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어디로 튈지 모르는 으네의 어딘가 이상한 'OZ LAND' [음반]

톡톡 튀는 사운드들로 구성된 코랄빛 동화 세상
글 입력 2022.07.02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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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튈지 모르는 으네의 어딘가 이상한 'OZ LAND'


 

 

 

래퍼로는 비와이, 쿤디판다, 손심바, 최엘비가 프로듀서로는 비앙과 디젤이 소속된 데자부 그룹. 남자들뿐인 힙합 씬에서도 유난히 어둡고 둔탁한 디트로이트 계열 비트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이들 사이로 귀여운 막내가 입단했다. 싱어송라이터 '으네'다.

 

으네는 힙합 유튜브 예능을 중심으로 8balltown의 미노이, (舊)하이라이트의 수비와 함께 국힙 요정으로 손꼽히며 팬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처음 으네가 데자부에 입단했을 때, 팬들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으네의 음악색이 기존에 있던 데자부의 것과는 많이 달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으네는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 보였다.

 

특히, 딩고와 함께한 데자부 그룹 컴필레이션 앨범인 "Wrote this Tomorrow"의 수록곡 'No More Chances'는 으네의 주도하에 만들어진 것이다.

 

 

 

 

I'm sorry you can't take my crown

Oh bitch i said don't kill my vibe

Feel bad feel bad for you

헛소리는 이제 그만

왜 내게서 너를 찾아


- 곡, No More Chances 中

 

 

곡의 도입부에서 그는 매력적인 목소리로 헤이터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다. 그 모습이 마치 인어의 모습으로 사람을 홀린다는 세이렌을 연상케 한다.

 

그는 작곡과 편곡에도 직접 참여했다. 같은 레이블의 래퍼 손심바는 자신의 SNS 라이브 방송에서 "(No More Chances에서) 으네가 직접 짜온 베이스라인이 너무 괜찮았다. 으네가 데자부에서 어떻게 섞여야 할지 방향성을 보여준 곡이었다"고 말했다.


그런 그가 얼마 전 첫 앨범 단위 작업물을 선보였다. 바로 'OZ Land'. 전자음악 디제이이자 프로듀서로 유명한 '다울'이 앨범의 키를 쥐었으며, 한국 대중음악상을 수상하며 주목받는 래퍼 '최엘비'가 피쳐링으로 참여하여 완성도를 높였다.

 

그 사이에서 으네는 특유의 톡톡 튀는 매력으로 자신만의 세상을 예쁜 코랄 빛으로 물들인다.

 

 


앨범의 숨은 공신, 프로듀서 다울


 


 

다울은 Soap Seoul에서 처음 데뷔했다. Soap Seoul은 용산구 클럽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언더그라운드 음악 베뉴다.

 

2017년 처음 문을 열어 힙합과 알앤비 등의 라이브 공연을 통해 입지를 넓혔으며, 이듬해에는 전 세계 최초로 애플 뮤직의 공식 큐레이터로 선발되기도 했다. 펀치넬로의 'Blue Hawaii'와 Sik-K의 'Soap Seoul'은 이곳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트랙이다.


이번 글의 주인공인 으네 또한 Soap Seoul의 영향을 받았다. Soap Seoul은 로컬 아티스트뿐만 아니라 해외 아티스트의 내한을 주관하기도 한다. 한 번은 으네가 가장 좋아하는 호주 출신 DJ 'Young Franco'가 Soap Seoul에서 공연했고, 이 공연은 그에게 있어서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었다. 2019년 발표된 곡 'Aussie boy'는 그에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Soap Seoul은 2020년 자체 음악 레이블을 런칭한다. 바로 'Soap Records'. Soap Recods는 현재까지 단 두 앨범만을 발매했다. 그중 하나는 다울의 것이며, 다른 하나는 브릴리언트의 것이다.

 

브릴리언트는 25살의 나이로 미국의 디바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와 작업하여 일찍이 그래미에 노미네이트 된 천재임을 떠올려 보면 그가 왜 '슈퍼 루키'였는지 알 수 있다.

 




 

앨범은 간결하고 중독성 있는 리듬과 멜로디 라인으로 진행된다. 다울은 곡의 곳곳에 재미있는 음악적 장치를 숨겨놓았다. 화음을 만드는 것이다. 이때, 1인 아카펠라 영상을 만들 때처럼 단순히 여러 성부의 음악을 부르고 합치는 형태로 그치지 않는다.

 

다울은 으네의 목소리를 일종의 소스로 활용하여 완전히 새로운 소리를 만들어 낸다. 그의 손에 의해서 으네는 지저귀는 귀여운 새가 되기도 하고, 작은 휘파람 소리가 되기도 한다. 다울은 손끝으로 다소 심심할 수도 있는 구성을 낭만적인 동화로 만들어낸다.

 

 


"아마 난 이번 겨울이 끝나도 살아남을 거야 인마~"



국힙 팬이 아니더라도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띵'에서 재키와이가 부른 라인이다. 힙합은 여자들에게 친절한 문화가 아니다. 그래서인지 힙합씬에는 여자 아티스트도 리스너도 적다.

 

있다고 하더라도 듣지 않아도 될 편견 가득한 말들을 듣고 떠나는 일이 부지기수이다. 그래서 나온 말이 "여자 래퍼 수명은 2년". 재키와이는 이를 비꼰 것이다. 바로 옆 동네인 R&B나 전자음악씬도 그보다 조금 나은 정도지 아주 다르진 않다.


그래서인지 퀄리티 높은 사운드가 촘촘하게 새겨진 으네의 앨범이 더욱 반가웠는지도 모르겠다. 으네의 작업과 재능이 단순히 '귀엽고 엉뚱한 소녀'라는 캐릭터에 가려지기에는 아쉽다.

 

그의 음악이 앞으로 더 많이 주목받아 오랜 시간 사랑받고 나아가 세계적인 무대에 설 날을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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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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