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내 손 안에 펼쳐지는 작은 미술관 : 365일 모든 순간의 미술 [도서]

글 입력 2022.03.21 01:41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KakaoTalk_20220321_012911959_01.jpg

 

 

처음 아트인사이트 에디터를 하게 되면서 다양한 문화 초대를 향유하고 싶다는 다짐으로 호기롭게 책을 한 권 신청하였다. 회화와 관련된 책이고 예술사를 좋아하기도 하는 사람이니 재밌게 읽을 수 있겠지, 싶은 마음이었다.

 

하지만 내가 간과한 점은 내가 요즘 나태함에 빠져 살아 책 대신 SNS를 보는 것에 더 익숙했던 사람이라는 것이 첫 번째였고, 다시 새 학기가 시작되어 여러 수업을 챙기느라 수업이 끝나고 나면 무기력하게 늘어지게 된다는 것이 두 번째였다.


그렇지만 이 책을 처음 받았을 때 예쁜 금박이 씌워진 표지에 한 번 반하게 되었고, 같이 주어진 그림엽서에 두 번 반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책을 펼쳐보자, 길게 늘어진 글 대신 그림들로 페이지 한 장 한 장이 가득 차 있었다. 사실 책이라는 존재를 상상해보면 흰색은 종이요, 검은색은 글자인 것을 상상하게 되지 않는가.

 

그러나 이 책은 페이지마다 그림이 주가 된다. 그 위로는 작가와 작품 제목, 제작 연도와 소장 공간이 표시되어 있고, 그 아래로는 그림에 대한 서너 줄의 간략한 설명이 쓰여 있다. 그래서 나처럼 SNS 중독으로 짧은 글에 더 익숙해진 사람들도 쉽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다만 그림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기대했던 사람은 조금 아쉬울 수도 있다.


이 책에는 정말 제목 그대로 365개의 회화가 담겨 있다. 그리고 일주일의 테마가 있는데, 월요일은 에너지, 화요일은 아름다움, 수요일은 자신감, 목요일은 휴식, 금요일은 설렘, 토요일은 영감, 일요일은 위안으로 구성된다. 그 7일의 테마를 중심으로 하여 매일 다른 그림을 감상할 수 있다.

 

책을 읽는 방법은 다양하다. 매일 차례로 한 페이지씩 읽어도 좋고, 눈에 들어오는 그림을 먼저 봐도 좋고, 자신이 끌리는 테마의 페이지를 읽어도 좋다. 나는 개인적으로 책을 가볍게 휘리릭 훑으면서 눈에 확 들어오는 그림들을 잡아냈는데, 그 그림들은 아래와 같다.

 


KakaoTalk_20220321_012911959_05.jpg

프랭크 패튼,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지'

 

 

KakaoTalk_20220321_012911959_04.jpg

클로드 모네, '수련 연못'

 

 

KakaoTalk_20220321_012911959_03.jpg

프리다 칼로, '인생이여 만세'

 

 

KakaoTalk_20220321_012911959_02.jpg

폴 내시, '해변의 파란 집'

 

 

사실 매 요일 가장 마음에 드는 그림을 골라보려고 했는데, 아직은 쉽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그 또한 취향이라 생각하려고 한다.

 

월요일의 그림인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지’는 그림으로만 봐도 털이 뽀송한 고양이의 모습이 귀여워서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귀여운 그림이라고 생각했다. 화요일의 그림인 ‘수련 연못’은 내가 평소에도 좋아하는 화가인 클로드 모네의 그림 중 산뜻하고 파릇한 색채가 마음에 들어 가장 좋아하는 그림이다.

 

수요일의 그림인 ‘인생이여 만세’는 평소에 색감이 강한 그림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의 취향에도 불구하고 그 청량함과 메시지가 마음에 들었다. 목요일의 그림인 ‘해변의 파란 집’은 해변의 푸른 느낌이 편안함을 주었다.


이렇게 책을 감상하면서 느낀 점은, 회화를 감상하는 데에 있어서 그렇게 전문적인 지식이나 배경은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이었다. 물론 그 그림의 배경과 화가에 대해 알고 있다면 그림을 또 다른 시선으로 즐길 수는 있지만, 때로는 그걸 배우는 것 자체에도 머리 아플 때가 있지 않은가.

 

그저 색채가 예쁘다는 이유로, 혹은 화풍이나 그림 속 물체가 마음에 든다는 이유로, 그런 단순한 이유로도 그림을 즐겁게 감상할 수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마치 정처 없이 그림을 훑어가며 미술관을 돌아다니는 것처럼 말이다.

 

요즘 흔히 한다는 ‘물멍’, ‘불멍’처럼 그저 멍때리듯이 그림을 보더라도 그것 또한 감상이 아닐까?

 

 

 

에디터 명함.jpg

 

 

[김민성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3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