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실이는 복도 많지>, 영화 제목 뜻 그대로

영화를 보며 놓쳤던 부분들을 공유하며
글 입력 2022.02.20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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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는 교양으로 들은 수업 과제로 보게 되었습니다. 코로나 시국과 함께 개봉한 독립 영화이지만, 많은 사람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았다고 했기에 기대를 하며 영화를 보았습니다. 이 영화를 처음 보았을 때에는, 영화 자체가 주는 ‘담백함’에 당황스러웠습니다. 영화가 이렇게 담백해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본능적으로 이 영화에서 제가 놓친 것들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 더 알아봤습니다. 이 글에서 제가 영화에 대해 알아보고 알게 된 사실들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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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주인공 찬실이의 실직과 함께 시작됩니다. 한순간에 실업자가 된 찬실이는 경제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위기에 놓이게 됩니다. 친구 소피의 가정주부로 일하며 가장 긴박한 문제였던 경제적 궁핍을 해결하게 됩니다. 하지만 평생 영화일을 하며 생을 마감하고 싶었던 그녀는 자기 정체성을 잃어버립니다. 찬실이는 이런 결핍을 관계를 통해 채우려고 하지만 그럴 수 없음을 깨닫게 됩니다. 결국 자신이 영화일을 다시 해야 함을 결심하는 장면을 마지막으로 영화는 끝납니다. 영화를 단편적으로 보면, 주인공 찬실이의 성장 과정을 담은 서사의 영화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더 많은 것들을 담아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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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장면은 찬실이가 경제적으로 궁핍해지면서, 가파른 언덕을 다 올라가야 집에 도착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마지막 장면은 찬실이를 아끼는 사람들이 모이고, 찬실이는 다시 영화를 다시 시작하고자 하는 다짐을 하는 장면입니다.

 

김초희 감독은 실업자가 된 찬실이의 모습을 비극적으로 연출하지 않았습니다. 주인공을 억지로 어려운 일에 도전하게 만들어 삶을 역전하려는 모습을 담지도 않았습니다. 대신 담담하게 자신의 상황을 수용하고, 자신과 끊임없이 소통하는 찬실이의 모습을 통해 영화일에 진심인 그녀에게 주목하게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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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을 통해서 영화에서 찬실이의 씩씩하고 밝은 모습이 많이 연출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영화 배우 장국영, 정은임의 <라디오>, 오즈 야스지로 감독, 영화 <집시의 시간> 등은 찬실이가 영화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구체적으로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찬실이의 또 다른 자아(포스터에서 김영민 배우가 흐릿하게 나오는 이유)로 장국영 배우와 찬실이는 많은 대화를 합니다. 찬실이는 장국영에게 자신이 영화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 자신의 힘든 점들을 얘기하고 심지어 연애 상담까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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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장면은 FM 라디오, 아래 장면은 집시의 시간 음악을 아코디언으로 연주하는 찬실이의 모습입니다.

 

 

이렇게 김초희 감독은 찬실이의 힘든 상황에 집중하기보다는, 영화에 대한 열정을 다시 꽃 피울 수 있었던 그녀의 마음과 그녀의 성장 과정 주목했습니다. 김초희 감독은 자신의 이야기를 찬실이에게 많이 대입했다고 합니다. 찬실이 캐릭터에 자신을 너무 투영한 나머지 객관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영화의 편집을 모두 마치자 ‘찬실이’를 객관화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사실 이 영화는 총 3번을 걸쳐 제목이 변경되었습니다. 시나리오를 작성할 때에는 “그리워하는 마음”, 촬영할 때에는 “눈물이 방울방울”, 그리고 마지막 편집 단계에서 지금 제목인 “찬실이는 복도 많지”가 되었습니다. 김초희 감독은 찬실이가 삶의 힘든 과정 속에서도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던 찬실이가 복이 많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김초희 감독이 스스로에게 위로를 건네주는 듯한 이 제목 그대로, 이 영화는 많은 관람객들에게 위로를 주었습니다.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만들며, 힘들었던 순간들 소중했던 순간들을 떠올리게 만들 수 있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저도 영화의 ‘담백함’을 통해, 영상 제작을 하며 힘들었던 순간들을 떠올리는 동시에 영상 제작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영상을 하나 완성했을 때의 기쁨이 떠올랐습니다.

 

 

[안현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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