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연극이 끝난 후, 그리고 [음악]

연극이 끝난 후 – 샤프(Sharp)
글 입력 2022.04.1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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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이 끝난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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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현듯 tv에서 들었던 이 노래. 1985년 MBC 대학가요제에 나와 이제 37년이 되었다. 어렸을 때는 그저 예능에서 나온 이 노래가 재밌었지만 이제는 마음을 울리는 일기장 같은 노래가 되었다. 최근 연극을 보면서 이 노래가 더욱 생각났다. 연극이 끝났을 때 큰 함성소리와(물론 지금은 코로나로 박수만 칠 수 있지만) 귀가 울리게 맞닿는 박수소리, 묵직함 속에서 쨍하게 들리는 휘파람 소리는 연극이 성공적이었음을 알린다.

 

연극의 기본 에티켓인 사진 촬영 금지, 연극 중 소란 금지, 음식 섭취 금지, 이동 금지 등 관객에게 금지된 사항들이 많다. 관객 모두가 연극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정한 조항들이다. 연극 중에는 관객은 외적이 아닌 내면으로만 표현이 가능하다. 물론 울거나 웃는 등 간단한 감정을 보이는 건 가능하다. 하지만 연극에 대한 수용을 넘어 창작을 하는 건 내면에서 일어난다. 연극 중 내면에 보고 느꼈던 걸 쌓았다가 처음으로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순간. 바로 연극이 끝났을 때다.

 

 

연극이 끝나고 난 뒤

*
 무대 위엔
 정적만이 남아있죠
 고독만이 흐르고 있죠

 

 

박수소리가 떠나가라 울린 후 다시 무대는 다음 관객을 만날 때까지 비어있다. 공허함. 요즘 이 노래를 들을 때 예전에는 못 느꼈던 공허함을 느낀다. 연극의 시작과 끝이 있듯이 우리의 삶에도 시작과 끝이 있다. 가장 넓은 의미에서 생(生)과 사(死)가 있으며 그 연결의 곳곳에 무수한 시작과 끝이 있다.

 

 

 

인생여희(人生如戱): 인생은 곧 연극이다


 

EBS에서 ‘다큐영화 길 위의 인생’을 본 적이 있다. ‘인생여희(人生如戱)’라는 말이 나온다. 인생은 곧 여행이라는 인생여희. 우리의 인생도 연극과 같다. 무대가 시작하기 전 배우들의 설렘은 우리가 새로운 시작점 앞에서 느끼는 설렘과 비슷하다. 배우들이 멋진 옷과 눈부신 조명을 받으며 각자만의 이야기를 이어가듯 우리도 우리만의 이야기를 이어간다. 때로는 슬프고 때로는 즐겁고 때로는 복잡 미묘한 상황을 겪으며 연극을 마무리한다. 연극이 끝났을 때, 해냈다는 시원한 마음과 그 뒤에 바라본 텅 빈 무대는 어쩌면 섭섭하다. 끝이 왔을 때 느껴지는 그 쓸쓸하고 섭섭함, 공허함이 이 노래에 담겨있다.

 

지구에 발을 붙인 지가 고작 24년이지만 ‘끝’나고 z나서 밀려왔던 공허함이 많다. 그리고 다가올 끝에 대한 공허함에 쓸쓸해지기도 한다. 지금 나에게 졸업이 그렇다. 4년 동안의 지독했던 과제와 시험에서 벗어나는 거지만 대학생이라서 느낄 수 있었던 무수한 감정들을 이제 간직만 해야 한다는 사실에 벌써 공허하다.(아직 3학년 1학기지만…) 배부른 소리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종강도 그랬다. 방학이라는 또 새로운 시작 전 끝났다는 시원함과 약간의 허무함이 느껴진다.

 

 

 

연극이 끝난 후, 그리고


 

평소 ‘유 퀴즈 온 더 블록’을 좋아한다. ‘샤넬 미용실’ 편을 보는데 이 노래가 생각났다. 현재의 삶도 만족하시지만 과거의 청춘을 그리워하시는 할머님들을 봤다. 청춘은 세월 가는 줄 모르다는 말씀이 내 가슴을 꼬집으며 들어왔다. 지나보니 청춘이었다는 것이다. 당신들에겐 청춘이 곧 연극이었을 것이다. 가장 푸르고 화려했던 연극이 끝났을 때의 그 마음을 지금의 내가 알진 못한다.

 

 

안 죽으면 청춘이다.

 

 

안 죽으면 청춘이다. 살아있는 순간이 청춘이라는 어느 할머님의 말씀이 꺼져있던 무대의 조명을 킨 듯했다. 관객의 수가 줄어들었을진 몰라도 각자만의 연극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던 것이다. 연극이 끝나고 다음 연극을 준비하면서 지금까지 수만 번의 커튼콜과 박수를 받았겠지. 잠깐 공허해도 다시 대본을 들고 프로의 자세로 열심히 인생을 살아갔겠지. 무대 위에서의 작은 실수도 웃으면서 무마했겠지.

 

그 말을 듣고 다시 이 노래가 다르게 들리기 시작했다. 쓸쓸한 가사와 묵직한 가수의 목소리, 그 뒤에 희망이 느껴졌다. 끝에 대한 시원함과 섭섭함, 그리고 새로운 시작에 대한 긴장 반 설렘 반. 무대가 비었다는 건 채울 수 있다는 것. 다시 내 인생의 조명을 켤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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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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