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디지털 꿈 속으로: 더컬러스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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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9시 기차를 타고, 용산으로 향한다. 그리고 기차에서 내려 지하철로 걸어가는 발걸음 내내 달라진 역 분위기에 새로운 감회를 느낀다. 덜컹거리는 지하철마저 즐거운 기분으로 역에 도착하여 4번 출구로 나와 홍대 와이즈파크 건물로 들어섰다. 전시에 일찍 도착한 나는 티켓을 수령하고 캐비넷에 짐을 맡겼다.
전시를 다 보고 나오면, 12시부터 운영하는 카페와 병행하는 굿즈샵이 눈에 띄었는데, 돌아가는 길에 구경이라도 할 겸 열어있길 바라며, 전시장 안으로 들어간다. 검은 커튼을 걷히고 들어오니 하얀 스케치북에 연필로 그려진 배경이 펼쳐졌다.
나의 숲 - 성립
잔잔한 노랫소리와 연필로 그려진 나무. < 나의 숲 >은 거꾸로 서 있는 나무들의 형태를 보게 된다. 그리고 걸어가는 사람의 형태, 꿈 안에서의 하얀 배경 속 나타나는 나무, 사람들은 자유로워 보였다.
color spot - M.A.L
잠깐 멍하게 바라보고 있는 자신을 뒤로하고, 발걸음을 옮겨 아까보다 좀 더 넓게 펼쳐진 공간이 나왔다. "두려움으로 덮인 그 안에 작은 꿈이 있다. 빛이 모인 곳, 이곳이 다시 한번, 꿈을 꾸게 한다." 저 안에 있는 작은 유리 같은 꿈의 시작이 아무것도 없는 검은 배경 속 형형색색 발현하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하는 것일까?
사막 - 민트썸머
사막 구간 전시 공간은 수많은 모래 속에서 한가운데에 놓여있는 것만 같았던 분위기를 자아냈다.
화려한 디지털 일러스트 속 덩그러니 놓인 선인장, 그리고 선인장을 둘러싼 모래들 주변에 있으면 사막의 분위기를 더 가까이 느낄 수 있었다.
공간에 들어가기 전 하나의 질문을 던지고 골똘히 생각하게 만든다. 나는 반복적인 일상은 삶을 지루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어쩌면 평범하고 잔잔한 흐름이 더 좋게 느껴질 수 있는 리듬이라는 답변을 놓고. 다음으로 향했다.
나의 그림자 - 문준용
나의 그림자 전시 구간이 내뇌리에 오래 남았다. 앞에 놓인 기기로 빛을 비추면, 그림자에 건물 속 사람들 모습이 보인다. 그들에게 인사를 하면, 인사도 받아준다.
여러 방향으로 그림자를 비추며 그림자 속에서 비치는 그들은 도심 속 소리와 사람들 말소리 그리고 친근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딱딱한 하얀 건물 속 비치는 그림자는 따뜻한 기분을 느낄 수 있듯이 말이다.
이번 5m 높이에서 보이는 꿈속의 전시 공간은 현실의 꿈속에 넋을 놓고 있다가도 다시 지상으로 올라와 현실을 마주하는 또 다른 세계에 다녀온 기분의 전시였다. 이상으로 여기까지 글의 마침표를 찍고 전시리뷰를 마친다. 꼭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 보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라며.
[강하연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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