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오랜만입니다 여러분 - Wonderland Festival

2년 만의 환호성
글 입력 2022.05.10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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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30일, 무대 위에 자리를 잡은 뮤지션들의 공통된 감정은 무엇이었을까.

 

대부분의 이들이 설렘을 노래하고, 기분 좋은 긴장감을 드러냈다. 그들의 미소는 잔디밭에 앉아 있는 또 다른 사람들의 미소와 같은 결이었고, 그들은 행복을 마주보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들의 차례가 돌아올 때마다 다들 입을 맞춘 것처럼 같은 말을 했다.

 

"그리웠습니다. 오랜만입니다."

 

다들 각자의 방식으로 말의 형태는 달랐지만, 하나 같이 오랜만에 만나는 연인을 대하듯 뮤지션과 관객 사이의 거리를 좁히려 했다. 그리고 관객들은 소리 가득한 아우성을 내뱉었다.

 

직접 조곤조곤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무대 위의 음악가와 무대 밑의 애호가들이 소통을 한다는 익숙한 상황이 재현되었다는 사실에 황홀한 감정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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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의 야외 공연이라는 상황을 차치하고서라도 나에게는 원더랜드 페스티벌에 가고 싶은 이유가 명백했다. 당연하게도 내가 사랑하는 뮤지션들이 온다는 사실이었다.

 

지난 달, 처음 알게 되었지만, 바이올린 소리에 마음을 빼았긴 LUCY, 어렸을 적 SG워너비의 팬이였던지라 이석훈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싶었고, 선우정아의 노래는 스무 살이 넘은 후 나의 플레이리스트 단골 손님이다. 이들의 노래를 만나러 갈 수 있다는 사실은 따뜻한 햇살 아래의 잔디밭 만큼이나 설렜다.

 

나의 설렘에 대한 마중을 나오듯, LUCY의 바이올린 연주가 나오고 있었다. 지브리 애니메이션의 노래를 연주하고 있었고, 잔디밭 아래 자유롭게 휴식을 취하고 있는 사람들과 맑은 하늘(곧 추워지긴 했지만), 우뚝 솟은 롯데타워라는 시각적, 청각적 배경들의 향연은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그때 생각했다. 오늘 내가 다른 일들을 하지 못한다 할지라도, 나의 하루의 여유를 갖게 한 것이 참 기특한 결정이었구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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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내 자리를 찾은 후, 멍하니 박주원 기타리스트의 연주를 감상했다.

 

평소에도 어쿠스틱한 음악을 좋아했던지라, 네잎클로버를 찾은 듯 기분이 좋아졌다. 특히나 러브 픽션이라는 노래의 주인이라는 이야기에 흥분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분명 영화의 제목이고, 들어본 노래라는 상황, 그런데 그 노래의 주인이 직접 연주를 하고 있다.

 

핑거스타일이 베이스를 치는 것 같이 치실 때가 있어서 흥미로웠다. 원래 클래식 기타를 그렇게 연주하는 것인가 싶기도 했지만, 화려한 연주는 자연스럽게 공연에 몰입할 수 있게 해주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4월과 5월의 사이 어느 봄 날, 수 년만에 만난 야외 공연이라는 상황에 가장 적절한, 가장 바래왔던 공연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사람들은 화려한 공연과 아름다운 상황과 배경에 빠져들었다. 어느 하나에 몰입을 해서 집중을 하는 상태가 아닌, 자신이 느낄 수 있는 오감의 모든 영역을 느낄 수 있었던 공연이었다.

 

그리고 마침 박주원님의 차례가 끝나고 여러 주전부리를 사왔다.

 

이후엔 앞에 놓인 음식들과 함께 조금은 몸을 기울인 채 공연을 대했다. 뮤지컬을 몇 편을 본 것만 같은 다채로움이었고, 특히나 이석훈님의 사랑 노래가 나왔을 때는 공연장의 분위기가 조금은 바뀌는 것 같았다. 날은 조금씩 추워졌지만, 그럼에도 이 자리에 계속 앉아있어야 할 이유가 무대 위에 계속 남아있었다.

 

그리고 얼마 뒤, 오랜 시간 기다린 선우정아님의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목을 푸는 과정에서 들려오는 노래의 전주부터, 탄성이 나왔다. 결국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만나기 위해 왔구나, 그리고 이룰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겹치면서 몸의 자세를 바로 잡았다. 내가 발휘할 수 있는 모든 오감의 것들을 놓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좋아하는 정도 만큼 시간은 빠르게 흐르는 것 같다. 좋아하는 노래,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았던 노래들을 들으며 추억에 잠길 수 있었다. 특히나 선우정아님의 노래는 들을 때마다 처음 그 노래를 들었을 때의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편이다.

 

동거를 들을 때는 어땠고, 도망가자를 들었을 때는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그러한 회상과 상상이 나의 하루를 무엇보다 행복하게 마무리 지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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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끝은 꿈이라는 몽상이지만, 결국 그 꿈에 다다르기 위해 마주한 나의 회상과 감정들이 너무나 소중했던 하루였다. 공연장에 도착하기 위해 헤맸던 시간, 주전부리를 사오며 나와 같은 관객들을 구경한 그 짧은 시간들이 온전히 기억나고 저장된, 이토록 감사한 봄의 하루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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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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