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앤서니 브라운의 원더랜드 뮤지엄 [미술/전시]

글 입력 2022.05.17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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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으로 “소통”하는 그림책 작가 앤서니 브라운의 원더랜드뮤지엄 展이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2022년 4월 28일부터 8월 31일까지 개최됩니다. 아동문학가 앤서니 브라운의 대표작 원화 200여점, 미디어아트, 놀이형 설치작품, 콜라보레이션 NFT 아트 등 다양한 작품이 전시될 예정입니다.

 


앤서니 브라운_공식 포스터.jpg

 

 

“그림책은 나이가 들었다고 접어야 할 책이 아니라 나이를 불문한,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다.“

 

어른들이 느낄 수 있는 동화의 힘은 무엇일까요? 자신의 어린시절을 돌아보며, 과거를 재정립할 수 있죠. 더불어 성장하고 있는 동화 작품 속 인물들에게 위안을 받기도 합니다. 서사의 역동성 속에서도 느낄 수 있는 항상성은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을 주죠. 동화가 가지고 있는 비판 의식은 약자와 연대할 수 있는 단단함을 얻습니다.

 

앤서니 브라운은 어린이가 세상과 부딪히며 겪을 수 있는 어려움과 심리변화를 예민한 통찰력으로 담아내었는데요. 폴 비빌리오는 “상상력의 세계는 어린아이의 세계로 회귀하려는 성숙한 자만이 들어갈 수 잇는 초록빛 낙원”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전시를 관람하며 어린이의 시선으로 그림 속에 숨겨져 있는 비밀을 찾아보며 어린이 감각을 회복해볼 수 있습니다. 질 들뢰즈의 ‘되기’ 개념을 통해 ‘아이-되기’를 실천해봅니다. 창조한다는 의식 없이 자발적으로 창조하는 세계로 귀환해봅니다.

 


Zoo 1992  @ Anthony Browne.jpg

 

 

"어린이들이 어떻게 그림을 그려야 하는지 물어보면, 나는 우선 최대한 주의 깊게 보라고 말해준다. 내게는 이것이 미술가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기술이다"

 

작가는 작품 속에 때론 엉뚱하고 예상치 못하게 작은 디테일을 숨겨 놓았습니다. 이는 작품의 서사와 중요한 플롯을 암시하기도 하는데요. 부모와 아이는 그림 속 숨겨진 비밀을 찾으며 대화를 이어갑니다. 이렇게 가족 간 의사소통은 그림과 글 사이 간극을 자연스레 채울 수 있게 해줍니다.

 

 

Piggybook 1986 @ Anthony Browne.jpg

 

 

'돼지책'은 가사 노동에 있어 엄마와 아내의 위치에 대해서 생각해보며 성별에 대한 고정관념을 짚고 넘어간 작품이라는 점에서 인상깊었는데요. 


근대 아동문학은 어린이를 계몽해야 한다는 인식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오늘날의 어린이 문학은 어린이를 독립적인 미적 경험의 주체로 동등하게 대하고자 합니다. 어린이의 세계에서 포착할 수 있는 관점, 욕망,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담아내죠. 


또한, 편향된 교훈을 전달하는 것에서 벗어나 인권 감수성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다문화, 성평등, 장애 등 소수자를 고려하고자 하는 노력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The Shape Game 2003@ Anthony Browne .jpg

앤서니 브라운의 작품 속 빠질 수 없는 요소가 있다면, 바로 셰이프게임입니다. 셰이프 게임은 한 사람이 먼저 아무 형태를 만들면 다음 사람이 그 모양에 맞춰 이어서 그림을 완성하는 방식입니다. 비정형의 도형이 작가의 개성과 만나 또다른 새로운 작품으로 완성되는 것인데요.

 

 

Through the Magic Mirror 1976 @ Anthony Browne.jpg

 

 

마치 초현실주의자들처럼 일상의 평범한 오브제에 상상력을 더해 새로운 무언가로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앤서니 브라운은 르네 마그리트, 조로조 데 키리코, 살바도르 달리 등 초현실주의 거장들에게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초현실주의 예술의 영향을 받아 셰이프게임이라는 작업형태를 고안해낸 연결점을 이해해볼 수 있습니다.

 

특히,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은 거울이 중요한 요소인데, 미디어아트로 이 점을 강조해 아이들이 명화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 점이 인상깊었습니다.

 

국내 유명인사들과 셰이프게임으로 협업한 NFT 작품도 감상가능합니다. 전시 마지막엔 직접 셰이프게임을 체험할 수 있는 연계 프로그램이 준비되어있습니다.

 

 

앤서니 브라운 빌리지 2022 @ 아이땅 (1).jpg

 

 

앤서니 브라운의 스토리텔링을 다양한 방식으로 재해석한 놀이형 설치 작품도 준비되어있습니다. 마치 전시를 통해 작가의 이상적인 마을이 구현된 듯 한데요. 어린이 타겟을 섬세히 고려한 친절한 요소들이 눈에 띕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는 전시, 상상력 가득하고 따뜻한 감동이 있는 이야기 속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윤민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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