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그녀의 일생을 그리다 - 문정왕후 윤씨 [공연]

글 입력 2021.12.14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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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대부 남성 지식인들이 지배하던 조선 중기, 실질적 통치자로서 막강한 권력을 가졌던 여인, 문정왕후 윤씨.

 

섬세하지만 강단 있으며, 온화하고 단호한 기품이 넘치는 그녀와 조선 사회의 복잡 미묘한 갈등과 역동적인 암투를 그린다. 왕족으로, 어머니로, 여성으로, 나아가 한 인간으로서 그 시대를 통과해온 문정왕후. 섬세한 연극적 상상력을 통해 그녀의 인간적 면모와 일생이 펼쳐진다.

 

사실 시대극은 실제로 일어난 사건을 어떠한 왜곡 없이 관객들에게 전달해야 하는 의무가 크기 때문에 재미의 요소가 떨어질 거라 생각했다. 역사적 사건을 다루는 만큼 수많은 역할이 필요하고, 장소와 시간이 빈번히 바뀌기에 이 모든 걸 어떻게 표현해낼지 무대장치와 연출이 매우 궁금하기도 했다.

 

극장에 들어서자 아무런 장치도 없는 비어 있는 무대를 보자 그 호기심은 더욱 확장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이 공연이 진행되는 100분이라는 시간 동안 엄청난 퍼포먼스에 넋을 놓기도 했으며 배우들의 연기에 몰입 되어 함께 웃고 울었다. 극을 마무리하는 장면에서는 함께 벅차오르기도 했고, 커튼 콜 때는 인사하는 배우들을 향해 박수를 아끼지 않을 수 없었다.

 

 

 

리드미컬한 궁중 가무 액션 퍼포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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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를 전공했던 나는 배우들의 연기와 더불어 퍼포먼스에 가장 눈길이 갔다.
 
학교에서 전공 수업을 할 때면, 늘 배우의 신체 훈련이 가장 기본이 되었고 그만큼 어려웠다. 한 사람이 아닌 여러 인물들이 박자와 음향과 조명의 모든 타이밍에 맞추어 이만큼의 행위 예술을 해내기까지 얼마나 수많은 연습과 신체 훈련을 했을지 노력이 고스란히 녹아든 퍼포먼스였다.
 
보는 내내 당장이라도 찬사를 보내고 싶게끔 했다. 조명에 비치던 배우들의 땀방울은 그날따라 더욱 빛나 보였다.
 
 
 
음악적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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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의 시작을 알리는 의미로, 무대 한 편에 기타를 연주하시는 분이 등장했다. 이 극은 기타 연주 흐름에 맞추어 진행되겠구나,라는 생각과 동시에 시대극과 기타 연주가 잘 어우러질지 의문이 들었다. 역시나 내 의문은 괜한 걱정이었다.
 
연극은 배우의 연기와 조명, 음향이 모두 어우러졌을 때 더욱더 빛을 발한다. 기타 연주로 빚어지는 음악이 있었기에 극은 더 풍성해질 수 있었다. 음률에 맞추어 움직이는 배우들의 몸짓, 그 흐름을 타고 더 확장되면서 극대화되는 배우들의 연기.
 
그 모든 것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의 감응은 보는 이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진다.
 
 
 
다채로운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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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극인 만큼 등장하는 인물들이 꽤나 많다. 무대에 오른 11명의 배우들은 한 명당 셀 수 없이 많은 인물들을 도맡아 연기했다. 다른 인물로 전환하는 부분조차 매우 자연스러웠고 매끄러웠다. 그럼에도 인물 제각각 특징이 뚜렷했고 한 명 한 명 살아있음을 느꼈다.
 
허투루 연기하는 역할이 없을 정도로 생동감 넘치는 장면을 창조해 내던 배우들은 그만큼 매 순간 다채로운 연기를 뿜어냈다. 그 어떠한 표현보다 ‘뿜어내었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적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모든 배우들이 정말 온몸으로 연기했기 때문이다.
 
나는 스크린으로 관람하는 것보다 직접 극장에 가는 것을 더 선호한다. 무대 위에서 그 순간 발현되는 배우들의 연기를 볼 때마다 전율을 느끼는 경우가 허다한데, 배우들이 온몸으로 연기하는 것을 보았을 때 그 감동이 객석으로 그대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문정왕후 윤씨>는 배우들이 관객들에게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한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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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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