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커피 한잔'의 가치를 더하다. - 커피 한잔 [도서]

글 입력 2022.01.28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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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의 유래'와 '문학 작품 속 커피와 카페 이야기'

 

책의 저자는 대학교수이자, 문학 평론가 그리고 커피 애호가이다. 책을 읽으면서 앞서 언급한 것처럼 커피에 대한 그의 애정이 아주 짙게 느껴졌다. 또한, 책을 음미할수록 문학 작품 속 그 공간에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이는 커피의 문화를 시작으로 전개되는 문학 속의 커피, 마지막으로 커피의 공간인 카페를 주제로 배치된 목차 속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간략하게 내용을 살펴보면 제1장: 커피의 문화는 커피의 이름과 종류에 대한 유래,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일련의 과정이 담겨있다. 이처럼 커피가 등장한 시대적 상황과 그 배경으로 우리 삶 속에 깊숙이 자리 잡은 '커피'의 존재를 유추해볼 수 있다.

 

그러므로 오늘날 커피와 관련된 분야의 확장은 한순간 나타난 것이 아니라, 점진적으로 일상에 스며든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비로소 여러 요소의 집합체로 이루어진 커피의 문화는 그 모습에 따라서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카페지뉴' 등의 이름으로 다양한 형태를 띄게 되었다.

 

이는 오늘도 출근길에 커피를 사거나, 점심식사 후 커피 한잔을 즐기는 이들을 비롯해서 책 한권을 읽으며 사색에 잠긴 시간, 커피 한잔과 함께하는 상대방과의 편안한 대화를 이끄는 무한한 커피의 세계로 당신을 초대할 것이다.


 

커피 자체가 다양한 사회적 현상들을 만들어냈다. 커피의 향취만큼 '커피의 기호'가 퍼져 있는 셈이다. (...)

 

커피는 문화다. 이렇게 거창하게 커피를 내세운다 해도 별로 이상하지 않다. 우리가 매일 한두잔 씩 마시는 커피를 두고 무얼 그리 요란을 떨 일이 있겠는가? 하지만 커피를 문화라고까지 말하려면 당연히 다시 물어야만 한다. 나에게 커피란 무엇인가?

 

- 본문 중

 

 

제2장 : 문학 속의 커피에서 등장한 '다방 제비'는 당시 독자에게 인기가 높았던 잡지에 실렸으며, 이후에 발표된 박태원의 <자작자화 유모어콩트제비>에서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실제로 운영되었던 제비 다방은 문학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을까?

 

1920년대 후반 이후, 여러 작품의 배경으로 다방이라는 이름의 공간이 새롭게 등장하였다. 이미 여러 매체를 통해 재연되었듯 만남, 사교, 사색의 장으로 인식된다. 그리고 약간의 상상력을 더해서 예술가들의 만남과 예술 활동의 현장을 그려볼 수 있다.

 

이어서 상상만으로 그치지 않고 실제로 제비 다방에서 작가 이상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다. 또한, 제비 다방을 운영했던 그는 소설가 박태원, 시인 정지용 등과 교류하며 점차 예술이라는 꽃을 피워갔다.

 

실제로 제3장 : 커피의 공간, 카페와 이어진 제비 다방은 현재 '이상의 집'으로 재해석되었다. 많은 이들의 노력으로 이제는 이상의 문학과 예술을 기리는 공간으로 남아있다.

 

개인적인 감상평을 덧붙이자면 '이상의 집'이 위치한 서촌의 이미지는 모두 이를 대변하는듯하다. 서촌은 다양한 문화예술을 향유하고 '예스럽다'라는 단어와 가장 잘 어울리는 곳으로 느껴진다. 도시라는 공간의 특수성을 생각해보면 산과 물이 있는 자연을 둘러싼 지리적 요건, 고전과 현대의 조화를 아우르는 장소의 발견은 꽤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문학을 비롯한 많은 예술 분야에서 '커피'라는 하나의 소재를 가지고, 많은 사회적 현상들을 담아냈던 것은 '어쩌면 오랜 시간 겹겹이 쌓인 문화적 가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스친다.

 

이제 제비 다방 그 자체로 본연의 모습은 볼 수 없지만, 오늘날 이상의 작품과 문화예술 활동 공간이자 문학기념관인 '이상의 집'에서 더 오랜시간 예술의 정취를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앞으로도 '이상의 집'과 같은 곳이 그 명맥을 이어나갈 수 있다면 우리의 일상에서 잠시 잊고 있던 문화적 가치를 더 많이 지켜나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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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나에게 카페란 무엇일까? 그리고 나에게 커피란 무엇일까?

 

앞서 책과 함께 언급했던 것처럼 커피가 등장한 배경을 시작으로 커피와 그 공간인 카페의 의미는 점차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그 결과 개인의 취향은 다양한 '커피의 문화'를 보여준다. 현재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예시가 바로 온라인 플랫폼이다.

 

SNS에서 관심사를 쫓아가면 #카페 #커피 맛집 #카페추천 등과 같은 단어가 따라온다. 그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개인이 찾아보고 관심 있는 주제에 관한 정보를 모두 수집하여 미리보기와 같이 사적인 공간이 한가운데 드러난다.

 

이를 통해서 커피와 카페에 대한 무수한 정보를 습득하여 나만의 '커피'와 '카페'를 만들어간다. 취향이 비슷한 이들에게 공유하여 더 큰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다. 더욱이 이제 카페라는 공간은 밖에서 한정되지 않는다. '홈 카페'를 통해서 정말 나만의 카페가 완성된다.

 

이로써 커피의 원두를 취향껏 고르며 다양한 종류의 기계와 아끼는 컵과 접시를 꺼낸다. 홀로, 때로는 소중한 사람과의 일상 속 행복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커피는 사랑하는 사람과 카페에서 마주 보며 마실 때 가장 달콤하지만, 혼자 다방 구석에 앉아 마셔도 그리 씁쓸하지 않다. (...)

 

공원의 벤치에 앉아 한가로이 커피 한잔을 맛볼 수 있다면 그런 행복감을 어디에 비교할 수 있겠는가?

 

- 본문 중

 

 

바로 위 사진처럼 말이다. 사진은 날씨도 좋고, 기분도 좋았던 바다 앞에서 마신 커피와 필름 카메라를 찍은 사진이다. 여기서 필자의 기호와 취향이 한눈에 드러난다. 바다를 배경으로 커피를 마시며 이를 사진으로 기록했다.

 

그리고 책을 읽으며 문득 사진첩을 가득 채운 카페 사진과 그 속에 담긴 '커피 한잔'을 떠올려보았다.

 

누군가에게 '커피'의 존재는 공간을 추억하는 하나의 매개체이다. 커피에 관한 관심도 바로 카페에서 시작되었다. '커피 한잔'을 읽기 전까지 카페를 찾아다니며, 사진첩을 가득 채울 정도로 애정을 갖게 된 궁극적인 이유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이내 깨닫는다. 친구와 함께 간 카페에서 처음 시킨 메뉴가 취향에 맞지 않았던 '캐러멜 마키아토'였던 것을, 몇 년 전만 해도 음료만 찾았던 입맛이 흔히 호불호가 갈린다던 '커피의 산미'를 좋아하게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이제 막 커피의 맛과 향을 즐길 수 있게 된 지금,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아주 개인적인 취향을 듬뿍 담은 커피를 선물한다. 그리고 나름대로 맛있는 커피의 기준을 만들어본다.

 

잘 모르겠지만, 아마 당분간은 책에 쓰인 많은 카페의 풍경처럼 좋아하는 카페에서 '커피 한잔'이 만들어내는 일상의 작은 행복을 놓치긴 힘들 거 같다.

 

더 많은 이에게 오늘도 무탈한 하루 속의 이 작은 행복감이 전달되기를, 흘러가는 삶의 방향에서 만나는 '커피 한잔'의 가치가 실현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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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지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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