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가장 특별한 이 곳, 가족 [영화]

노웨어 스페셜(Nowhere Special. 2020)
글 입력 2022.05.08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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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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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대안가족에 대한 과제를 하던 중 교수님께서 이 영화를 추천하셨다. 혈연 중심이었던 과거의 전통적 가족과 달리 현재 다양한 가족의 개념이 나타났다. 기존 엄마와 아빠, 혹은 자녀 등 핏줄로 구성된 울타리에서 벗어나 대안적으로 가족을 구성했다는 의미에서 대안적 가족이다. 우리에게 친숙한 1인 가구, 한 부모 가족, 동거 가족에서 생소한 폴리아모리, 실버가족 등이 있다.

 

영화 ‘노웨어 스페셜’에는 이런 대안적 가족이 등장한다. 병으로 곧 세상을 떠날 아버지가 혼자 남겨질 아들을 위해 새로운 가족을 찾는 이야기다. 아버지와 아들이 사는 한 부모 가족이며 아들이 새롭게 만날 구성원과 합쳐져 새로운 대안 가족을 형성한다.

 

영화는 슬픈 내용이지만 아버지가 아들을 얼마나 사랑하고 아끼는지, 또 입양을 원하는 가족들이 새로운 가족 구성원을 얼마나 반기는지 느낄 수 있다. 그러면서 ‘가족이란 게 꼭 혈연이 중요할까?’와 같은 의문이 들게 한다.

 

 

 

가족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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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 가족을 보여주는 ‘고레에다 히로카즈’감독의 영화 ‘어느 가족’이 있다. 서로 핏줄 하나 섞이지 않았지만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 의지하며 진짜 가족처럼 지낸다. 기존 전통적 가족이 수행했던 역할을 대신하는 셈이다.

 

역할을 대신하는 점에서 ‘대리관계’가 형성된다. ‘노웨어 스페셜’에서 아버지의 역할을 다른 사람이 대리하며, 아들 역시 기존 다른 부부가 낳았을 자식의 역할을 대리한다. 대리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선 서로 신뢰를 해야 한다. 신뢰가 안 가는 사람과 가족처럼 지낼 수는 없는 법이다. 신뢰가 가고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집단을 선택하고 합의하에 가족이 된다. 이게 바로 대안 가족의 형성 과정이다.

 

그렇다면 가족은 신뢰와 사랑이 근간이 되는 공동체라고 볼 수 있을까? 아버지가 아들의 새로운 가족을 구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대부분 부부다. 자식을 낳을 수 없거나 입양을 원하는 사람들이다. 그중 한 사람은 혼자 사는 여성이었다. 아버지는 아들의 새로운 가족이 돼 줄 사람으로 그녀를 선택한다.

 

만약 화목한 가족의 조건이 엄마와 아빠, 그리고 자녀로 구성된 하모니라면 아버지는 부부에게 아들을 맡겼을 것이다. 하지만 아버지는 진심으로 아들을 사랑해 주고 믿음을 줄 것 같은 사람에게 아들을 맡길 것을 선택했다. 비록 그녀가 자신과 같은 혼자일지라도.

 

 

 

아버지의 사랑, 창문과 빨간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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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아들과 지내는 모습에서도 사랑과 신뢰가 가장 중요함을 느낄 수 있다. 아버지의 직업인 창문 청소부도 이런 의미를 가진 것 같다. 창문은 세상과 안을 이어주는 역할이다. 아버지는 그 징검다리를 청소하며 안과 세상을 더 가깝게 한다. 이어준다. 비슷하게 아들이 자신이 없어도 혼자서 잘 할 수 있도록 많은 것을 알려주며 다른 공동체들과 이어준다. 그 중간에 서서 아들을 끊임없이 세상과 소통시키는 것이다.

 

동시에 자신과의 소통도 이뤄진다. 창문을 닦으며 창문에 비친 세상, 그리고 자신을 봄으로써 성찰한다. 많은 창문을 청소하면서 또 많은 것을 본다. 예수 그리스도교 십자가가 놓여 있는 창문을 닦기도 하고 아주 평범한 집의 창문을 닦기도 한다.

 

영화에는 빨간색이 자주 등장한다. 빨간색은 아버지를 상징한다. 아버지의 생일을 맞아 케이크에 34개의 빨간 촛불이 꽂힌다. 이는 모두 아들이 고른 것이며 이는 아버지에 대한 아들의 사랑을 의미한다. 중간에 아들이 빨간 풍선을 놓치는 장면이 나온다. 후에 아버지와 이별해야 하는 아들의 운명을 상징하는 것이다.

 

아들이 평소에 쓰는 빨간 모자, 아버지가 아들이 자신이 떠나고 천천히 읽을 편지를 싼 빨간 봉투. 아버지와 아들의 사랑을 나타내며 가족에 있어 진심 가득한 사랑이 중요하다는 게 느껴진다.

 

 

 

'노웨어 스페셜'이 말하는 가족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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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가족이 이기심으로부터 나올 수 있다. 아버지가 만났던 부부 중 마냥 아기를 낳기 싫고 갓난아이를 돌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입양을 원했던 부부가 있다. 아들에게 줬던 토끼 인형까지 써먹어가며 아들이 다시 방문할 수 있도록 미끼까지 던진다.

 

단순히 편리함, 비용적이고 계산적인 마음으로 가족 공동체를 원한다면 그것은 가족이 될 수 없다. 아들만의 멋진 방이 있고 놀 수 있는 마당이 있어도 사랑과 믿음이 없다면 그저 같이 사는 집단으로 머물고 말 것이다.

 

마지막 아버지와 아들이 초인종을 누르고 새로운 가족인 한 여성을 만나는 장면이 눈에 아른거린다. 이제 아들도 아는 것이다. 오는 길에 직접 횡단보도 버튼을 누르고 직접 초인종을 누른다. 아버지와 아들의 큰 키 차이에도 서로 바라보는 눈빛은 너무나 가까워서 마음이 벅찼다.

 

아들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눈에는 사랑이 가득했다. 아주 다행히도, 이들을 바라보는 여인의 눈빛도 사랑이 가득했다. 기존 가족과 새로운 가족이 만나는 순간이다. 그래도 기존 가족은 해체가 되지 않을 것이다. 아버지와 아들의 사랑은 유효하며 앞으로도 남아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가족의 의미를, 사랑의 의미를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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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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