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샤갈, 성서를 말하다 - 샤갈 특별전 Chagall and the Bible

샤갈 특별전 Chagall and the Bible 후기
글 입력 2022.01.04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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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 샤갈은 파블로 피카소와 함께 20세기 최고의 화가로 불리는 프랑스의 화가이다. "눈부신 색채의 대가 마르크 샤갈"을 떠올렸을 때 그동안의 나는 단연, (도시 위에서), (나와 마을) 이 두 개의 작품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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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가 성서에 대한 주제로 수많은 작품을 남겼다는 것을 이번 전시를 통해서 알게 되었다.

 

얼마 되지 않은 나의 종교생활과 곁들여 샤갈이 표현한 성서의 이야기가 궁금했기에 많은 인파를 뚫고 전시장을 향했다. 그동안 내가 보아왔던 여느 작가보다도 화려하고 눈부신 색채가 특징인 샤걀의 작품으로 표현된 성서이야기는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도 훨씬 더 역동적이고 광활했다.


반면에 흑과 백으로만 표현한 구약성서 일부분은 순간적인 사진의 챕터 모음처럼 펼쳐진다. 작은 그림으로 표현되었지만, 그 안에 그가 표현하고자 했던 샤갈의 인생에 걸쳐 드러나는 성서에 대한 그의 열정이 섬세하게 표현되어 있어 가까이 지켜보면서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이번 전시회의 주제는 성서가 주제이지만, 반드시 종교와 신앙이 있는 사람들에게만 해당하는 주제와 그림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우리가 생각하는 신의 존재를 뜻한다기보다는 그가 생각하는 인간과 어머니의 사랑, 나아가 여러 부류의 사랑을 해석했다는 생각이 든다.

 

 

 

SEC I. 샤갈의 모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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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6년경 제작된 석판화를 중심으로 그의 그림에는 상징적인 요소이기도 한 동물, 물고기, 꽃다발, 파리의 밤, 마을, 악기, 연인 등이 여러 번 표현된다. 이것은 주요 화가의 삶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고 한다. 그가 제2의 고향으로 여기며 온 마음을 다했던 파리의 낭만적인 삶들을 추상과 현실을 뒤섞어 판타지적이지만, 묵직하게 표현을 한다.


'수탉'은 샤갈 본인의 얼굴과 라쥬 기법으로 등장하는데 이는 남성성을 의미한다고 한다. '꽃다발'은 사랑을 뜻하며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주고 싶은 좋은 선물을 꽃다발로 표현한 것이다.

 

그의 그림에서는 꽃다발과 연인 벨라가 늘 함께 한다. '물고기'는 젊은 시절 교통사고로 일찍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상징하며, 그림에 자주 표현되는 ‘마을’은 샤갈의 고향인 러시아 비테프스크를 뜻한다.


유대인들이 모여 사는 비테프스크는 샤갈 본연의 일생의 그리움이자, 그가 사랑했던 어머니와 함께했던 지난 시절의 소중한 추억, 첫사랑이자 그의 마지막 사랑이었던 벨라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이러한 그의 그림 속 모티브의 뜻을 살펴보면 ‘샤갈’이 전하고자 하는 의미를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SEC 2. 성서의 105가지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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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갈의 성서에 따른 메시지를 만나 볼 수 있다. 신의 인간 창조, 아담과 이브, 아벨과 카인 등 105점의 구역성서 이야기가 차례대로 펼쳐진다. 샤갈은 성서 작업을 의뢰받 예루살렘에 향한다. 그곳에서 성서에 깊은 감명을 받은 그는 그 후 작업을 이어나간다.

 

1차 세계대전의 영향으로 나치당이 정권을 잡은 뒤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샤갈은 저급한 예술가로 낙인찍힌다. 그 후 미국으로 망명을 간 샤갈은 유대인의 수난과 고통을 예수그리스도에 빗대어 수많은 작품을 남긴다.

 

 

 

SEC 3. 성서적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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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갈 본연의 해석으로 성서에 나오는 주요 사건과 인물의 모티브로 주제별로 다양하게 만나 볼 수 있다. 다윗과 골리앗, 지혜로운 솔로몬 왕, 이스라엘 민족을 이집트에서 탈출하도록 이끈 모세 등을 대형 태피스트리와 유화, 석판화 등의 표현법으로 경이로운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이 작품에서 태피스트리라는 것을 처음 보았는데 여러 가지 색실을 엇갈리게 짜는 작업을 통해서 굉장히 거대하고 웅장함에 압도되었다. 이 태피스트리 바로 옆에 작은 크기로 같은 작품이 있지만, 명도와 채도의 배합 차이를 이렇게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그저 놀라울 뿐이다.


*태피스트리: 색실을 짜 넣어 그림을 표현하는 직물 공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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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갈의 (푸른 다윗왕)이다. 푸른 빛의 다윗왕을 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그렇지만, 이 그림의 이야기는 마냥 좋다고 할 수는 없다. 아들의 반역으로 상심에 빠진 다윗왕이 슬픔과 고통을 잊고자 왕관을 쓰고 하프를 연주하며 하늘을 날고 있는 것이다.

 

이는 스스로 상심을 치유하는 다윗왕을 통해 전쟁으로 고통받고 있는 시대적 인류의 마음을 위로해 주고자 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는 꾸준히 이 성서를 통해 인류에 대한 깊은 사랑을 내재하고 있는 것이다.

 

 

 

SEC 4. 또 다른 빛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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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섹션에서는 샤갈이 쓴 시와 삽화, 어머니에 대한 사랑, 종교적인 다양한 주제를 아름답게 석판화 버전으로 보여준다. 또한, 그가 말년에 작업한 자화상도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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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빛을 향해)라는 이 작품은 샤갈이 살아생전 마지막으로 남긴 작품이다.

 

죽는 그날까지 예술혼을 불태웠던 샤갈의 열정은 그의 시에서도 느낄 수 있으며 그는 이 작품을 신에게 헌사 하였다. 어떠한 여건에서도 늘 자신의 작업을 사랑한 그는 죽는 그 순간까지도 기꺼이 자신의 영혼을 예술에 바치겠다는 열망을 관람자로 하여금 느끼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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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지은 여러가지 시를 작품과 함께 볼 수 있다. 작품이 나열된 것들을 쭉 살펴보면, 샤갈 본인의 이야기지만, 그 당시 시대상의 모든 사람에게 전하는 이야기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황폐해졌을 사람들, 사랑하는 벨라의 죽음을 겪은 뒤, 세상을 등지고 싶은 자기 자신의 모습.


그의 삶을 괴롭혔던 전쟁과 불운. 이 모든 것들을 위안하고자 그의 그림과 시는 쓰인 것이다. 궁극적인 사랑과 화려한 색채와 무채색의 묵직한 이야기로 결국엔 언제나 그 끝에는 ‘사랑을 해야 한다.’와 '사랑한다.'를 의미하고 있는 듯하다.


"제 생각에 이 그림들은 한 사람의 꿈이 아니라 모든 인류의 꿈을 표현한 것입니다."

 

 

 

판화 워크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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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섹션을 보고 나면 전시관 출구 근처에 샤걀의 작품에 주로 등장하는 모티프인 연인, 수탉, 에펠탑, 바이올린, 꽃, 나무 등을 스탬프로 만들어서 기념할 수 있는 코너가 마련되어 있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나만의 엽서 만들기 코너!! 각 모티프에 대한 간단한 설명도 있고 한 번쯤 샤갈의 전시회를 기념하며 남기기에 아주 좋은 이벤트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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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로 꽤 붐비는 전시였지만, 그만큼 시간을 투자해서 돌아볼 만큼 그의 작품을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어떤 이들은 이번 전시가 너무 성서에 치우쳐 종교적인 색깔이 짙어 조금은 아쉽다는 평을 하기도 한다. 그것은 다 누구나 개개인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이기에 옳다, 그르다를 판단하기보다 각자의 상황에 맞추어 만약 이 전시가 어렵지만, 그럼에도 전시를 즐기고 싶다면 도슨트의 도움을 받아도 좋을 거란 생각이 든다.


나는 종교를 떠나서 샤갈의 또 다른 성격을 지닌 형태의 작품들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벅차고 좋았다. (다윗과 밧 세바)작품 앞에는 앉아서 감상할 수 있는 큰 의자가 마련되어 있다.

 

그 작품이 너무 어마어마해서 또 태피스트리라는 표현법을 처음 봐서 한동안 그 자리에 있었다. 앉아서도 보고 서서도 보고 가까이에서도 오랫동안 봤던 것 같다. 왜냐면 평소에 쉽게 볼 수 없는 작품이니까. 그래서 나에겐 이 전시가 그러한 이유만으로도 너무 감사한 전시였다.


인간의 능력은 무한하다는 생각이 든다. 또 어떠한 상황에서건, 자신에게 주어진 여건 안에서 무너지지 않고, 잘 판단하여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갈 것인가를 잘 판단하는 것 또한, 자신의 능력을 무한하게 만드는 방법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다. 내게 너무 뜻깊었던 이 전시가 한동안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듯하다.


"삶이 언젠가 끝나는 것이라면 삶을 사랑과 희망의 색으로 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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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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