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인사이트] 오랜만입니다. 2년 만이죠?

제 10회 아트인사이트 모임 후기
글 입력 2022.07.14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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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회 아트인사이트 오프라인 모임

2022.07.09 토요일, 오후 2시~7시

그레코 로스팅컴퍼니

 

 

어? 오프라인 모임이라고?

 

처음엔 내가 잘못 본 줄 알았다. 분명 대표님께서는 내년 즈음에 오프라인 모임을 여실 예정이라고 하셨는데? 뭔가 일정이 앞당겨졌나?

 

자세한 내부 사정은 모르지만, 뭐가 어쨌든 굉장히 좋은 기회였다. 문화 예술을 애정하는 아트인사이트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니 말이다. 에디터부터 실무진까지 모두 모이는 모임이니만큼 규모가 꽤 될 것 같았는데, 역시나, 문화 초대에 선정된 후 확인해보니 인원이 꽤 많았다.

 

총 23명. 이렇게 많은 인원이 모이는 건 코로나 이후로 처음인 것 같다. 적어도 내가 경험한 모임 중에서는 가장 인원이 많았다. 10명 미만의 소규모 모임은 몇 번 간 적 있지만, 10명을 넘어가는 모임은 정말이지 몇 년 만인지 모르겠다. 이토록 큰 규모의 모임은 오랜만이어서 설레기도 했지만, 그래서 더 긴장되기도 했다.

 

이러한 모임에 나가는 것이 한 두번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자리들은 언제나 날 떨리게 만든다. 좋은 의미에서든, 나쁜 의미에서든. 그것은 곧 불안이라 설명해도 좋을 것이고, 기대라 설명해도 좋을 것이다. 불안이란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 잘 이야기 할 수 있을까, 에 대한 걱정일 것이고, 기대가 드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 예술을 즐기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할 흔치 않은 기회가 주어졌기 때문일 테다. 그것도 단순히 문화 예술만 즐기는 사람들이 아니라, 그걸 바탕으로 글을 썼던 사람들을 만나는 자리니만큼 더더욱 흔치 않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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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지껏 'Project 당신'을 통해 적지 않은 아트인사이트 구성원분들을 만나뵈었다. 그렇게 만난 분들은 모두 저마다의 독특한 글쓰기 방식을 가지고 있었다. 감정을 잘 다듬어 꾹꾹 누른 다음 정갈한 상태의 글쓰기를 지향하는 분, 냉철한 시각을 바탕으로 사회를 정면으로 쏘아보는 논리적 글쓰기를 지향하는 분, 내면에서 느껴지는 심상을 다양한 언어로 풀어내어 하나의 시 같은 글쓰기를 지향하는 분, 그 어떤 포장도 허용하지 않아 속이 다 드러나는 투명한 상태의 글쓰기를 지향하는 분까지.

 

참 재밌는 일이라 생각했다. 천편일률적으로 똑같은 사람들만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이. 모두들 저마다의 스타일을 가지고 있고 그걸 바탕으로 독특한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어낸다는 점 역시 마찬가지로.

 

그들을 만나면서 느낀 감정은 '경이로움'이었던 것 같다. 무언가를 이렇게까지 좋아할 수 있네, 정말 진심으로 좋아하면 이런 일까지 할 수 있는구나, 그렇게 좋아하기 때문에 지금 이런 일을 하고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것이구나, 이 분은 이런 감정을 느끼는구나, 세상에는 이런 삶도 존재하는구나, 이런 시각은 새롭네, 이것이 이 사람의 개성이구나.

 

무언가를 깊이 좋아하는 사람에게서는 무언가 강한 아우라가 느껴진다. 내가 이때까지 만난 아트인사이트 사람들은 모두 저마다의 아우라를 갖고 있었다. 그걸 마주하는 순간을 나는 감히 경이롭고 아름다운 순간이라 표현하고 싶다. 그렇기에 고유한 아우라를 가진 사람들의 모습을 담는 일은 더 없이 흥미로운 작업이었다. 이 세상에서 이토록 재밌는 일이 있을까! 이토록 가슴 뛰고 두근거리는 일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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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그 점이 내가 아트인사이트 사람들을 만나는 것에 큰 부담을 느끼지 않는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아트인사이트 사람들에게서는 그렇게까지 날선 감정이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분명 각자가 가진 개성은 뚜렷하고 색달랐지만, 그리고 나와는 어느 정도 거리가 있다고 느껴지던 요소들도 있지만, 그걸 본 내가 느낀 감정은 두려움이 아니라 호기심이었다. 모르니까 피해야지, 라는 마음보다 모르니까 알고싶다, 하는 마음이 더 컸다. 궁금하고, 알고 싶고, 다가가서 확인해보고 싶은, 그런 감정이었다.

 

이번 모임은 그렇기에 더 없이 내게 귀중했다. 그런 아트인사이트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기 때문이다.

 

사전에 우리는 '자신을 나타낼 수 있는 5단어', '최근 관심사 1-3건', '인상 깊었던 문화초대 3건', '자유 소개&발언', '대표 글&선택이유'를 미리 작성한 후에 그 내용을 공유했는데, 그 과정에서 같은 조 사람들이 누군지, 그리고 그 분들의 관심사와 대표글은 무엇인지 미리 알 수 있었다. 모두의 글은 볼 수 없더라도 같은 조인 사람들의 글은 보고 가자는 마음으로 미리 대표글들을 보고 갔는데, 시간 관계상 그러한 글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직접적인 기회는 없었지만, '이 글을 쓰신 분이 이 분이구나'를 알게 된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라 생각했다.

 

실제 모임 때는 그보다 더 재밌는 주제로 이야기를 많이 했다. 아무래도 모인 사람들 모두가 문화 예술 플랫폼에서 글을 쓴다는 특징이 있어서 그런지, 각자 나름의 문화를 향유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었는데, 한분 한분이 하는 얘기들을 듣다보니 '이 분은 정말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는 진심이구나'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게 되었다.

 

그러니까 눈이 반짝인다고 해야하나. 좋아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면 누구나 눈을 반짝이게 되는 것 같다. 생기가 돌고 힘이 넘치며 목소리가 또랑또랑해진다. 그 모습이 영락없는 문화 애호가 같다는 생각이 들자, 미소가 지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도 재밌는 분들을 만나게 되었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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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일일이 1:1로 대면할 순 없더라도 어느 정도 대화다운 대화를 좀 해보고 싶었는데, 그래서 그런가, 주어진 시간이 너무 짧다고 느꼈다.

 

그러니까, 분명 5시간은 짧지 않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그리고 모임에 가기 전엔 충분히 넉넉한 시간이라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뭔가 석연치 않을 정도로 짧았다. 이렇게 빨리 끝난다고? 싶을 정도로 시간이 빨리 갔다. 뭐했다고 벌써 5시간이 가?

 

예상컨대 그건 서로서로 할말이 너무 많았기 때문은 아닌가 싶다. 충분한 시간이 주어졌더라면, 더 흥미로운 주제와 소재로 대화를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는데, 한창 재밌어질 무렵에 모임이 딱 끝나서 아쉬움이 좀 크게 남았다.

 

아마 그건,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아트인사이트 구성원분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 생각한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또 다른 모임이 열릴 예정이라는 것. 대표님께서는 한 달 뒤 정도로 예상하고 계신다는데, 모임 끝날 때 쯤 들었던 4개월보다 더 빨라서 내심 놀랐다.

 

이번 모임도 내 예상보다 더 빨라서 놀랐었는데, 어째 아트인사이트에서는 내 예상을 뒤엎는 일이 생각보다 많이 일어나는 것 같다. 나야 물론 좋은 일이지만!

 

아마 그때쯤이면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지 않을까. 시간도 지금의 5시간보다 더 긴 시간으로 기획 중이라고 하시니, 나와 비슷하게 시간의 한계를 느꼈던 분들이라면 더 없이 좋은 기회일 것이다. 문화를 애호하는 누군가와 소통할 수 있는 이런 기회가 빠른 시일 내에 주어짐이 참으로 감사하다.

 

다음에 열릴 아트인사이트 11회 모임 때는 누구를 만나게 될 지, 기대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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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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