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특별함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엔칸토 [영화]

별은 빛나는 것이 아니라 타오르는 것
글 입력 2021.12.29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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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당신을 위한…'

 

모두가 주문처럼 외치는 이 마법의 문장을 마주칠 때마다 의문이 들곤 한다. 특별함이란 대체 뭘까? 우리는, 그리고 나는 정말 특별한 사람일까? 우리 모두가 특별한 세상에서 특별한 사람으로 존재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인 걸까?

 

누구도 답해준 적 없는 물음에 대한 답은 아마 이 영화 안에서 스스로 찾아볼 수 있을 것 같다. 뮤지컬 애니메이션 영화 <엔칸토: 마법의 세계>는 특별한 능력을 물려받는 마드리갈 가족과 마치 돌연변이처럼 어떤 능력도 부여받지 못한 미라벨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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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오리새끼


 

마드리갈 가족은 3대째 마법을 물려 받는 특별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자신이 가진 능력을 십분 발휘하여 마을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도우며 살아간다. 그러나 주인공 미라벨은 이들과 다르다. 알 수 없는 이유로 어떤 능력도 갖지 못한 채 가족 중에서 유일하게 평범한 사람으로 남아있다.

 

가족들은 그런 미라벨을 애써 위로하거나, 대놓고 골칫덩이로 여긴다. 다르다는 것, 특히 특별한 사람들 사이에서 나 혼자만 동떨어진 존재로 자리한다는 것은 생각만해도 불편하고 끔찍하다. 그러나 그 안에서도 미라벨은 꿋꿋하게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찾아가며 긍정을 잃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기적의 힘이 약해짐에 따라 집이 무너져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와 함께 불길한 예언자인 브루노 삼촌의 환영까지 보게 된 미라벨은 기적을 되살리기 위해 용기를 내게 된다.

 

'남들과 다른 나'를 견뎌야 하는 주인공은 다소 전형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결국 이들에게 마음이 가고야 마는 것은 그런 그들의 모습에서 우리 자신을 발견하기 때문일 것이다. 미라벨은 가족으로부터 많은 상처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늘 가족을 아끼고 사랑하며,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는다.

 

우리 모두가 하나쯤 가지고 있을 법한 작은 용기와 작은 다짐, 작은 행운을 모은다면 바로 미라벨 같은 사람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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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사람의 특별한 가치


 

미라벨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물론 사이가 나쁘기도 했지만) 사촌 언니들은 미라벨과는 달리 저마다의 대단한 능력으로 사람들을 돕고, 즐거움을 주며 바쁘게 지낸다. 그러나 미라벨이 위태로운 마법의 힘에 대해 파헤치려 들면서 알게 된 새로운 사실이 있다. 그들이 미라벨의 생각처럼 행복하기만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내가 원하던 이상적인 능력과 외모를 가지면 얼마나 좋을까, 저 여유롭고 자신감 넘치는 태도는 태어날 때부터 남달랐겠지? 미라벨이 저도 모르게 가지고 있던 생각들은 그들이 솔직하게 노래 하는 순간 산산조각 나버린다.

 

'나는 빛나, 내 가치를 아니까'라며 자신감 넘치는 듯 보였던 루이사는 '해내지 못하면 가치 없는 사람'이라는 마음의 짐을 가진 채 힘을 잃어가고 있었다. 또 언제나 고고하고 우아한 자태로 가족들과 마을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던 이사벨라는 아름다운 장미가 아닌 독특한 식물들을 피워냈을 때 비로소 마음껏 웃고 뛰놀며 완벽해야만 하는 역할의 억압을 벗어 던질 수 있었다.

 

이들을 통해 특별한 능력만이 특별한 존재를 빚어내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누군가 가치 있는 사람으로 보이게 하는 그 '특별한 능력'은 오히려 다른 누군가를 배제하고, 특별하지 않은 존재로 손쉽게 전락시켜버린다. 내가 가진 전부로 나의 가치를 환산하는 것은 위험하고, 불필요한 일이다. 루이사는 분명 그의 말처럼 멋지고 대단한 사람이지만, 루이사 스스로 마법 같은 능력 없이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라고 느낀다면 그런 그의 삶은 얼마나 불안하고 위태로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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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마음으로 끌어안는 것


 

브루노 삼촌의 예언으로 집안과 기적을 무너뜨릴 위험한 존재인 것처럼 그려지던 미라벨은 모두의 걱정과는 정반대로 가족과 마을 공동체를 더욱 끈끈하게 잇는 연결고리가 된다. 사랑과 연대로 다시 지어진 마법의 집 '까시타' 역시 그런 미라벨의 손에서 다시 피어난다.

 

'내가 아닌 뭔가가 되고 싶었'던 것 같았다고 말하는 미라벨은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피어난 용기로 무너진 것들을 다시 일으켜 세우며 '별은 빛나지 않고 타오르는 것'이라고 노래한다. 이것이 바로 <엔칸토: 마법의 세계>를 관통하는 한 문장인 듯하다.

 

특별한 능력이 나의 가치를 완전히 대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모든 게 무너지는 순간 가장 마지막까지 그곳에 남아 기적을 움켜쥔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미라벨이었다. 결국 내가 무언갈 가지지 못했다는 사실보다 스스로 무엇을 행하고자 하는지에 더욱 집중했을 때 우리의 가치가 가장 빛나고 돋보이는 것일지도 모른다.

 

모든 기적이 다시 그들의 곁으로 돌아온 것은 단순히 미라벨이 가족을 사랑했기 때문이 아니다. 미라벨 뿐만 아니라 미라벨의 도움으로 가족 구성원 스스로가 자신의 가장 연약한 부분까지도 온전히 받아들이고, 사랑하게 되는 순간이야 말로 '기적'이 일어난 순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별은 빛나는 것이 아니라 타오르는 것. 사랑하는 마음으로 스스로를 끌어안고 성장하는 일. 영화 속 마법 같은 힘은 없을지라도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하루하루 키워가는 우리는 마드리갈 가족과는 또 다른, 어떤 기적을 일으키게 될까?

 

 

[고민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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