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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인간이란, 타인을 원하지 않을 수 없는 존재야 - 패신저스(Passengers) [영화]

아담도 이브가 필요했던 것처럼

by 서은해 에디터
2022.02.12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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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우주의 미아 같은 존재였죠

하지만 서로를 만나 새로운 삶을 찾았어요

함께 만들어가는 아름다운 삶을


영화 패신저스(2016)는 초호화 우주선 아발란 호에 동면 상태로 탑승한 채, 120년 후의 개척 행성  홈스테드 2로 향하던 짐 프레스턴(크리스 프랫)과 오로라 레인(제니퍼 로렌스)이 다른 승객들과는 다르게 90년이나 일찍 깨어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5,258명의 아발란 호 승객 중 유일하게 동면에서 깨어난 두 사람은 과연 살아서 새로운 행성에 도착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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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내용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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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얘길 하고 싶소, 진짜 살아있는 사람"


 

120년 후 개척 행성에서 대접받는 엔지니어로써 새로운 삶을 꿈꾸며 우주선 아발란 호에 탑승한 짐 프레스턴. 하지만 동면기에 생긴 치명적 결함으로 혼자 90년이나 일찍 깨어나게 되고, 다시 동면에 들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해 보지만 너무나 역부족이다.

 

특히 사람의 온기가 전혀 없는 넓은 우주선 안에서 절망에 빠진 짐에게 유일한 말 상대가 되어주는 '아서'는 좋은 친구이긴 하지만 아픔도, 분노도, 아무것도 느낄 수 없는 안드로이드 로봇일 뿐 그의 상실감을 채워주지 못한다. 진짜 살아있는 사람과 얘기하고 싶다는 짐의 외침은 그래서 더욱 안타깝고 절박하게 느껴진다.


이렇듯 영화는 우주라는 미지의 공간 그리고 우주선이라는 한정된 공간에 홀로 남게 된 주인공을 통해 인간이 느끼는 극도의 외로움을 관객들에게 보여준다. 더불어 과연 인간에게 있어 진정한 재난이 무엇인지 한 번쯤 생각해 보게 한다.


제아무리 좋은 시설의 우주선에서 그 누구의 방해도 없이 모든 걸 누릴 수 있다 해도 함께할 사람이 없다면 그 기쁨은 너무나 허무하다. 건물이 무너지고, 자연재해가 일어나고, 각종 테러가 일어나도 의지할 수 있는 서로가 있고 지켜야 할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에 우리는 더욱 살아갈 이유를 얻곤 한다.

 

마치 모든 것이 완벽한 에덴동산에서 살던 아담도 곁에 이브가 필요했던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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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옳진 않지만, 이해는 돼요"


 

아무도 없는 우주선에서 혼자 1년 동안 버티던 짐은 마침내 죽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죽으려던 날 밤, 우연히 동면기에 잠들어 있는 오로라를 발견하게 되고 첫눈에 반한 짐은 오로라를 깨우고 싶은 마음과 그녀를 자신과 같은 처지로 만들고 싶지 않은 마음 사이에서 한참을 괴로워한다.

 

오랜 고민 끝에 결국 짐은 오로라를 깨우게 되면서 둘은 한동안 함께 식사를 하고, 운동을 하고, 우주를 관람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짐이 자신을 일부러 깨웠다는 비밀을 로봇 '아서'를 통해 알게 된 오로라는 강렬한 분노에 휩싸이게 된다.

 

그렇게 한참 동안 서로 간의 갈등을 해결하지 못한 채 지내던 어느 날, 시스템 오류로 또 한 명의 승객이자 데크 책임자인 거스 맨큐조가 동면에서 깨어나게 된다. 그는 분노로 가득 찬 오로라에게 짐의 행동이 '옳진 않지만 이해는 된다'라고 말한다.


그렇다. 영화를 보는 내내 괴로웠던 건 바로 짐의 행동이 분명 잘못되었는데도 너무나 이해가 된다는 점이었다. 물론 오로라의 말처럼 짐은 오로라의 인생을 망쳤고, 위기에 빠뜨렸고, 살인했다. 하지만 누군가 곁에 있기를 소망하는 것이, 외롭지 않고 싶은 것이 과연 그토록 잘못된 일인 걸까?

 

이후 동면에서 깨어날 때 생긴 이상으로 건강이 악화된 거스는 결국 두 사람이 지켜보는 앞에서 죽음을 맞게 된다. 죽음을 앞두고 그는 짐과 오로라에게 서로를 잘 돌봐주라는 당부와 함께 눈 감는 순간까지 자신의 옆에 있어줄 것을 부탁한다.

 

인간은 이렇게 오롯이 홀로 감당하고 맞이해야 하는 죽음의 순간조차도 누군가가 곁에 있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건 아마, 그저 곁에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위안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이토록 인간이란, 죽는 그 순간까지 타인을 원하지 않을 수 없는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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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주는 인생이네"


 

여러 고비 끝에 주인공들은 로봇 의사를 이용해 다시 동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짐은 그 기회를 오로라에게 양보하려 하지만 오로라는 결국 그 기회를 포기하고 짐의 곁에 남는 것을 택한다. 1,000m 길이의 쇳덩이로 된 세계에서 그와 함께 살아가기로 한 것이다.

 

짐과 오로라는 각자 다른 이유로 지구에서의 삶을 버리고, 가족과 친구와 이별하고, 120년의 우주여행을 통해 새로운 세기에 새로운 행성에서 깨어나는 새 삶을 꿈꿨다. 그리고 그 꿈 때문에 목적지에도 도착하지 못한 채 모르는 사람과 우주를 떠돌다가 늙어 죽을 위기에 처하게 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아서가 말했 듯, 다른 곳만을 너무 바라보지 않고 지금 주어진 걸 누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며 마침내 서로에게 살아갈 이유이자 새 삶이 돼주었다. 어쩌면 그들이 그토록 원하던 새로운 삶이란, 바로 서로에게 있었던 게 아니었을까.

 

'끝내주는 인생이네' 오로라의 마지막 대사는 아마도 계획하지 않았지만 서로를 발견하고, 사랑하고, 함께하게 된 그들의 인생을 표현해 주는 가장 적절한 말일 것이다. 이 글을 마치며 부디, 우리들의 '끝내주는 인생'도 그리 멀리 있는 것은 아니길 간절히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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