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llage를 따라서] 시트러스(Citrus)향 추천기

시트러스 향 추천 네가지
글 입력 2022.02.28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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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에서는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향이자 향의 역사에서도 빠질 수 없는 시트러스(Citrus)를 알아보았다. 향의 첫인상인 탑노트를 가장 경쾌하고도 상큼하게 열어주는 역할로서 시트러스는 셀 수 없이 다양한 제품에 쓰인다. 그 중에서도 시트러스의 매력이 특히 드러나는 향 4가지를 소개한다.

 

 

 

1. 씻고 나온 후의 이불같은 시트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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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향은 ‘봉파르퓨메르’의 ‘001’이다.

 

시트러스가 아무리 자주 쓰이는 향이라 하더라도 다루기 쉬운 향은 아니다. 지나치게 응축되어 표현된 시트러스는 눅진하고 끈적한 향으로, 또 너무 해사하게 표현된 시트러스는 고급스럽지 않고 유치한 향으로 느껴질 수 있다.

 

001은 그 미묘한 중심의 지점을 집어낸다. 첫 향으로는 베르가못과 레몬이 상쾌하게 포문을 열어준다. 그러나 상쾌함 뒤에서 페티그레인과 네롤리 같은 ‘오렌지 꽃과 나무’의 포근하고 쌉쌀한 향이 어우러진다. 화사함과 부드러움의 중간 어디쯤에서 001은 누구에게나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향을 표현한다.

 

적당한 에너지를 지닌 이 향은 지중해의 어느 호텔을 연상시킨다. 눈부신 지중해의 햇살처럼 반짝이는 시트러스향 바디워시와의 샤워. 그 후 몸에 밴 상쾌한 향과 함께 하얗게 바스락거리는 호텔 이불에 몸을 뉘이면 느껴질 것 같은 향.

 

활기와 나른함이 공존하는 느낌을 원할 때 추천하는 향이다.

 

 

 

2. 우아한 상쾌함의 시트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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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향은 ‘세르주 루텐’의 ‘플뢰르 드 시트로니에’다.

 

시트러스 꽃, 레몬 꽃이라는 뜻의 이름은 이 향을 가장 적절하게 설명하는 단어다. 이름 그대로 레몬향과 꽃향이 어우러진다. 흔히 우아하다고 생각되는 향들에는 시트러스가 강하게 들어가지 않는다. 시트러스 특유의 밝고 경쾌한 이미지와 고급스러움이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플뢰르 드 시트로니에는 모순되는 두가지를 모두 지녔다. 첫 향은 강하고 톡톡 튀는 레몬이 느껴진다. 새콤하게 느껴질 정도로 화사하게 표현된 레몬이다. 그러나 곧바로 자스민향이 섞이며 톤을 살짝 눌러준다.

 

화이트플라워는 성숙하고 우아하지만 자칫하면 텁텁하게 느껴지는 향이다. 여름에 사용하기엔 더욱 부담스럽다. 그런 화이트플라워와 레몬이 만나 청량하면서도 우아한 향이 만들어졌다.

 

여름이라고 마냥 가볍고 시원하기만한 향을 쓰고 싶지 않을 때 좋은 향이다.

 

 

 

3. 한 조각의 레몬과 홍차 향의 시트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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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향은 ‘일루미넘’의 ‘트라이벌 블랙티’이다.

 

역시나 정직한 이름의 향이다. 블랙티, 즉 홍차. 홍차에도 여러 종류가 있지만 트라이벌 블랙티는 정석적인 홍차의 향이다. 단, 레몬이 동동 띄워진 홍차다. 약간의 풀향과 묘한 향신료향처럼 느껴지는 붉은색의 홍차 속 상큼한 레몬 한 조각이 들어갔다.

 

레몬이 있지만 눈에 띄게 반짝거리지도 톡톡 튀지도 않는다. 특별히 부풀리거나 꾸미지 않은 깔끔함이 느껴진다. 떠오르는 이미지는 화장기 없는 얼굴과 검은 생머리, 말 수가 적지만 어딘지 편안하게 느껴지는 사람. 자연스럽고 꾸밈이 없는 사람. 왠지 클래식 홍차집을 운영하는 모습이 떠오른달까.

 

유난히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은 사실 어떤 향도 거북하게 느껴지곤 하는데, 그럴 때 뿌릴 수 있는 마지노선의 향이다.

 

강렬한 존재감도 없지만 편안한 향을 뿌리고 싶을 때 추천한다.

 

 

 

4. 뜨거운 햇살 속 시트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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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향은 ‘아틀리에코롱’의 ‘클레망틴 캘리포니아’다.

 

위의 향들이 시트러스의 상쾌함이 유난히 두드러졌다면 클레망틴 캘리포니아는 시트러스의 달콤함이 두드러진다. 이름에 들어가는 캘리포니아가 절로 연상된다. 첫 향은 상큼 달콤한 오렌지로 나타난다. 뜨거운 태양빛을 받아 당도가 올라 갈만큼 올라간 오렌지다. 그와 함께 부드러운 샌달우드향과 향신료향이 섞인다.

 

밀키한 오렌지가 느껴진다. 부드럽고 따뜻한 향과 시원하고 상쾌한 향의 조합으로 한여름 캘리포니아의 해변 도로가 떠오른다. 하루 종일 뜨겁게 데워진 도로는 여전히 덥덥하지만 바다에서 불어오는 한줄기의 바람은 무엇보다 시원하고 달콤하다. 이제 막 열기가 식기 시작하는 늦은 오후의 해변가와 젊음이 느껴지는 향이다.

 

시트러스의 시큼함이 불호라면 이 향을 추천한다.

 

 

[김유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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