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커피, 문학을 만나 더 깊어진 맛 - 커피 한잔

글 입력 2022.02.02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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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 커피의 문화, 문학 속 커피, 커피의 공간 카페를 담은 책이다. 커피는 어떻게 세계로 퍼져나갔는지, 이름의 유래, 세계 각국의 커피문화. 근대 문학에 녹아있는 커피와 다방,카페. 실제 다녀온 카페에 대한 이야기 등 다양한 ‘커피 한잔’이 실려있었다.

 

문장이 짧고 간결하다. 덕분에 읽는데 속도가 붙었다. 역시 국문과 교수님이라서 그런가, 커피 한잔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자연스럽게 불러냈다. 옛날 이야기 듣듯이 의식의 흐름 따라 같이 흘러갔다. 커피 한잔 홀짝이듯이 책도 홀짝이며 넘겼다. 교수의 노닥거림을 듣고 온 듯하다.


나는 커피를 좋아하거나 잘 마시는 편이 아니다. 쓴 맛을 왜 즐길까, 가끔 먹는 것만으로도 족한데. 잠을 못자는 이유도 아니다. 그냥 다른 음료를 좋아할 뿐. 사람들이 그 커피에 다같이 열광하고 원두의 맛과 향을 논하는게 나는 그저 신기할 뿐이다.

 

난 커피라는 음료보다는 카페라는 공간을 더 좋아한다. 맛집에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도 좋지만, 비록 디저트 맛이 덜하더라도 카페에서 고즈넉히 멍때리는 시간이 훨씬 더 매력적이다. 그렇게 공간의 분위기를 사랑하고, 카페를 좋아하는 것이다.


음료 두어개, 작은 디저트 만으로 2-3시간 정도는 앉을 수 있다. 이상의 제비다방이 그랬던가, 옛 학림다방이 그랬던가, 문인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예술가들을 불러모으는 아지트 느낌이 강했던 건 그 때문인가 싶기도 하다.

 

술에 만취해서 떠들썩 거리며 소란피우고 난동피는 술집과 달리, 카페는 그저 작은 음료 하나만으로 앉을 수 있는 공간만으로 모든 교류가 가능했기에. 거기에 대다수가 좋아하는 (각성 효과가 있는) 커피까지! 나는 요즘 유행처럼 생기는 대형 카페를 좋아한다. 너무 커져서 다 비슷해보이는게 문제라면 문제라고 할까. (코로나19로 인해 더 번지기도 했고) 적당한 간격에서 자기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나갈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이 매력이 있다.


깊고 진한 일상의 맛. 커피는 이제 우리의 문화다. 어떤 커피를 선호하는지, 어느 카페를 좋아하는지. 편하게 머무르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마치 살롱 문화처럼 서로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은 대체로 카페이다.

 

대체할 수 있는 곳이 아직은 없고. (이를 지적해서 공원을 많이 늘려야한다는 주장도 어디선가 들어봤다) 공간이 없어도 가볍게 ‘커피한잔’ 테이크아웃해서 앉거나, 걷거나, 서있기만 해도 이미 풍성하다. 카페인 중독이 문제가 될 만큼 우리 일상에 너무 깊숙히 들어오긴 했지만, 작은 각성 덕분에 많은 활기를 또 얻지 않았나 싶다.


아직도 차별적 언어를 쓰는 부분이 있어 걸리긴 했지만, 글이 너무 쉽게 쓰여져 있어서 술술 읽혔다. 나도 이런 문장을 써야하는데, 쓰고 싶은데.. 외국어를 공부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섞이는 부분이 꽤 있어서 흠칫 놀란다. 많이 읽고 더 많이 써야지. 내 생각을 더 명료하고 간결하게 보이려면.

 

커피 한잔을 놓고, 커피 향을 음미하면서, 조금씩 맛보면서, 역사 문화 문학을 다양하게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최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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