속에 비친 장면을 ‘실재’ 한다고 믿어버리게 된다. 그리고 계속 ‘의심’하게 되고, 이내 진실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이후 그 ‘의심’의 장에 들어가 또 다른 관객들에게 혼란스러움을 선물하는 주체가 된다.

 

사람들이 바티망에서 사진을 찍으면서 노는 것만 봐도 재밌었다. 보통은 ‘포토존’을 기다리는 일이 지루하다. 개인적으로는 사람들이 많을 경우 피로함을 느껴 바로 지나치기도 한다.

 

그러나 바티망은 도대체가 지루하지 않았다. 포토존이 하나의 작품이고, 작품이 하나의 포토존이었다. 포토존과 작품의 경계가 없이 어우러져 직접 안으로 들어가는 관객들도 즐거운 경험을 하고, 곁에서 지켜보는 이들마저 흥미롭게 한다.

 

관객이 거울 안으로 들어가야 비로소 완성되는 작품이다. 작가는 미완의 작품을 제공하면, 관객이 그 작품을 ‘완성’하는 구조이다. 한참을 그곳에서 사람들이 노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거울을 바라보아도 재밌고, 아래에 누워 여러 가지 포즈를 취하는 것이 재밌다. 벽에 붙은 작품들과 함께 찍는 사진과 달리, 더 역동적인 포즈가 자연스럽게 나온다. 다리의 위치를 다양하게 바꾸고, 팔을 적극적으로 들어 올리며, 몸을 다양한 방식으로 비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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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에서 사진을 찍는 행위는 작가의 입장에서 어느 정도 장단점이 있다. 관객은 사진을 찍는 행위를 통해 작품을 다양하게 편집하고 재생산한다. 작품의 새로운 면면들을 발견하는 것이다.

 

반면, 대체로 사진이 잘 나오는 구도에 한정되어 찍기 때문에 작품의 중요한 내러티브가 편집되는 경우도 존재한다. 작가의 입장에서는 큰 단점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레안드로 에틀리치는 단점을 완전히 상쇄해버렸다. 관객이 사진을 찍기 위해 작품 안에 들어올 수밖에 없도록 하고, 그래야 비로소 작품이 완성되도록 한다.

 

즉, 이 예술가는 관객이 사진 찍는 행위를 통해 비로소 자기 작품의 내러티브를 완성하도록 연출한 것이다.

 

노들섬은 한강 한 가운데에 있다. 도심과 이어져 있지만, 분리된 듯한 기분도 든다.

 

그곳에서 한 번 더 현실과 초현실 사이의 경계에서 마음껏 혼란을 겪어보자. 바티망 전시는 12월 28일까지 노들섬 복합문화공간에서 진행된다. 친구들, 연인, 가족과 즐겁게 관람할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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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민경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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