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용감한 구르메의 미식 라이브러리를 읽고

먹어보기 전에 죽지 마라
글 입력 2022.03.26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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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시대를 넘어 진화해오면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살기 위해 먹어왔던 음식들을 좀 더 맛있게 좀 더 신선하게 좀 더 특이하게 먹기 위해 노력했다.

 

이것 조금 저것 조금 바다에서 온 재료에 땅에서 온 재료를 함께 넣고 끓이거나 풀을 먹는 초식동물의 고기를 풀로 싸는가 하면 며칠이면 썩어버릴 과일을 몇십 년이 지나도 그 맛 그대로를 간직할 수 있게 하는 등 인간이 진화할수록 식문화는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식문화 발전을 위해 인간들이 다루는 식자재를 다루고 있는 책. 용감한 구르메의 미식 라이브러리다.

 

 

용감한 구르메_표지.jpg


 

처음 책을 봤을 때 좀 놀랐다. 두께가 상당하다. 이 정도일 줄은 생각도 못 했는데 상당하다. 그만큼 다양한 종류의 식자재를 세계 각지에서 먹고 있다는 뜻이겠지.

 

나라별로 그 지방의 유명한 식자재들을 분류하고 그에 대한 짤막한 설명을 서술한 형식이다.

 

두께를 보고 놀랐지만 짤막한 설명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옆에 두고 가끔 비는 시간마다 읽기 좋았다. 설명도 꽤 재미있게 서술되어 있어서 음식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주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라이브러리'라는 이름답게 식물, 고기, 생선, 술, 차 등 식자재를 가리지 않고 서술되어 있다. 아티초크, 라클렛, 소바 등 들어 본 적 있거나 사진으로 봤던 것들부터 라로 볼라, 퀴노아, 물범까지 '이걸 먹는구나...', 하는 식재들까지 다양했다.

 

 

KakaoTalk_20220326_230046195.jpg

 

 

같은 종류라도 지역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다르기도 하고 아예 다른 것이 되기도 한다.

 

와인 종류가 많은 줄은 알고 있었지만, 생산 지역에 따라 이름이 달라진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 특히 나는 샴페인은 '뭔가 좋은 일이 있을 때 터트리는 술.' '샴페인 콜', '그냥 탄산이 있는 당도 높은 백포도주 종류'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까다로운 술이었다.

 

샴페인은 17세기에 처음 만들어져 18, 19세기를 지나며 현재의 형태로 완성되었다. 뿐만 아니라 지역도 정해져 있어 샹파뉴 지역에서 나오는 와인만이 샴페인이라고 불릴 수 있다고 한다. 그저 맛있어서 많이 찾으니 재고가 없어서 귀하라고 생각했던 과거를 반성한다. 안일했다. 죄송합니다. 샹파뉴 농가 분들.


이처럼 잘못 알고 있던 뇌 속 정보를 정정하거나 몰랐던 과거, 발전과정 그리고 뜻밖의 나라에서 만나는 익숙한 재료를 볼 때 가장 재밌었다.

 

가장 충격받았던 것은 아귀와 부들이다. 아귀를 나는 아귀찜으로밖에 먹어본 적이 없다. 맑은국이나 말이다. 너무나 한국적으로 조리된 아귀만을 봐와서 다른 나라에서도 이걸 먹을까? 라고 생각했는데 프랑스에서 만났다. 아귀를 프랑스에서...? 개구리 다리나 달팽이는 먹는 줄 알았지만, 아귀도 먹는구나. 싶었다.

 

책에서 따로 사진은 없고 글로만 적혀 있어 따로 사진을 찾아봤는데 생각보다 더 다양한 방식으로 조리되고 있었다. 오븐에 굽거나 튀기고 토마토와 함께 낸다거나 연어 스테이크처럼 아귀로 만든 스테이크를 보고 프랑스인들도 아귀를 그들만의 방식으로 즐기고 있다고 생각했다. 형태는 다르지만 맛있게 즐기면 그게 지구촌 아니겠는가.

 

그리고 부들. 부들은 '코사크 아스파라거스'라고 불리며 오랜 시간 전부터 캐나다의 소중한 식량원이라고 한다. 이 부분 저 부분 다 먹긴 하지만 어린싹 속대를 주로 먹는다고.

 

강가에 가면 있는 그 부들을 먹다니. 엄마가 분명 못 먹는 거라고 버리고 오라고 했던 걸 캐나다에서는 먹고 있었다. 소시지처럼 생겼다고 손에 쥐고 다녔던 게 사실 식자재였다니. 인간은 정말 다 먹는구나.


다른 지역이나 외국으로 여행을 가면 그 지역 특산물을 먹어보려고 하는 편이다. 처음 보는 것들 접하면 내가 아는 세계가 더 넓어지는 기분이다. 내가 사는 곳에서도 먹을 수 있는 것들도 있기는 하지만 기분이 다르지 않은가. 조리법이 달라 다른 음식을 먹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

 

내가 모르는 숨겨진 유명 특산물을 많이 알게 되어 어디를 가도 먹는 것이 더 두렵지 않다. 6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다양한 식자재 설명을 읽고 있자니 열심히 벌어서 여기저기 여행을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많은데 절반은 먹고 죽어야 하지 않을까. 조금씩 조금씩 체크한 식자재를 늘려가며 세계투어나 해야겠다.

 

 

[빈민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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