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비우기보다 채우는 미니멀리즘 - 어느 날 멀쩡하던 행거가 무너졌다

내 삶을 내가 원하는 것으로만 채우기
글 입력 2022.03.29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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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어느 날 멀쩡하던 행거가 무너졌다.jpg

 

 

“다들 그렇게 산다는 말을 믿지 않기로 했다”

 

내 인생을 낭비하게 했던 관계, 돈, 불안, 집착 등을 비워내고

여유와 설렘, 만족과 건강함을 채워 넣었다

 

 

 

내 삶을 내가 원하는 것으로만 채우기



나의 삶은 미니멀리즘보다는 맥시멀리즘에 가깝다. 비움의 미학만큼이나 언젠가 생길 물건의 쓸모에 마음을 두는 편이다. 방 한 켠에는 그닥 쓸모는 없지는 버리지 못하는 잡동사니와 읽은지 오래된 책들이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다.

 

보기 좋아서나 실제로 필요해서 구매한 갖가지 집기들도 방의 한계를 초과해 제 자리를 찾지 못하고 여기저기 방황하고 있다. 며칠 전에는 그 물건들에게 제자리를 마련해주었는데, 그러기 위해서 효율적으로 방 구조를 다시 바꾸고 3분의 1정도의 불필요한 물품과 쓰레기를 비워내야 했다.


‘언젠가 다 쓸 일이 있겠지’하며 물건을 버리지 못하는 어머니의 성격 때문에 몇 년 전만 해도 집안에 나와 나이가 비슷한 물건들이 종종 있었다. 그래도 나름 대청소도 주기적으로 하고 버리지 못할 추억이 있는 물건들은 따로 차곡차곡 모아서 깨끗한 방을 유지하려 애쓰기는 했지만 시간의 흐름과 함께 짐도 쌓여만 갔다.


대학에 가면서 정든 내 방을 떠나 기숙사 생활을 시작했다. 좁고 룸메가 있는 작은 방에는 그리 많은 짐을 들고 갈 수 없었고, 잡동사니들이 필요하지도 않았다. 꼭 필요한 짐은 주말에 집에서 가져오거나 간단하게 구매해서 사용했다. 새로운 공간에서 생활을 다시 시작하려니 필요한게 많았지만 오히려 정말 꼭 필요한 것만 그때그때 구매하고 유지하는 삶이 되었다. 어쩌면 이 시기에 나는 미니멀리즘에 가까운 삶을 살았고, 그 쾌적함을 제대로 누려본 것 같다.


그러나 문제는 방학 때 생겼다. 주말에는 자주 집에 오갔기 때문에 기숙사와 집 양쪽에 옷가지와 필요한 물건들을 적절히 두고 살았는데, 기숙사를 퇴거하자 그야말로 두 집 살림이 합쳐진 것이다! 생활패턴과 공간에 맞게 적절한 양을 유지하던 살림살이는 공간의 한계를 초과했다. 그러나 무엇하나 버리기 어려울만큼 나에게는 소중하고 필요하게 느껴지는 것들뿐이었다. 결국 난 그렇게 점점 맥시멀리스트가 되어갔다.


최근에 일을 시작하며 내 공간이 생기고 나서도 마찬가지다. 많지는 않지만 나 혼자의 삶 정도는 책임질 수 있을만큼의 월급을 받게되자 그 공간을 내가 원하는 것으로 채우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작은 방에서 이것저것 인테리어할 것도 사보고, 블루투스 스피커나 커피포트도 성능보다는 감성적이고 예쁜 디자인을 보고 골랐다.

 

그렇게 하나하나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만 사모았다고 생각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비좁은 방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선지 오래였다. 내가 원하는 것들을 잔뜩 긁어모아둔 삶은 결코 내가 원하는 삶의 모습이 아니었다.


사람은 공간에 영향을 받는다. 평소에는 크게 인식하지 못하더라도 크고 작은 생활습관이나 기분, 사고 패턴에도 영향을 미친다. 깔끔하고 정돈된 방에 있으면 삶의 패턴도 단순해지고 명료해지는 반면, 지저분하고 빈틈없는 방에서는 정신이 산만해진다. 조금은 혼란하고 복잡해진 내 방과 삶에 조금은 변화가 필요했다.




더 나은 삶을 향하여


 

 

내가 지니고 있는 물건의 개수는 현저하게 줄었지만, 갈증은 여전했다. 미니멀리스트가 되어 최소한의 물건만으로 살아갈 수 있다면 자유로워질 것 같았는데 물건의 개수만 줄었을 뿐, 나는 여전히 어떤 것에서도 자유로워지지 못했다. 비워내는 것이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 되었기 때문이다. 텅 빈 듯한 집 안 풍경, 심플하고 값비싼 물건, 새하얀 인테리어를 갖고 싶다는 욕망에 사로잡힌 나는 결코 자유롭지 못했다. 자취방에 옷을 가득 쌓아놓았던 때와 별로 다르지 않았다. 많은 것에 집착하느냐, 적은 것에 집착하느냐, 그 차이일 뿐이었다.

 

_ 텅 빈 방에는 공허함만이 남았다


 

미니멀리즘을 꿈꾸지만 실천은 항상 어렵다고 생각했다. 미니멀리즘하면 최대한 적은 짐을 두고 사는 텅 빈 하얀 방을 떠올려서 그랬던 것 같다. 실천하기에는 내 삶에 필요해보이는게 너무 많고, 이미 가지고 있는 실용적인 수많은 잡동사니들을 버려야 한다는게 거부감이 들었다.

 


“많은 것에 집착하느냐, 적은 것에 집착하느냐, 그 차이 뿐이었다. 무엇을 비울까가 아니라 무엇을 남길까 물어야 했다.”

 

 

하지만 저자가 이야기하는 미니멀리즘의 핵심은 많이 없애는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한 것으로만 살아가는 것이다. 오히려 많이 비워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반대로 버리는것에 집착하는 것이 내가 시도했던 미니멀리즘이었던 것 같다. 말만 미니멀리즘이지 그 본질과는 거리가 먼 미니멀리즘.

 


더 이상 물건에 나의 무거운 감정을 담지 않게 됐다. 누군가 선물해준 거라서, 추억이 담긴 거라서, 비싸게 산 거라서 등등의 이유는 더는 내게 아무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물건에 깃드는 감정을 끊고 나니, 상처만 주는 인간관계, 고치고 싶던 나쁜 습관, 불편한 감정과 마음 등 나를 힘들게 하는 것들의 사슬을 끊는 것도 한결 쉬워졌다.

 

_ ‘소중한’ 물건은 없다

 

 

미니멀리즘은 다른말로 하면 ‘자유로움‘인 것 같다. 물건이나 내가 소유하고 있는 것에 집착하지 않는 것.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삶을 내가 원하는 것들로만 채워나가는 것. 사실은 비움으로써 채울 수 있는 것이다. 나에게 진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알아가는 과정. 더 나은 삶을 추구하고 그 길을 향해 나아가는 방법이 미니멀리즘이라고 생각한다. 그 본질을 생각하면 낯설지도 너무 어렵지도 않다. 이 책과 함께라면 더 나은 삶을 향한 고민을 시작하게 될 것이다.

 

 


도서정보


 

펀딩 시작 7시간 만에 100% 목표를 달성하고, 최종 480여 명의 독자가 참여한 에세이 <어느 날 멀쩡하던 행거가 무너졌다>가 독자들의 오랜 기다림 끝에 마침내 출간되었다. 이 책은 하루 평균 1만 명의 독자들이 찾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브런치 시작 3개월 만에 30만 조회를 기록한 이혜림 작가의 신작이다. 누구보다 맥시멀리스트였던 이 작가는 어느 날 무너진 행거 앞에서 물건의 무게감을 느끼고 비워내기를 시작한다.

 

가득 채워본 경험, 왕창 비워본 경험을 모두 해본 이 작가는 그 두가지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바로 가득 채우고 왕창 버리기를 반복하는 일회성 미니멀리즘이 아니라 처음부터 내 인생에서 진짜 중요한 것들로만 채우는 '건강한 미니멀리즘'이 필요하다는 것. 맥시멀리스트에서 10년차 미니멀리스트가 되기까지, '건강한 미니멀리즘'을 실천하는 삶의 태도를 담았다.


 

*

 

지은이: 이혜림

 

발행일: 2022년 2월 17일

 

정가: 15,800원

 

출판사: 라곰

 

ISBN: 979-11-89686-38-3 03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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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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