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파리 미식가의 구르메 코스 - 용감한 구르메의 미식 라이브러리

"먹어보기 전에 죽지 마라"
글 입력 2022.03.31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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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탓에 한동안 여행을 갈 수 없었다. 여행은 고사하고 우리의 모든 일상이 멈춤이었다.

 

가지말라하면 더 가고 싶고, 하지 말라 하면 더 하고 싶은 것이 인간의 심리이지 않은가. 그래서 더욱이 여행을 갈망했던 듯하다. 그러다 보니 대리만족의 차선책으로 여행유투버들의 지난 여행기를 정주행 하기도 했고, TV 프로그램 “걸어서 세계로”같은 교양프로를 주야장천 리플레이 했던 듯하다.

 

SNS의 짧은 영상, 일명 짤을 통해 당분간 가지 못하는 외국의 멋진 경관을 보며 “좋아요”와 “팔로우”를 신청하기도 했다.

 

국내여행도 그렇지만 해외여행을 갔을 때 큰 에너지를 소비하면서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은 단연코 여행 동안 먹을 음식, 먹거리이다. 맛있는 음식과 각 여행지 특유의 음식을 먹기 위해 여행계획부터가 벌써 너무 설렌다.

 

코로나가 없던 평소였다면, 아무런 거리낌 없이 떠나고 싶을 때 휴가를 신청하고 가고 팠던 여행지의 항공권을 끊고 숙소부터 관광지, 맛집 등등을 찾아보며 계획을 짰을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현실은 어느정도 제한이 풀린곳도 있긴 하지만, 여전히 제한이 풀리지 않은 곳이 많으므로 마음껏 여행할 수 없다.

 

이러한 지금 우리의 마음을 위로해줄 유쾌하고 재밌는 도서가 있다. 바로 세계의 온갖 음식 중에서 진짜 먹어볼 만한 것들로만 엄선해서 한 권에 모아놓은<용감한 구르메의 미식 라이브러리>라는 도서이다. 부제도 “먹어보기 전에 죽지 마라” 이 문구도 너무 유쾌하다. 이 세상에 얼마나 맛있는 음식들이 많으면 저러한 문구를 대놓고 귀엽게 썼을까 싶다.

 

책에는 약 700여 가지의 국가와 특정 지역을 한정하지 않고 5대륙 155개 나라의 음식들로 나열된다. 물론 그 안에 우리 한국의 음식도 있다. 나는 제일 먼저 한식 부분을 읽었다. 약 650페이지 정도의 두꺼운 분량이기 때문에 이 책은 맨 처음부터 독서를 하듯이 읽는다기보다는 목차를 보고 자신이 가고 싶은 나라나, 좋아하는 나라, 가본 곳 중에 기억이 남아서 보고 싶은 나라 등의 자신만의 기준들로 각 나라의 음식을 찾아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요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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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한국부분의 음식을 읽었을 땐, 이 책의 저자인 알렉상드르 스테른의 국적이 혹시 한국은 아닐는지, 아니면 외국이름의 가명을 쓰는 한국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우리나라의 음식 문화라던가 역사, 식재료 등을 굉장히 디테일하게 묘사하고 설명해 놓아서 감탄을 자아냈다.

 

왠지 이름부터가 경건한 듯한 시드르 꿀의 맛도 궁금했다. 예맨 동부가 원산지인 세계에서 가장 비싼 꿀이자 가장 인기가 많은 꿀이라고 한다. 이 시드르 꿀은 다른 꿀보다 수분이 적은 편이어서 걸쭉하고 독특한 질감의 옅은 캐러멜 맛이 난다고 한다.

 

호주의 유명한 마누카꿀을 검색해서 사 먹을 정도로 약간 독특한 향의 진한 꿀을 좋아한다. 그래서 언제고 여행 제한이 풀려서 예멘으로 성지순례를 가게 되는 날이 온다면 꼭 시드르 나무를 보면서 시드르 꿀의 맛을 느껴보고 싶다.

 

나는 구르메가 저자의 예명 또는 별명인 줄 알았다. 그것이 아니라 구르메는 미식가나 식도락가를 가리키는 말이다. 파리에서 유명한 미식가이가 사업가인 알렉상드르 스테른은 구르메로서 또한 요리와 여행의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전 세계를 돌며 희귀하고 독특하며 맛있는 맛을 찾아 대중에게 알려왔다.

 

그래서 이 600페이지가 넘는 책의 분량이 너무 소중하고 한장 한장 보는 것이 뜻깊었다.

 

우리들 자신도 저자처럼 일일이 기록을 하진 못하지만, 각자의 기준으로 좋아하는 음식과 누군가와 함께 먹고 싶은 뜻깊은 음식들이 많을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을 보면서 그러한 순간들을 함께 즐기기를 바랄 것이다. 물론 목록 중에 평생 안 먹어도 될 법한 음식들도 간혹 보이지만, 그래도 읽는 건 또 다르다.

 

나도 모르게 미간이 찌푸려질지언정, 그래도 재밌다. 세상엔 정말 별의별 음식들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느끼며 언젠가 다시 자유롭게 여행을 다니며 각지에서 뜻깊게 먹을 음식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큰 위안을 얻는다.

 

언제고 그러한 날이 오면, 나는 분명 여행지에서 이 책을 떠올릴 것이다. 그리고 곁에 있을 누군가에게 나는 이러한 책을 보았었다고 다시금 책의 이야기를 전해줄 것이다. 혀끝에서 전해져 올 다양한 감각의 맛들로 우리는 맛집 탐방을 이어갈 것이다. 또한, 음식뿐만이 아니라 유제품과 음료 등의 분야도 재밌게 설명이 되어 있어 찬찬히 읽으며 각각의 특성을 선별해 보는 것도 재밌게 이 책을 즐기는 방법이다.

 

“용감한 구르메의 미식 라이브러리”를 통해 많은 이들이 “음식 YOLO”에 한번 빠져보길 바란다. 직접 여행을 자유로이 갈 순 없지만,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는 말처럼 유명구르메가 매력적으로 열거해놓은 이 책을 읽으며, “걸어서 세계로”를 미리 정주행하고 있는 건 어떨까.

 

미래를 위한 설레는 대비책으로 말이다.

 

 

[정선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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