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경계 너머의 국악, 국악 너머의 경계. [음악]

플루트 연주자 고유진의 앨범 [Pungruy] & 스톤 재즈의 앨범 [Crossover Korean Soul 2]
글 입력 2022.03.06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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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진 - Pungryu (Blue Asteroid Records, 2021)

 

고유진의 음악적 거처는 클래식과 재즈, 국악에 산재해 있다. 그래서 앨범 역시 재즈의 구획에서만 머무르지 않는다. 중국 전통 관악기인 ‘바우’를 연주한 ‘Song for Bawu’의 선율은 베이스를 거문고나 가야금 같은 동양의 현악처럼 들리게 만든다.

 

생경한 악기를 위화감 없이 연주해 내는 그의 상상력은 ‘Blue Brown Alley’와 ‘Improvisation-Pungryu’에서도 돋보인다. 반대로 익숙한 악기는 낯선 방식으로 만나게 하면서 듣는 이를 ‘들어본 것 같지만 들어본 적 없는’ 낙차 속에 띄운다.

 

이런 한 끗 다른 음악 운용은 그가 지금까지 함께한 다양한 편성들-클래식 앙상블, 체임버 오케스트라, 빅밴드 등-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졌으리라. 또한 네덜란드, 대만, 스페인 등 여러 나라를 거치며 고유진이 맞닥뜨렸을 다양한 음악의 세계가 새로운 관점을 가져다주었을 성싶다.

 

이런 측면에서 그의 음악은 다국의 음악적 시원과 현재를 가로지르는 스테판 미쿠스를 떠올리게 한다. 한편 네덜란드에 처음 거주하면서 만든 곡인 ‘201 Blues’로 친근하고 발랄한 블루스를 선보이고 다시 제주 민요인 ‘오돌또기’로 발걸음을 옮긴다.

 

이 흐름 그대로 고유진이 자신의 채널에 올린, 스페인 댄서가 한국 전통 마스크를 쓴 채로 물속에서 춤을 추고 그 옆에서 즉흥연주를 하는 모습은 우리에게 기묘한 파동을 준다. 우리는 그 떨림을, 공기를 흩뜨리는 기운을 풍류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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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톤재즈 - Crossover Korean Soul 2 (Stone Jazz, 2021)

 

이제 국악과 재즈의 크로스오버는 어렵지 않게 찾아들을 수 있다. 여러 연주자들이 두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며 그들만의 퓨전 문법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차근차근 ‘퓨전’해 온 그룹이 바로 스톤재즈다.

 

구전민요를 재해석한 2006년 첫 번째 앨범 [Crossover Korean Soul]을 이어받은 이번 앨범에서 변화된 양상을 여러 부분 확인할 수 있다.

 

2006년 앨범의 경우 피아노-베이스-드럼의 구성에 해금이나 피리 등의 악기가 함께 하면서 멜로디를 함께 끌고 가거나 포인트가 되는 모티프를 국악기가 연주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면 이번 앨범은 동유럽 클래식 스트링 퀄텟 등과의 조화로 곡의 전개가 풍부해졌다.

 

‘또 다른 아리랑’의 초반 주선율을 가야금이 연주하고 조광현의 기타가 이어받는 현악기의 흐름이 복잡하지 않고 듣는 재미를 준다. 그러고는 스트링 퀄텟이 고조되는 전개에 넓은 진폭을 더한다.

 

큰 틀에서 비슷한 류의 악기가 조화를 이루는 건 ‘정선 아리랑 2’에서도 이어진다. 차승현의 피리와 세자리우스 가드지나의 색소폰, 그리고 락킹한 기타가 곡의 테마와 거리를 두면서 역설적으로 참신한 지점에 달했다.

 

새로운 연주자들과 함께하는 시도가 스톤재즈의 창조성에 중요한 역할임은 두말할 것 없다.

 

 

 

조원용 컬처리스트.jpg

 

 

[조원용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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