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서울시립교향악단 - 오스모 벤스케의 수수께기 변주곡 [공연]

글 입력 2022.04.30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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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교향악단 정기 공연이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3월 31일과 4월 1일에 개최되었다. 서울시향 ‘올해의 음악가’로 선정된 바이올리니스트 아우구스틴 하델리히 올해 첫 무대이다.

 

서울시향 음악감독 오스모 벤스케는 본격적인 연주에 앞서 우크라이나 국가를 연주하며 전쟁으로 고통받는 이들에 대한 연대의 사회적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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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 시벨리우스 (1865-1957)- ‘전설’ (1892년 작곡, 1902년 개정) - ‘전설’은 작곡가의 내면을 온전히 투명한 작품이다. 창작 배경은 확실치 않지만, 유학 생활을 마치고 본국 핀란드로 돌아와 결혼하는 인생의 전환점이 된 시기에 만든 것으로 보인다.

 

“’전설’은 제가 쓴 작품 중에서 정신적으로 가장 심오한 음악 중 하나입니다. 제 청춘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이 곡은 제 심적 상태를 표현한 작품입니다. 고통스러운 시기였고, 이전까지는 그 어떤 작품에서도 이러한 마음으로 표현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작품의 전반부에는 ‘핀란드’라 느꼈던 다양한 주제 선율을 오케스트라 중저음 음역으로 제시해 침잠해 있는 영혼을 표현해내었다. 시끌벅적한 춤곡풍의 선율이 중후반부에 끝나면 ‘전설’의 주인공인 클라리넷의 기나긴 솔로가 시작된다. 늘어지는 클라리넷 소리를 통해 영혼을 점차 잃어가며 마음을 그렸다.

 

현악기의 짙은 침묵으로 치열한 분투가 사라진 한 인간의 잊힌 이야기만이 남을 뿐이다.

 

토머스 아데스 (1971년생) - 바이올린 협주곡 ‘동심원의 길’ (2005) * 한국 초연 - 아데스의 음악적 성향은 다소 삐뚤어진, 버릇없는 편으로 이번 협주곡의 구성 또한 전통적 형식에서 벗어난다. 바이올린 협주곡의 모든 음악적 요소가 마치 서로 다른 속도로 공전하는 천체와 같이 순환하며 상호 작용한다. 여기서 발생한 어지럼증을 바이올린 독주자는 육체적, 정신적 초월 상태에 도달해 버텨내야 한다.

 

1악장은 불안정한 화성이 충돌하며 진행되는 오케스트라 흐름 속에서 바이올린 독주가 적극적으로 음을 펼쳐나간다. 2악장은 작품의 중심부로 오케스트라는 정박으로 길을 이어 나가며 바이올린 독주는 다양한 음형을 표현한다. 3악장에서는 경쾌한 음표들의 조화가 긴장감을 해소해주며 마무리된다.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1756-1791) - 바이올린 협주곡 제2번(1775) - 18세기 초의 갈란테 양식의 영향을 받아 가볍고 장식적인 과거의 자취를 담은 곡이다.

 

1악장의 빠르기는레그로 모데라토인데, 셋잇단음표와 부점으로 잘게 쪼개진 리듬으로 인해 속도감을 잃고 세밀한 표현에 집중한다. 2악장은 G 장조의 우아한 칸타빌레로 고음역 바이올린 독주가 이어진다. 3악장은 주제 선율을 산뜻하게 이끄는 독주와 오케스트라 간의 화사한 대화로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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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워드 엘가(1857-1934) - 수수께끼 변주곡(1899) - 엘가의 ‘자작주제에 대한 변주곡’은 주제와 14개의 변주로 이루어졌으며 대중적인 선율 속에 여러 수수께끼를 숨겨 놓아 관객의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수수께끼의 각자만의 해석을 담아내며 작품을 이해해보는 것도 좋겠다. 

 

첫 번째 수수께끼는 음악과 관련된 것으로 13번 변주 멘델스존 서곡 ‘고요한 바다와 즐거운 항해’ 인용, 바흐 모티프 흔적을 비롯한 작품 전반을 아우르는 숨겨진 선율에 관한 것이다.

 

두 번째 수수께끼는 엘가의 지인과 관련된 스토리로 구성되어 있으며, 장단조를 교차하며 복잡한 마음을 표현한다. 14개의 변주의 인물들이 이니셜로 표기 되어 있으며 개인적인 정보가 모두 밝혀져 있다.


 

[윤민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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