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콘텐츠를 즐기는 콘텐츠를 만듭니다: 콘텐츠 만드는 마음

10일간 모은 마음을 드려요.
글 입력 2022.08.02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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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서해인이 발행하는 뉴스레터 〈콘텐츠 로그〉에는 누구보다도 콘텐츠를 애호하는 마음이 가득 담겨있다.

 

〈콘텐츠 로그〉는 저자가 10일 동안 본 콘텐츠를 소개하는 뉴스레터로, 한 사람의 콘텐츠 생활 그 자체의 기록이 담겨있다. 뉴스레터에는 크게 4가지 코너가 있는데, 10일 동안 저자가 즐긴 모든 콘텐츠를 나열하고 그중 가장 좋았던 2개의 콘텐츠를 선별한다. 그리고 읽고 싶은 책 목록을 소개한 후 다음 10일 동안 다가올 콘텐츠를 기다린다.

 

콘텐츠에 대한 콘텐츠를 만든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콘텐츠에 대한 뉴스레터를 발행하게 된 계기부터, 어떤 콘텐츠를 보는지, 어떤 마음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지 궁금해 〈콘텐츠 만드는 마음〉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크게 1부 보는 사람, 2부 만드는 사람, 3부 일하는 사람으로 나누어져 있다. 보고, 만들고, 일하는 마음을 순서대로 따라가보자.

 

 

 

보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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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콘텐츠로그 홈페이지

 

 

저자가 보는 드라마, 영화, 책, 음악, 뮤직비디오, 팟캐스트, 영상 클립을 모아보니 한 달에 평균 120여 개정도 된다고 한다. 매체를 가리지 않는 콘텐츠 잡식 성향에 걸맞게 1부에서는 다양한 콘텐츠 시청 방법을 소개한다.

 

자정에 티저 콘텐츠를 보고 오후 6시에는 음원과 뮤직비디오를 감상하는 ‘케이팝 루틴’, 공포 영화가 너무 무서워서 공포영화를 대신 봐주는 후기를 담은 뉴스레터를 보는 방법 등 콘텐츠를 향유하는 삶을 관찰할 수 있다.

 

 

"콘텐츠 소비자로서 우리가 모든 단점에 눈감아줄 필요는 없지만, 단점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에대한 고민은 지속해야 한다. 우리는 모니터 뒤에도 사람이 있다는 걸 아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 〈콘텐츠 즐기는 마음〉 77p

 

 

나는 아트인사이트 에디터이자 콘텐츠 마케팅 인턴으로, 매일 콘텐츠를 보고 또 만들고 있다. 그렇다보니 취향에 맞지 않은 콘텐츠을 보게 돼도 함부로 평가하기 어렵다. 하나의 콘텐츠를 만드는데 얼마나 많은 정성이 들어갔는지 알기에 “재미없다”라는 단순한 평을 내뱉을 수 없다.

 

대신 그 콘텐츠만의 장점을 유심히 살펴보고 단점은 신중히 생각하며 ‘나라면 이런 방향으로도 생각해 볼 것 같다’고 마음껏 상상해 보는 쪽을 택하기로 했다.

 

 

 

만드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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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레터를 한 번 발행할 때 10시간이 넘도록 정성을 가득 담는다고 한다. 누가 만들라고 시킨 것도 아닌데 말이다. 어쩌면 저자는 지인들에게 뉴스레터를 왜 하는지, 수익은 나는지에 대한 질문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다.

  

책에 따르면, 뉴스레터를 만들게 된 계기는 콘텐츠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를 반복하는 게 비효율적이라 한 번에 많은 이들에게 이야기하기 위해 뉴스레터를 만들기 시작했다. 콘텐츠를 살피고 말하는 게 너무 좋아서, 다시 말해 '하고 싶은 마음'으로 콘텐츠를 3년이 넘도록 만들고 있다고 한다.

 

〈콘텐츠 로그〉가 독특한 점은 '콘텐츠를 즐기는 콘텐츠’라는 것이다. 콘텐츠를 애호하는 열정과 성실성이 결합하여 보고, 듣고, 감정을 느낀 경험이 콘텐츠로 재탄생했다. 콘텐츠 생활을 왜곡이나 과장 없이 그대로 전달하면서도, 콘텐츠를 살피는 주관적인 마음으로 가득 채워진 독특한 콘텐츠가 되었다.

 

 

"효율이나 안정성보다 더 중요한 가치가 있다는 믿음을 지니는 것. 그리고 그 사실로 인해 마음의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는 것. 이 두 가지는 혼자서 무언가를 만드는 나 역시 실감하는 바이다."

 

- 〈콘텐츠 만드는 마음〉 171p

 

 

나의 지난 아트인사이트 에디터 활동을 돌아봤을 때 기획부터 작성과 발행까지 짧게는 이틀, 길게는 나흘정도의 시간이 필요했다. 꽤나 오랜 시간을 쏟아야 하는 기고 과정을 지치지 않고 해낼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문화 예술을 애호하는 마음이다.

 

향유하고 싶은 콘텐츠를 즐기며 나만의 언어로 콘텐츠를 만드는 기쁨이 꾸준하게 콘텐츠를 만드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일하는 마음


 

"본전을 뽑으려는 마음으로만 산다면 점점 즐거움을 느끼는 일상의 폭이 좁아질 거라 생각한다."

 

마지막 3부에서는 콘텐츠를 글감으로 프리랜서로 일하는 자신의 마음을 전달한다. 애정하는 콘텐츠의 내용이나 문장 한 줄을 인용하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콘텐츠를 매개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볼 수 있어 좋았고, 나 또한 이를 소재로 또 다른 콘텐츠인 이 글을 쓰고 있다.

 

그렇다면 콘텐츠는 나에게 어떤 의미일까. 나에게 콘텐츠란 일상의 원동력이면서 현생에 치여 잠시 잊고 있던 삶의 중요한 화두를 툭툭 꺼내주는 매개체이다. 덕분에 생각할 거리를 얻어 고민에 빠지기도 하고, 드라마보다 평탄한 삶에서 느끼기 어려운 감정의 깊이를 잠시마나 느껴보기도 한다. 가끔은 고민이 너무 많아 복잡해진 머리를 식혀준다.

  

여러 콘텐츠 경험이 쌓이다 보니 새로운 작품을 접할 때 이번에는 어떤 의미가 나에게 새롭게 다가올 지 한껏 기대감에 휩싸일 때도 있다. 그러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내가 보는 모든 콘텐츠가 인생작일 수는 없으니 살짝 힘을 빼고 너그럽게 콘텐츠를 향유하며 즐기면서 슬기로운 콘텐츠 생활을 향유해보자.

 

 

[유다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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