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우리 - 경이로운 자연에 기대어

책 '경이로운 자연에 기대어'를 읽고
글 입력 2022.07.11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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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워터밤, 흠뻑쇼 같이 물을 이용한 행사에 대한 사람들의 비판과 그에 대한 반박이 이어지는 토론이 인터넷 상에서 열렸었다. 주된 쟁점은 현재 심각한 우리나라의 가뭄과 대조되어 물을 낭비해 즐기는 것이 옳은 것이냐, 라는 것이었다.

 

특히 흠뻑쇼는 싸이가 주관하는 행사로, 공인으로서 환경 문제에 더욱 민감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많았다. 애초에 이런 행사가 있는 줄도 몰랐거니와 사람들과 부대끼는 것을 매우 안 좋아하는 나로선 행사 자체에 대한 비판과 반박보다는 사회적으로 환경 문제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다는 것이 오히려 더욱 흥미로웠다.

 

아주 어릴 때부터 환경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배워는 왔지만 대중이 이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것은 많이 보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10년 전, '무한도전'에서의 '나비효과' 특집이 방영될 때의 반응과는 또 다른 현재의 반응을 통해서 과거에 비해 환경에 대한 관심이 사회적으로 높아졌다는 것을 느낀다.

 

자연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해가 지날수록 높아져가는 것 같다. 레이첼 카슨이 '침묵의 봄'을 발표하였을 때의 그 센세이셔널한 충격은 오히려 그 전까지 죽어가는 자연에 대한 심각성을 사람들이 잘 못 느껴왔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침묵의 봄'이 나왔다고 한다면, '환경 문제가 심각하다는 건 알고 있는 문제인데, 그래서? 뭐, 어떻게 하자고?' 라는 반응이 나올 수도 있겠다. 실질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움직임이 필요할 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움직임은 지금 당장 우리가 지구 온난화, 자연의 손실로부터 발생하는 기후 변화 등으로부터 피해를 받기 때문에 막연히 발생하는 것이다. 도대체, 자연이란 무엇이기에 우리가 지키고 보호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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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경이로운 자연에 기대어>는 자연에 대한 숭고함과 감사함이 담긴 에세이를 엮은 것으로, 자연에 기대어 자신의 삶을, 자신을 둘러싼 사회를 성찰하는 작가들의 모습이 엿보인다. 이 책에서 공통적으로 겹치는 주장은, 인간은 자연보다 우위에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인간은 자연으로부터 인문적인 배움을 얻고, 그것을 삶에 적용시키며 살아간다. 따라서 인간이란 자연의 일부로 유한한 삶을 살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언제나 자연에 대한 경이로움을 감사히 여겨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에코이즘은 레이첼 카슨의 에세이로부터 시작이 되어 다양한 나이, 성별, 인종의 사람들이 함께 이어온다. 그들은 모두 자연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기대어 살아간다. 그런 그들이 자연을 사랑하는 것은,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환경 문제에 있어 목소리를 낼 수 밖에 없는 사랑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며, 문득 지브리 스튜디오의 <모노노케 히메>가 떠올랐다. 모노노케 히메는 자연을 이용하는 에보시와 자연 그 자체의 편인 산의 갈등을 다루고 있는데,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것을 아시타카가 제안한다. 어느 한 쪽으로도 쏠리지 않은, 양쪽의 균등한 공존을 위한 주장이었다.

 

이 책은 아시타카와 매우 닮아있다. 자연에 귀속되어 있음에도 최상위에 속해 있는 인간은 어쩔 수 없이 생존을 위해 자연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농사를 짓는다거나 하는 이유로 말이다. 그러나 무작정 자연을 사용하는 것만이 아니라 자연을 통해 삶의 상처를 메꾸고, 깨달음을 얻는다. 인종차별의 상처, 어머니 자연에 대한 회귀. 그러고선 자연을 더욱 아낀다. 사랑한다. 에코이즘으로 유명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그것과도 비슷한 사상이다.

 

책은 초록색이 주된 색으로 사용되었다.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푸르러지는 색이다. '자연은 이 세상에서 인간이 만들지 않은 부분'이라고 레이첼 카슨은 말했다. 따라서 자연이란, 더욱 숭고하다. 인간이 만들지 않은 것으로부터 인간이 깨달음을 얻게 되는 그 과정 또한 인간이 만들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경이로운 자연에 기대어, 나 또한 자연의 숨결을 느끼고 싶어지는 시간이었다.

 

 

[윤지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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