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기록으로 속기 쉬운 속기록] 팀 버튼이 그려낸 환상의 세계, 빅 피쉬

아트인사이트 소모임의 기록
글 입력 2022.05.06 13:3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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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기록(速記錄)으로 속기 쉬운 '속'기록, 프롤로그



글을 쓰는 우리들은 끝없는 편집과 가공의 과정을 거칩니다. 그것이 설령 사실을 기반으로 한 이야기라도 말이에요. 우리의 대화가 있는 그대로 지면에 실린다고 생각해보세요. 말은 글에 비해 휘발성이 짙고 순간적인 언어에 가깝기 때문에 실수는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더불어 언어란 것은 활자로 가다듬는 순간, 그곳에서 건조하게 얼어붙어버리는 성질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주의 깊은 가공의 시간을 거쳐야 하지요. 날카로운 말들에 자칫 베일 수가 있으니까요.

 

소모임의 내용을 담은 이 속기록 역시 말을 있는 그대로 옮긴 것이 아닙니다. 하고자 하는 말에 더욱 가까워지기 위한 수정과 삭제의 과정을 거친 기록이지요. 속기술로 적은 속기록(速記錄)이라기보다는 모임에 참여해주신 에디터분들의 내면의 속 이야기를 담은 ‘속’기록에 가깝습니다. [속기록으로 속기 쉬운 속기록]이란 제목은 그렇게 만들어졌습니다.

 

영화 모임이라는 특성에 맞춰, 시나리오 형태를 지지부진하게 흉내 내며 이야기가 기록될 예정입니다. 말을 글로 옮기는 작업을 하며 느낀 한계점이 있다면 비언어적 언어 없이는 그 순간을 오롯이 담아낼 수 없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괄호 안에 비언어적 언어들을 추가하여 실감나게 모임의 상황을 담아내도록 노력했습니다. 모임에 참여한 분들의 감상과 가공∙요약된 속기록으로 구성될 예정입니다.

 

추신: Off The Record는 더욱 흥미롭습니다. 궁금하신 분들이 있다면... 모임에 참여 부탁드립니다.

 

 

 

팀 버튼이 그려낸 환상의 세계, 「빅 피쉬」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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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은 아버지의 병세가 위독하다는 전갈을 받고 고향으로 돌아온다. 평생에 걸쳐 허풍을 떨었던 아버지는 한때 허풍으로 인해 아들과의 사이가 소원해졌지만, 죽음을 목전에 두고도 무용담을 늘어놓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운명을 보는 마녀, 집채만 한 거인, 시간이 멈춘 유령마을까지. 젊은 에드워드 블룸의 이야기는 어디까지가 환상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인 것일까.


영화 속 등장하는 노오란 수선화밭이 떠오르는 따사로운 봄날, 우리는 각자의 창고에서 조심스레 감상들을 꺼내 놓았다.


 

박태임: 영화 <빅 피쉬>는 '괴짜감독' 팀 버튼이 판타지를 고집하는 이유를 보여준다. 허무맹랑한 것들을 실현하는 유쾌함과 오락적 기능을 넘어, 재미없는 현실을 치장해주기 때문이다. 어둡고, 지독하고, 필연적인 슬픔이 존재하는 현실은 판타지라는 레이스로 덮여 한순간 아름답게 기억될 수 있다.

 

<빅 피쉬>는 죽기 직전의 노인이 자신의 삶을 회고하는 내용이다. 그의 서술은 몽땅 비현실적이다. 동화에나 나올 법한 유치한 얘기들의 반복이다. 아버지의 마지막 '헛소리'를 듣고 있는 아들은 부모의 이런 면이 싫다. 공상에 갇혀사는 아버지가 진절머리 난다.

 

영화는 아버지의 '판타지'를 추적하는 '현실적인' 아들이 중심이다. 판타지와 현실을 넘나드는 연출을 통해 그 경계를 흐린다. 판타지와 현실 사이를 따지는 건 별 의미가 없다- 라는 메세지를 남기며 극을 끝맺는다. (…)

 

온 마당을 수선화로 채웠다는 에드워드의 프로포즈는 진짜일까 과장일까. 그는 사실 수선화 한 다발 정도만 선물한 게 아니었을까, 아니면 감독이 해낸 것처럼 정말 마당을 꽉 채웠을까. 우리는 에드워드의 회고를 어디까지 현실로 치환해야 할까, 그리고 우리 스스로도 어느 정도만 믿고 싶은 걸까.

 

 

박세나: 「빅 피쉬」는 학창 시절 동그란 눈에 찰랑이는 단발머리가 눈에 띄었던 한 친구의 인생 영화였다. 몇 년 뒤 성인이 된 지금도, 그녀는 여전히 이 영화를 자신의 인생 영화로 꼽는다. 영화보다도 어떤 영화를 인생 영화로 꼽는 마음이 궁금해서 봄이 되면 이 영화를 자주 떠올렸다.

"그 자신이 이야기가 된 한 남자가 있다. 그는 사후에도 이야기로 남아 불멸이 되었다." 「빅 피쉬」의 한 구절. 영화 속 등장인물의 대사를 줄줄 외고 다니는 친구의 모습은 무엇보다도 이 영화를 정확히 인식한 것처럼 보인다. 이야기는 오래도록 누군가의 삶 속에서 꺼내 먹을 수 있는 영속성을 지니고, 상상력은 인류 문명의 새로운 역사를 이끈다. 삶에서 뒤따라오는 것이 이야기일수도 있겠으나, 이야기가 선행됨으로써 새 역사의 포문이 열린 순간이 얼마나 많았는지 종종 생각한다.

'1+1=2'라는 간명하기 그지없는 명제처럼 삶에도 해답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지만 인생은 절대 답을 주지 않는다. 삶은 헤맴과 선택의 연속이고, 이야기는 그런 삶을 은유하며 끝없는 헤맴의 과정을 그저 보여줄 뿐이다.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낙관과 희망을 잃지 않게 돕는 것이 아마 이야기와 문학의 역할일 것이다. "초라한 진실보다 환상적인 거짓이 더 나을 때가 있어. 심지어 그것이 사랑과 관련된 것이라면." 이라는 영화 속 구절은 팀버튼 감독이 왜 판타지라는 장르를 고집하는지에 대한 답변이다.

 

 

이정욱: 주인공이 성장하는 영화나 환상적인 모험 이야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빅피쉬를 보며 라이프 오브 파이라는 영화를 떠올렸다. 두 영화는 비슷하면서도 분명 다르다. 종교적인 차원에서 '믿음'에 초점을 맞춘 것이 라이프 오브 파이라면,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고 바라볼 것인지에 대한 '가치관'에 무게를 두는 건 빅 피쉬 쪽이다.

일반적으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겉으로 보이는 사실만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러나 팩트에만 집착하는 인생은 분명 피곤하고 팍팍할 것이다. 그래서 나는 우리의 인생을 보다 아름답고 풍성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상상력이 필요하다는 게 결국 빅 피쉬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한편으론 문학과 동화의 기능이 그러한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진짜로 중요한 것은 차마 인지하지 못했던 현상의 이면에 존재하는 경우들이 있다. 어린왕자라는 작품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정말로 소중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눈에 보이는 것이 소중하지 않다는 말은 아니겠지만, '사랑'이나 '우정' 등 생각해보면 정말로 소중한 건 보이지 않는다.


흔히들 인생은 아름답다고 한다. 하지만 사람의 인생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기쁠 때보다는 힘들거나 슬플 때가 더 많은 듯하다. 핏덩이로 던져진 생에서 가식과 허위로 허장성세하며 삶을 사는 건 후회를 불러일으킬지 모른다. 그렇지만 인생을 더욱 풍부하게 만드는 상상력과 믿음을 가져야 우리는 후회하지 않는 행복한 인생을 살아갈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조우정: 팀버튼은 인생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똑똑한 철학자이자 이를 예술로 승화시킬 수 있는 감독인 것 같다. 세상도 나이를 먹으면서 이런저런 기술의 문명화로 딱딱해 질 것이고, 그에 어울리는 인력이 되기 위해 한 사람의 실제 기억에서 예쁘게 각색이 된 이야기를 비웃고 기계화된 사고로 살 수밖에 없는 인간의 삶을 미리 파악한 것 같다. 그래서 '삶'의 의미를 한 번 돌아보게 만드는 어른들을 위한 진정한 판타지적 영화를 똑똑하게 구현했다고 생각한다. 때론 진실보다 소통하는 사람과의 재미를 위해 살 수 있는 날도 있어야 한다고 넌지시 조언해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누군가는 평범하고 정확한 삶이 가장 좋은 것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그러나 내가 만들어가고 있는 인생에서 설령 허구일지라도 누군가에 자극을 맛보게 해주고, 또 그들에게 자극을 전달받는 일은 돈으로 만들어 낼 수 없는 값진 순간인 것 같다. 사회화가 된 어른들일수록 모든 순간에 예측이 가고, 그 예측이 자신만의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맞아 떨어지는 경우가 확실히 많아진다. 그러면 내게 들어있는 감각기관들은 말랑말랑 해지는 사고를 갖지 못하고 봉합되어 감정이 고착화될 수 있다. 그래서 아무리 질리고, 지치고, 듣기 싫은 감정들을 수용한다고 하더라도 그 순간에 들을 수 있는 최대의 이야기들에 귀를 집중하며 그 '이야기'들을 내 인생에 어떻게 긍정적으로 소화할 수 있을지 받아드리는 자세와 넓은 아량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속기록으로 속기 쉬운 속기록



대담참여자: 1, 2, 3  (편안한 대화를 위해 실명을 사용하지 않고 숫자로 표기합니다.)

 

 

S#1. 실내, 회의실 – 낮


 

모임을 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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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사실 저는 원래 판타지나 애니메이션 영화를 잘 안 보는 편이에요. 그런데 팀 버튼 감독이 유명해서 본 것이 「빅 피쉬」 거든요. 그 와중에 모임 공지가 뜬 거예요. 그래서 저는 오늘 여러분들을 만나게 되면 평소에 이런 판타지 영화를 잘 소화하시는지 꼭 여쭤보고 싶었어요. 추천해주실 판타지 영화가 있다면 환영이고요.


3: (웃음) 저도 사실 영화 편식 진짜 심해요. 로맨스는 거의 안 보거든요. 공포도 아예 안 보고.


1: 저도요! (웃음) 공포는 아예 안 봐요. 자발적으로 고통을 느낄 법한 일을 만들지 않는 편입니다.


3: 맞아요. 그런데 저는 영화를 전공하다 보니까 그런 것들은 학교 다닐 때는 억지로 막 울면서 보고 그랬어요. 근데 약간 그런 게 있는 것 같아요. 누군가는 영화를 볼 때 오락적인 기능을 목적으로 보고, 누군가는 세상의 어두운 현실 같은 부분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것을 보면서 '세계의 창'이라며 리얼리티한 면을 느끼기 위해 영화를 보는 것 같아요. 대부분의 영화 평론가들은 사실주의적이고 메타포가 가득한 그런 영화들을 높이 평가하는데 저는 외려 영화를 오락적으로 소비하는 것을 너무 좋아하는 사람이거든요. 그런 면에서 판타지적인 세계에도 되게 잘 빠지는 편이에요. 


2: 그럼 이 영화가 되게 잘 받으셨겠네요.


3: 그런데 저는 팀 버튼 감독 영화를 다 좋아하는 편이긴 했는데 「빅 피쉬」 는 잘 와 닿지 않았어요. 오히려 「가위손」이나 「유령신부」 가 더 좋았던 것 같아요. 


1: 저 아트인사이트에 3번님이 팀 버튼 감독 영화 리뷰 쓰신 것 재미있게 봤어요. (웃음) 보면서 그것도 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2: 오, 읽어봐야겠다. 


3: (손사래 치며) 아니 전혀 그러실 필요는 없는데. 


1: 저 같은 경우는 팀 버튼 감독 작품을 많이는 보지 않았어서 비교해봐야 알 것 같기는 한데, 동화적인 느낌이 드는 와중에도 괴기스러운 부분이 중간중간 등장하는 것이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그런데 판타지 영화 중에서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셰이프 오브 워터」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아름답거든요. 또 「빅 피쉬」와 비슷하게 모험과 성장을 다루는 영화인 「라이프 오브 파이」도 떠올라요. 마침 리뷰 보니 다른 분도 라이프 오브 파이 떠올랐다고 하시더라고요.

 

 

S#2. 실내, 회의실 – 낮



Q. 어렸을 때보다 성인으로 자라나면 비교적 감성보단 이성을 세워야 하는 순간들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간혹 감성적인 순수함이 옅어질 때도 있는데, 이를 다시 끌어올리기 위해 일상생활에서 노력할 수 있는 방도가 무엇이 있을까요?


2: 요즘 드는 고민이기도 해서 저는 토론 주제로 이 질문을 가져와봤는데요. 학창시절에는 저의 20대를 떠올리며 뭔가 굉장히 특별한 일들이 일어나리라고 예상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펜데믹 이후라 그런지 요즘에 정말 무료하고, 아무런 감정이 들지 않고 메말랐다는 생각을 스스로 하는 것 같아요. 영화를 보고 나서 블로그에 이런 글을 썼어요. 나 왜 이렇게 아무런 감정이 없이 사는 것 같지. 주인공의 아버지처럼 나도 누군가 허풍이나 좀 떨어줬으면 좋겠다. 하고요. 사실 영화의 전반적인 스토리는 허구적이어서 받아들이기 힘들었는데 그 허풍이 영화의 매력이라고 생각했어요. 저는 성인이 되면서 감성보다도 이성이 저를 지배하게 된 것 같거든요. 그런데 삶이 풍족해지려면 감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해요. 다들 그 균형감을 잘 잡고 계신가요. 


3: 저는 요즘 들어서는 그것이 타고난 성향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혹시 S이신지... (MBTI 성격유형테스트에서 S는 현실과 상식, N은 상상과 혁신을 추구한다.)


(갑자기 분위기 MBTI 추측) (곧이어 모두의 MBTI 가 밝혀진다)


1: 그렇군요. 성격유형테스트는 참고용일 뿐이지만... 모두가 N 이셨군요. 그런데 스스로가 이성적이고 현실적이라는 것이 아쉽다고요. 저는 그냥 그것이 몹시 부러운데요... (2번 분을 바라본다.)


3: (2번님에게로 시선을 돌리며) 마찬가지입니다. 


2: 원래 성격은 그러지 않았는데 몇몇 사건을 겪고 나서는 변화한 것 같아요. 


1: 저 같은 경우는 뭔가 괜히 내가 너무 현실에서만 머문다고 생각하면 이상한 일들을 벌이는 것 같아요. '낭만적'이라는 말의 정의가 현실에 매이지 않는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일부러 낭만을 잃지 않기 위해서 현실적이지 못한 일들을 벌여요. 예를 들면 비 오는 날 맨발로 자전거 타고 조금 후회하기 같은 거... 영화 속 주인공들처럼요. 일부러 틀리게 진심으로 그런 시도를 해보는 것도 괜찮은 것 같긴 합니다. 그런데 사실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이런 고민을 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반복적인 일상을 살다보면 매너리즘에 빠지곤 하죠. 3번님은 어떠세요.


3: 일하면서 자주 느끼죠. 그만두고 싶을 때도 많고요. (웃음)  


2: 그래서 영화를 보고 소설을 읽고 하는 것 같기도 해요. 새로운 이야기를 계속 담아내야지만 감정이 고착화 되지 않고 말랑말랑해질 수 있는 것 같아요 계속 리프레시를 해주는 거죠. 이야기가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겨가면서요.  


3: 그 말은 영화에서 말하는 이야기의 효용과도 연결될 수 있겠네요. 


1: 그럼 이제 그것과 관련된 질문으로 넘어가볼까요?

 

 

S#3. 실내, 회의실 – 낮



Q.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사회, 문학의 쓸모를 묻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문학, 그리고 이야기에 효용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1:  저의 평소 독서습관을 살펴보면 문학이 8할인 것 같아요. 저는 그것이 삶과 가장 맞닿아있다고 생각해서 그것을 읽는 것에 어떤 쓸모를 따지지는 않는데요. 간혹 자기계발서나 비문학 독서 위주로 하는 친구들이 그것을 읽는 이유를 물어보곤 하더라고요. 즉각적인 지식이나 정보를 흡수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으니까요.


2: 사실 모든 것이 급변하는 이 시대와 조금 동떨어진 측면은 있는 것 같아요.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이것이 비효율적인 일이라는 것을 다 알기는 하잖아요. 그렇지만 시간과 돈을 들이는 이유가 있죠. 이야기를 읽으면 혼자 설 수 있는 내력이 생기기도 하고 사람을 대할 때 여유가 생기는 것 같기도 해요.


3: 흔히들 고전 문학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하잖아요. 저는 타인의 수백 가지 삶을 대리 경험해보면서 훗날 저의 어떤 선택에 있어서 보다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얻는 것 같아요. 문학을 읽는 것은 최소한의 행동으로 최대치의 경험을 할 수 있는 일이라고도 하잖아요. 그런 면에서 봤을 때는 효율적인 일일 수도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그런 이유도 있지만 일단 재밌어서 읽어요. 저는 오히려 문학을 읽지 않는 사람들이 신기한 것 같아요. 지식을 얻는 것에서 재미를 느끼는 사람들이요.


1: 요즘은 책도, 영화도 유튜브 몇 분 요약으로 함축해서 보여주는 시대잖아요. 그런데 저는 그것이 조금 무의미하다고 생각하기도 해요. 인생은 무한한 헤맴의 과정이고,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닌 무수한 선택으로 이루어지는 것인데, 책에서 좋은 구절만 추출하고 영화의 명대사만 알고 있으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하고 종종 생각을 하긴 해요. 

 

2:  저 역시 확실히 다른 것 같다고 느껴요. 영화 한 편을 즐기기 위해서는 그 사이사이의 공백까지를 다 즐겨야 클라이막스도 와 닿을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어떤 짧은 설명을 통해 '이렇게 해서~ 이렇게 됐습니다!'하고 결론을 내리는 것은 감동을 느끼기에 확실히 부족한 듯해요.

 

 

S#4. 실내, 회의실 – 낮



1: (감상문을 넘기며) 저는 3번님이 쓰신 감상문을 읽으면서 공감한 부분이 많았는데요. 영화에서는 아시아인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부족한 장면이나 여성이 생명력을 잃은 것처럼 보이는 장면이 등장하기도 했어요.

 

3: (고개를 끄덕이며) 맞아요. 약자를 착취하는 듯한 장면들도 암시되기도 했죠.


1: 이 장면을 꼭 넣어야 했을까? 싶은 부분들이 많았어요. 아무래도 2003년 작품이다 보니 지금으로서는 시대적인 부분을 고려하며 봐야하는 부분이 없지는 않은 것 같아요.


2: 요즘 시대에 개봉했으면 이슈가 될 법한 내용들이에요.


3: 그렇죠. 저는 처음에 거인병에 걸린 인물이 서커스 단장을 만났을 때 불공정 계약인데도 사인을 갈기잖아요. 그런데 저는 주인공이 친구를 구해줄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아닌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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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맞아요. 샴쌍둥이가 나오는 장면도 아쉬웠죠. 그리고 저는 에드워드 블룸이 한국전쟁에서 자신의 영웅담을 이야기하는 장면이 의아했는데요. 막사안의 병사들이 입고 있는 것은 중공군의 군복인데 사용하는 말과 영화 속 언뜻 보인 문서에 쓰인 글자는 우리말, 우리글이잖아요. 영화의 전개상 피치 못한 부분이었다면 어느 정도 감안했겠지만, 아쉬웠던 점은 이것이 단지 에드워드 블룸의 영웅담을 위한 서사적 장치로 느껴졌던 것이에요. 미국영화의 무지 내지 어느 정도의 편견으로 느껴졌던 장면이에요.


2:  서양에서 아시아인들을 묘사할 때는 변두리에 위치한 역할로 등장할 때가 많은 것 같아요.   


3: 어쨌든 할리우드나 서양 쪽에서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나 편견 같은 것은 너무나도 빈번하게 벌어지는 일이긴 하잖아요. 그런데 유독 이 영화에서 걸리는 이유는 영화는 나름대로 되게 훈훈하고 사랑과 포용 이런 것들을 다룬 영화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를 이렇게 배제하고 있다는 사실이 걸리는 부분인 것 같아요.   


1: 맞아요. 팀 버튼 감독의 작품들을 살펴보면 소외된 자들에 관한 이야기를 쓴다고 하셨는데, 왜 이런 설정을 하신 걸까요.


3: 저는 그런 부분에 있어서 우리의 각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소외된 자들에 관해 쓰는 사람이라고 해도, 누군가에게 우리는 완전한 타인일 수 있으니까요. 경각심을 갖고 비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2: 맞아요. 어느 누구에게는 섬세함이 부족한 부분이 있을 테니까요. 그런 식의 접근이 꼭 필요한 것 같아요.  


3: 1번님도 감상문에서 며느리와의 소통에 관해 쓰셨잖아요. 저도 그 부분이 아버지와 아들의 소통이 단절된 상황인데 며느리가 그 사이를 이어주려는 장치로만 쓰여서 별로였어요. 아들은 무뚝뚝한데 며느리의 사근사근함 때문에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졌다는 성차별적인 편견들로 만들어진 장면 같았죠. 심지어 며느리는 임신한 몸이었어요.  


1: 맞아요. 두 부자 관계를 이어주기 위해서, 이해시키기 위해서 등장했다는 것이 별로였던 것 같아요. 그리고 에드워드 블룸이 그렇게 사랑했던 아내는 시종일관 그를 기다리는 역할밖에 맡지 않죠. 아쉬운 부분이었어요.

 

 

S#5. 실내, 회의실 – 낮



Q. 각자 에드워드의 판타지를 어떤 현실이라고 생각하셨나요?

  

3: 그런데 저런 허풍쟁이 아빠가 실제 본인의 가족이라는 생각을 하면 어떠세요? 이것이 아버지의 큰 뜻이었다는 것을 깨달은 상태라면 감동이겠지만, 저는 상상과 몽상을 즐기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짜증이 날 것 같기는 해요.


1:  "때론 초라한 거짓이 아닌 초라한 진실이 아닌 환상적인 거짓이 필요할 때가 있다"는 명대사가 등장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생각했어요. 아무것도 모르는 자식에게 과연 저렇게까지 환상적인 거짓이 필요한 것일까...(웃음)


2: 저도 실제로는 아버지 이야기를 들으려고 하지도 않을 것 같긴 해요. (곰곰이 생각한다) 솔직히 짜증날 것 같아요.


1: 그리고 3번님께서 질문해주셨는데요. 각자 에드워드의 판타지를 현실에 대입해보자면 어떤 일이라고 생각하시나요?


2: 저 3번님이 쓰신 감상문 되게 감명 깊게 읽었어요. 유령 마을에 대해서 마약 소굴일지도 모른다고 쓰셨잖아요. 저는 전혀 그렇게 생각을 못했거든요. 


1: 맞아요. (박수를 치며) 저도 그 부분은 전혀 상상을 못했어서 깜짝 놀랐던 것 같아요. 같은 영화를 봐도 생각하는 게 이렇게 다를 수 있구나 느꼈어요.


3: 정황들을 살펴볼수록 너무 마약에 중독된 사람들의 모습과 비슷한 거예요. 마약 중독자들은 한번 마약에 빠지면 절제도 못하고 그 소굴을 빠져나가지를 못하잖아요. 저는 에드워드 블룸이 그곳을 자발적으로 떠나지 못할 정도로 중독이 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어요. 특히 시인이 그곳에 머물고 있어서, 낭만적이거나 충동적인 부분이 있는 사람일수록 마약의 중독성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1: 눈 밑에 다크서클 가득한 사람들의 모습과 둥글게 원을 그리면서 동화 속 세계처럼 환상적인 파티를 벌이는 모습이 정말 마약 소굴에 빠져든 것 같기도 하네요. 신기하다. 진짜.


2: 근데 저는 제가 소화를 못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이런 부분에 관해서는 바로 떠오르는 점이 없긴 하네요. 조금 더 생각을 해봐야할 것 같아요.


1:  유령 마을에서 신발을 전깃줄 위에 올려두잖아요. (고개를 갸웃하며) 그 점도 무슨 의미일지 궁금했어요.   


3: 저는 처음에는 벌써 사람들이 천국을 갔나? 이런 상상도 했어요.


1: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을 의미할 수도 있겠네요. 신발이 없으면 외출하지 못하니까요.


3: 혹시 그 유령마을에서 인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셨어요?


1: 아, 저는 그거 물귀신일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왜냐면 사람을 홀리잖아요. 익사할 뻔한 경험을 그렇게 녹여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2: 생각해보니 무섭군요. 그럴 수도 있겠다. 


1: 3번님은요?

  

3: 저는... (망설이며) 인어 캐스팅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뒤태가 장난이 아니더라고요. 


(일동 폭소)


1: 유령마을에 갈 때 나무에게 붙잡히고 벌에 쏘이고 판타지적인 장면들이 많았잖아요.


3: 저는 그게 에드워드 블룸이 곤경에 처한 상황을 나타낸 것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1: 은행 강도 사건은 진짜 있었던 것일까요. 


3: 그건 뭔가 현실 같긴 하지 않나요? 


1: 에드워드가 도움을 준 사람들은 다들 성공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잖아요. 거기다 감독은 계속해서 에드워드가 사교적인 사람이란 것을 강조하고요. 그 부분에서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생각하기도 했어요.


3: 그 누구보다 방구석에서 그림만 그릴 것 같으신 분께서 사회적인 캐릭터를 그려낸 거잖아요. 저는 한편으로는 아내의 전 약혼남인 남자(에드워드와 대조적인 모습)가 계속 실수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이유가 사실 자신이 그 사람인데 본인이 에드워드라고 생각하면서 서술을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거든요.


2: 그럴 가능성도 있을 것 같아요.


3: 다들 서커스단은 진짜라고 생각하시나요?


1: 저는 그건 잘 모르겠어요. 이제 3번님이 어떻게 생각하실지 궁금하네요.


3: 잘은 모르겠지만 엄청난 블랙 기업에 잘못 들어간 게 아닐까요? (웃음)


2: 약간 다단계 느낌이 나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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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 유명한 황수선화 장면은 CG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하죠.


2: 저는 그랬다길래 놀랐어요.


3: 실제로는 꽃 한 송이 주고 나 이거 마당에 다 심어서 너희 엄마한테 프로포즈했었다고 말한 것일 수도 있죠.


2: 그렇네요. 이렇게 약간 현실과 왔다 갔다 하면서 보는 재미가 있는 영화인 것 같아요.  


3: 실제로 에드워드 블룸의 인생은 차마 진실을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처절한 삶이었을 것이라고 추측해봅니다.


2: 현실이 보잘 것 없어서, 자신이 꿈꾸고 지향했던 삶을 계속 말해왔던 것 같긴 해요.

 

 

S#6. 실내, 회의실 – 낮



Q. 에드워드 블룸은 죽음조차도 환상적으로 그려졌습니다. 자신의 장례식을 뜻대로 설계할 수 있다면 어떤 풍경이면 좋을지 상상해봅시다. 


1: 김초엽 작가님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이라는 소설을 인상 깊게 읽었어요. 거기서 「관내분실」이라는 파트를 보면 자신이 살아있을 때의 모습을 그대로 구현한 모습이 홀로그램으로 뜨거든요. 저는 그런 식으로, 뭔가 제가 살아있을 때의 모습을 전시회처럼 구성하고 싶어요. 너무 자의식 과잉인가요. 일전에 제 친구와도 이런 대화를 나누었는데 그 친구는 아예 두 방으로 나누어서 한 곳은 눈치 안보고 울 수 있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3: 내가 쓰던 물건들을 전시해놓거나 하는 거겠네요. 신선하다. 되게 재밌는 것 같아요. 저는 우선 누가 올 것인가가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그들이 즐길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지 생각해 볼 것 같아요. 요즘에는 사람들이 살아있을 때 장례식도 많이 하잖아요. 살아있을 때 인사하자며...  

 

2: (놀란 듯) 진짜 문화가 급변하는구나.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관혼상제를 중요하게 여겼잖아요. 그런데 그것이 하나의 절차는 맞는 것 같지만, 매번 화려하게 결혼식을 하거나 너무 많은 지인들이 장례에 참석하는 것은 사실 좀 힘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긴 해요.  아주 평범하게, 짧고 굵게 육개장 한 그릇 하고 갈 수 있는 장례식이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1: 갑자기 궁금해서 그러는데 혹시 묘비명 같은 것 생각해 두신 분 있나요?  

 

3: 저는 딱 간단하게, "다들 감사했습니다." 이렇게 적고 갈 것 같아요.  

 

2: 담백하고 진심이 담긴 문장이네요. 그런데 저는 아직 죽음을 연상하는 것도 너무 힘들어서 생각을 좀 해봐야 할 것 같아요.  

 

3: 1번님은 이미 생각해두신 것 있죠.  

 

1: 저는 딱히 없었는데 이 질문이 왜 떠올랐냐면 혹시 Q&A 다이어리라고 아시나요? 5년 동안 같은 질문에 대해 변화하는 답을 써보게 하는 다이어리인데, 거기에 이 질문이 있더라고요. 근데 제가 거기에 "줄무늬 스타킹을 당당하게 신으세요."라고 써놓았더라고요. 영화 「미비포유」 에서 남자 주인공이 유서에 그런 말을 쓰거든요. 저도 제가 죽은 뒤에 저의 사람들이 남 시시선 신경쓰지 말고 줄무늬 스타킹을 실컷 당당히 신으며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 돌아보면 너무 짧게 생각했던 것 같고... 저 그 묘비명 되게 좋아하거든요. 영국의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의 묘비명이요.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렇게 될 줄 알았지." 그런 위트 있는 묘비명 하나 쓰고 가고 싶네요.  

 

3: 약간 이런 느낌인가요? 내가 이렇게 살다가 언젠가 이렇게 될 줄 알았다. (웃음) 이런 거?  

 

1: 맞아요. (웃음) 우리는 미래가 어떻게 될 지 잘 모르는 사람들이니까요. 그런 묘비명을 갖는 것은 멋진 일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2: 재치 있긴 하네요. 그런 말을 할 수 있다는 게.  

 

3: 그런데 저는 장례식보다도 나이 듦에 관해 굉장히 조바심과 두려움을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우리 엄마처럼 늙으면 어떡하지... 이런 생각에... 주름 개선 화장품을 열심히 바르려 해요.  

 

2: 저는 어른들께 자주 묻는 질문이 있어요. 20대라면 무엇을 하실 거냐고요. 다들 20대 때는 진짜 재미있게 놀았다며, 실컷 놀으라고 말씀하세요. 그런데 저는 그것에 비해 너무 시시하게 살고 있는 것 같아서 조급해질 때가 있어요.  

 

3: 그런데 그것은 상대적인 개념이 아닐까요? 20대 때도 고난과 힘겨움이 있었지만, 30대, 40대, 50대 나이를 들어갈수록 힘든 일들이 생기니까 20대가 상대적으로 미화된 것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해요. 

 

1: 저 역시 조급할 때가 있지만 훗날 돌이켜보면 모두 다 힘들고 다 즐거운 일들로 가득차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러기 위해선... 오늘을 잘 살아야 하는데. 

 

(이하 Off The Record)

 

 

모임을 마치며



3: 저는 이전에도 참석했지만, 좋았어요. 감상이 더 풍성해진 것 같기도 하고요.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그리고 함께 대화를 나누고 싶은 영화라면 참여하게 될 것 같아요.

2: 아까 말씀드린 대로 제가 전혀 생각해보지 못한 부분에 대한 감상도 들을 수 있었어서 좋았어요. 참, 그리고 저는 다음 모임도 참석합니다.

1: 저 역시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훨씬 다채롭게 향유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팀 버튼 감독의 다른 영화들도 한번 살펴봐야겠어요. 

 

*

 

회의실을 들어올 때와 나갈 때, 우리는 달랐다. 조금 더 넓어졌고, 깊어졌고, 풍성해졌다. 같은 작품을 보고서도 이렇게 다른 생각을 한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고, 공감대를 나누며 동질감을 느끼기도 했다. 이야기를 나눈 2시간 반의 시간은 지나치게 짧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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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도 지속될 영화모임에 대해 관심을 바라며, 이 글을 보는 당신의 생각 또한 이야기해주는 날을 천천히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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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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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
  •  
  • timmm23
    • "비언어적 언어 없이는 그 순간을 오롯이 담아낼 수 없다는 사실"에 무릎을 탁 치며 공감했어요! 편한 마음으로 떠들러 갔던 자리였는데 이렇게 멋진 의미를 담아주셔서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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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박세나
    • timmm23저 역시 함께 이야기나누며 감상이 더욱 풍부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ෆ 따스한 댓글에 마음에 사르르 녹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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