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휘몰아치는 글의 파도 - 헤르만 헤세, 음악 위에 쓰다

글 입력 2022.02.22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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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에 음악이 없다면! ...(중략)... 우리 같은 사람에게 그것은 몸의 장기 하나를 잃는 것과도 같을 것이며 감각 하나를 반쯤 또는 전부 상실하는 것과도 같을 것이다.

 

안 그래도 아름다운 그의 글이, 진실로 애정하고 사랑하는 것을 대상으로 한다면 얼마나 더 아름다울까? 음악이 없다면 죽음을 달라 외칠 것만 같은 헤르만 헤세의 음악을 향한 글이 궁금했다.

 

글로 만난 음악을 향한 그의 애정은 아름다우면서도 높았고, 순수하면서도 휘몰아쳤다. 직접 경험하지 못한 음악의 아름다움 글을 따라가기 벅찰정도로 말이다.

 

 

 

휘몰아치는 글의 파도


 

1장에서 만난 헤세의 글은 휘몰아치는 파도와 같았다. 음악을 향한 마음이 너무도 커서, 글로 남기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부푼 마음에 써내려간 느낌이었다.

 

음악을 만나러 가는 순간에는 발목 높이의 잔잔했을 기쁨의 파도가 음악이 시작되는 순간 점차 높아지기 시작하더니 마지막에는 몸을 전부 덮칠만큼 올라갔으리라. 그리고 이 파도는 글을 읽는 독자들을 강렬히 둘러싼다.

 

[음 스스로가 공간이 되어 우리를 온전히 휘감고, 편안히 쉬었다 다른 음들이 합류한다. 몸을 숙여 경배하고, 꿈쩍 않고 머물렀다 이제 음들은 침묵한다. 그 후 나부끼고, 격정적으로 팽창하며, 신께 탄원을 부르짖다 뚝 그친다. 음들이 다시 일어서고, 신을 향해 들어올리며 애원하고, 간구한다. 그리고 음을 휘몰아치며 원 없이 펑펑 운다. 음이 다 사그라들었을 때도 성당은 여전히 고요히 서서 우리 모두를 감싸고 있다. - p.13, <고음악> 내용 요약]

 

헤르만 헤세는 바흐나 모차르트처럼 삶을 긍정하는 가뿐하고도 명랑한 선율을 사랑한다고 했는데, 위의 글을 보면 알 수 있듯 음악으로 하여 온전히 밀려오는 감정이 담겨서있지 강하게 다가왔다.

 

이런 그의 글을 읽고 있자면 음악이라는 무형의 존재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소리로 존재하여 손에 잡을 수 조차 없는 음악을 글이라는 유형에 담아 독자들에게 온전히 느끼게 한다.

 

무엇보다도 시각적인 인간이라더니. 그래서 그의 글을 읽으면 이미지가 생생히 살아나는지 모르겠다.

 

클래식 연주를 들으며 웅장함을 느끼고, 감정을 느낀다고 하더라도 왜 느끼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저 저 악기들이 함께 모여 만들어낸 소리가 대단한 힘을 가지고 있으려니 생각했다. 그러나 그의 글을 통해 글로써 음악의 존재를 넘어 숭고함을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헤세라는 작가의 글에서 숭고함을 느낀다. 그의 글이 끝없는 자연을 마주했을때와 같을 수 있을진 모르겠다. 그러나 그가 묘사해 낸 생생한 음악의 존재를 읽으면 그와 함께 음악을 느끼는 듯한 감정을 느낀다. 그러니 글이 끝날 때까지 이 감정이 벅차다고 느낄 수 밖에.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1부는 음악에 대한 독자적인 시작품들을 모은 것으로 산문과 소설, 시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2부는 신문과 잡지에 기고한 글, 편지, 일기, 메모 등을 집필 순서에 따라 배치했다. 1부, 2부에 글의 차이와 헤세의 변화하는 과정을 따라 읽는 재미가 함께일 것이다.

 

그럼 이제 헤르만 헤세가 음악 위에 써내려간 글을 따라가보자. 무형의 소리를 유형의 글로 휘몰아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김히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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