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은 '극 사실주의 작품' [미술]

현실과 예술의 경계를 해체하다
글 입력 2022.03.01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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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어떤 작품을 볼 때면, 그림인지 사진인지 헷갈릴 때가 종종 있다. 과연 정체가 무엇인지 자꾸만 보게 되고, 가만히 들여다보게 만든다. 그리고 이윽고 작품의 묘한 매력에 빠져 몰입한 자신을 깨닫는다. 캔버스와 현실의 경계를 해체하는 이 장르에 대해 우리는 ‘극 사실주의 작품’이라고 일컫는다.


극 사실주의 작품의 매력은 무엇일까, 작가의 기술성을 분석하고 살펴보는 재미, 사실과 작품을 비교하는 재미, 표현력을 낱낱이 파헤치는 재미 등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각자가 느끼는 다양한 감정과 생각은 극 사실주의 작품을 어떻게 해석하고 감상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극 사실주의의 세계에 함께 빠져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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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사실주의 화가로 알려진 로빈 앨리(robin eley)의 작품이다. 로빈 앨리는 대학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하며 예술가의 길을 걸었다. 초기엔 전문 일러스트레이터로 경력을 쌓았고 점차적으로 자신의 스타일을 구축해나갔다. 2012년에는 호주 미술계의 최고의 영예 중 하나인 아치볼드상(Archibald Prize)의 최종 후보에 오르며 인지도를 얻기 시작했다. 그리고 같은 해 첫 개인전 ‘특이점’을 열며 극 사실주의 예술가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그의 작품에는 특징이 있다. 구겨진 비닐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마치 개봉하지 않은 작품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서 작품을 바라봤을 때, 이는 착각이었다는 것을 느끼게 되고 굉장한 신비로움을 느끼게 된다. 재질과 투명도를 조절한 섬세한 감각은 현실과 예술의 경계선을 흐릿하게 만든다. 이 놀라움과 황홀함은 극 사실주의의 작품의 매력이 무엇인지 깨닫게 한다.


작가는 이 투명 비닐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현 시대 사람들 간의 상호 작용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한다. SNS를 통해 자신의 원하는 모습만 노출하는 사람들, 그러면서 점차적으로 고립되어가는 사람들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진실한 소통은 어렵게 되었고, 감정을 나누는 일은 불편한 상황이 되었다. 현실적인 기법으로 현실을 생생히 담아낸 그의 작품에 자꾸만 눈길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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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우리나라의 현대미술작가 김영성 작가의 작품이다. 회화를 전공한 그는 졸업 이후 꾸준하게 작품 활동을 이어갔다. 국내외를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전시를 통해 많은 이들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국외에서 그의 예술성은 빛을 발하기 시작했고, 높은 유명세를 갖게 되었다. 그럼에도 하루에 12시간 이상을 작품에 투자하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창조해내고 있다.


김영성 작가의 작품은 놀라울 정도로 생동감이 뛰어나다. 가까이서 찍은 사진을 보는 느낌, 당장이라도 화면을 뚫고 나올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세밀하고 정교한 필치는 감탄을 자아낸다. 과하지도 소극적이지도 않는 표현은 절제력과 강렬함이 느껴진다. 그래서 더욱 관객들을 집중시키고 묵직한 메시지를 전한다.


그의 작품은 오브제에 집중하게 한다.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금붕어, 개구리, 달팽이 등을 큰 화폭에 그려낸다. 이내 우리는 평소 깊게 살펴보지 못했던 이 작은 생물들을 가만히 들여다보게 된다. 작가는 물질문명의 고도화로 인해 수많은 생명들이 위협받고 사라지는 현실을 말한다. 상업적인 것에 가치를 두는 우리 사회는 점차적으로 그 외의 것들은 쉽게 간과해버리지 않았을지 성찰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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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매력적인 작품의 주인공은 네덜란드 예술가 티얄프 스파르나이(Tjalf Sparnaay)다. 그는 스포츠 교사로 활동했지만, 독학으로 예술에 대해 공부했다. 그리고 엽서를 만들어 자금을 모아 예술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작가는 자신을 화가이자 사업가라고 말한다. 자신의 작품을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 판매하며 예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의 작품은 ‘거대 현실주의’라고 불리는데, 과장된 스타일의 사실주의 작품을 그리기 때문이다. 확대된 그의 작품엔 생생한 질감이 느껴진다. 잘 활용한 빛의 표현은 사실주의 작품의 생생함을 더한다. 가장 대표적인 작품인 계란은 촉감을 넘어 맛까지 느껴질 정도로 생생하다. 이 놀라운 표현력은 많은 사람들의 애정을 사고 있다.


이 거대한 사실주의 작품을 통해 작가는 친숙하고 익숙한 대상, 곁에 있는 평범한 것들을 자세히 살펴보게 만들었다. 당연한 것들이 당연하게 보이지 않게 만듦으로써 사물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익숙한 듯 어색한 이 시선이 나쁘지 않다. 사물을 더욱 애정 어린 시선과 감사한 마음을 담아 바라보게 된다.

 

*


극 사실주의 작품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들의 작품은 사실보다 더 사실 같았고, 사진과는 또 다른 황홀함을 느끼게 했다. 알고도 속는 극사실주의 작품의 매력은 가만히 바라볼수록 더욱 극대화 되었다. 평소 하나 하나 뜯어 살펴볼 일 없는 모든 사물에 애정을 담을 수 있었고, 나를 둘러싼 세상을 새롭게 바라볼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삶에 새로운 환기가 필요하다면, 극 사실주의 작품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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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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