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깊게 생각하지 마세요 - 나는 관계가 어려운 사람입니다

글 입력 2022.08.02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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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관계가 어렵다. 사람을 사귀는 것도 힘들고, 사람을 대하는 것도 힘들다. 항상 타인의 감정 눈치를 살피게 되고, 행동에게서 불편함이 느껴지면 내 잘못인가 싶어 나 자신을 좋지 않은 방향으로 반성시키게 한다. 그러다보니 사람과 최대한 마주하지 않을 수 있도록 집에 박혀있는 시간이 길어졌다.


최근에도 사람 때문에 직장에서 번아웃이 찾아올 뻔한 적이 있었다.


특정 페이지에 문맥이 맞지 않는 문장이 적혀있어, 부장에게 스크린샷과 함께 이러한 이유로 이 부분은 삭제해야 될 것 같다고 전달하였다. 그런데 돌아오는 대답은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문제있어요?" 내가 이해하기 쉽도록 줄줄이 쓴 내용은 거들떠도 보지 않았거니와, 말투부터 할 말인가 싶었다.

 

그동안 이런 비슷한 일이 한두번이 아니었기에, 그 말을 듣게 된 순간 분노와 함께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다. 직장에서는 최대한 거짓 웃음을 내보이며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려고 하는 편인데도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옆자리 팀장이 몸이 좋지 않냐고 물어볼 정도였다. 덕분에 이직을 열심히 준비 중에 있다.


내가 만약 다른 사람과 협업을 해야하는 일이 아니라 혼자서 일을 했더라며, 적어도 저런 말을 듣지는 않았을 것이다. 인간은 살면서 행복을 느껴야 하는 존재일텐데, 왜 동시에 사회적 동물이어서 관계를 맺고 그 안에서 불행을 느껴야 하는 걸까.

 

 

관계-표1.jpg



도서 <나는 관계가 어려운 사람입니다>는 작가가 정신건강의학 전문의로 일하면서 수많은 내담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거기에서 찾아낸 관계에 대한 책이다. 상담을 받았던 내담자들의 이야기들은 (배우자와의 문제를 제외하고) "내가 언제 상담을 받았지?" 싶다. 모두들 비슷한 연유로 관계에 대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내담자들의 이야기에서 볼 수 있는 관계가 힘든 사람의 공통점은 '나'보다 '남'을 더 우선시한다는 것이다. 내 마음이, 내 멘탈이 탄탄하지 않은 상황에서 남을 더 의식하게 되니 관계를 유지하고 버티기가 벅찬 것이다. 타인을 지나치게 배려한 나머지 나 자신을 배려하지는 못 했다. 우리는 관계가 어려운 사람이면서 동시에 '거절'을 잘 하지 못 하는 사람들이었다.


이와 반대로 거절을 못 해서가 아니라 계속 거절만 당해서 관계가 어려운 사람이 있을 것이다. 나는 후자의 비중이 더 크다. 해줄 수 있는 일은 웬만해서는 해주는 편인데, 내가 먼저 제안한 일에는 거절당하는 경우가 너무나도 많았다. 그래서 애초에 먼저 제안을 하지 않는다. 거절당할 바에야 혼자 하는게 속이 편하니까.


하지만 앞에서도 얘기했듯이,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기 때문에 사람과의 관계를 맺는게 필수불가결하다. 대학을 가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이든 혼자서 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는데 아무리 혼밥을 하고, 조별과제가 있는 강의는 피해서 혼자 수업을 들어도 어떻게든, 어디에서든 사람을 마주칠 수 밖에 없었다. 옛말에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고 하지 않았던가. 물론 관계라는 것이 즐기는게 피하는 것보다 더 어렵지만, 조금 더 쉽고 편안하게 관계를 정의내리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나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판단의 축을 외부의 인정에서 내면의 만족으로 가져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내면의 행복과 만족에 무게중심을 두고 마음을 단단하게 쌓아가다 보면 냉혹한 외부의 평가나 기대로부터 조금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 p.87
 

 

도서의 저자는 관계가 힘들고 어려울 때, 타인과 거리를 두고 나 혼자만의 시간을 갖도록 노력하며, 최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체력을 길러보라고 얘기한다. 모두 맞는 말이고, 틀린 말은 없다고 본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있어 관계에 있어 필요한 것은 '해탈'이라고 본다. 단어만 보았을 때 상당히 부정적인 의미로 보일 수 있지만, 사실 해탈은 멘탈이 강한 사람이 얻을 수 있는 상태이고, 관계에 있어선 그렇게 부정적인 태도라고 보기 어렵다.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처받는 것을 싫어한다. 상대방의 부탁을 거절했다가 관계가 망가질까봐 두렵고, 또는 내 부탁이 거절당하는 것이 두렵다. 하지만 관계에 있어 해탈의 상태라면 누군가 내 제안을 거절했을 때 그러려니 할 수 있고, 그 반대로 내 부탁을 거절당했을 때도 그러려니 할 수 있다. 그러려니 할 수 있는 건 내면이 단단하다는 걸 의미한다.

 

해탈은 지속적인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상대가 나를 거절할 수도 있고, 나도 상대를 거절해도 된다는 걸 계속해서 머릿속에 각인시켜주어야 한다. 그냥 넘어가려는 마음가짐보다 부정적인 감정이 훨씬 더 강하고 쉽게 느껴지기에 처음에는 어려울 수 있다. 그래도 꾸준하게, 뒤늦게라도 '그러려니'하는 생각을 가져야한다. 다소 성의가 없어보일 수 있지만, 너의 (거절하는) 제안을 수용할 것이니 나 역시 (거절할 수 있는) 제안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관계라는건 오히려 깊게 파고들수록 나빴으면 나빴지 좋아지지는 않는다.


마음가짐보다는 다소 위로가 필요하다면, 사람과 인연을 맺는 것에 지치고 어떻게 해야할지 갈피를 못 잡겠는 사람은 <나는 관계가 어려운 사람입니다> 도서를 한 번 읽어보는 것을 권장한다.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고 존중해주는 지인이 단 한 명이어도 괜찮습니다. 그 사람과 지속적으로 유대관계를 맺으며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어가세요. 주위의 소문이나 주변의 편 가르기는 내 마음에 절대 침범할 수 없다고 스스로 다짐해보세요. 내 마음의 중심잡기는 온전히 나에게 달렸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주위의 소문이나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현재의 일이나 가치에 좀 더 집중하게 되면 마음은 점차 단단해질 수 있습니다. - p.136
 


[배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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