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결정된 역사에 새로운 시선을 풀어내는 방법 - 문정왕후 윤씨

글 입력 2021.12.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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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사대부 중심의 조선 중기, 조선사를 통틀어 막강한 권력을 행사한 문정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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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종반정, 기묘사화, 작서의 변, 을사사화, 정미사화.

 

역사책 속 해당 페이지들은 피의 자국들과 숙청 당한 사람들의 비명 소리로 가득하다. 각자의 이유로 죽이고 죽임을 당한 사람들의 권력 다툼에 해당 사건들은 현대에 와서 다양한 시선에서 그려진다.

 

반정과 역모에 대한 불안감이 묘사되기도, 그 속에서도 자신의 꿈을 이루어나갔던 사람들에 대한 희망을 그리기도 한다.

 

그중 남성 사대부 중심의 조선 중기, 조선사를 통틀어 막강한 권력을 행사한 문정왕후에 대해서 극은 풀어낸다. 기존의 문정왕후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그녀의 어린 시절부터 궁에 들어온 직후, 노년기까지 인물이 겪어온 환경과 시선을 관객들 앞에 그려낸다.

 

 

 

다양한 인물로의 역할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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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건을 다루는 만큼, 극에서 배우들은 여러 인물을 표현한다. 편집이 가능한 영화와 드라마에서도 1인 다역은 어색하게 지점이 많다.

 

하지만 해당 극은 큰 사건을 중심으로 배우들을 전환한다. 한 인물이 잊히고 사라지는 지점을 잘 포착하여 새로운 역할을 부여한다. 다양한 인물을 표현하는 만큼 배우들 또한 다양한 목소리와 몸짓과, 눈빛을 선보인다.

 

그중 백미인 장면은 17살의 문정왕후와 4살의 인종이 처음 만나는 장면이다. 두 배우는 손을 닿을 듯 닿지 않게 잡고 남성 배우는 자신의 허리를 낮춘다. 무대 뒤편의 배우가 떨리지만 맑은 목소리로 인종의 어린 시절을 표현한다.

 

문정왕후와 인종이 함께 한 발 한 발 나설 때마다 정원의 꽃이 피어오르고, 둘 사이의 돈독한 유대감이 눈앞에서 차곡차곡 쌓아올라간다.

 

 

 

궁중 가무 액션 퍼포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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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궁중 가무 액션 퍼포먼스’라는 설명과 맞게 배우들은 부드럽지만 강한 움직임을 보인다.

 

역사에 맞게 격한 논쟁이 벌어질 때마다 배우들은 강한 몸짓으로 격한 감정을 표현한다. 또한 죽음이 표현될 때마다 부드럽고 애절한 몸짓으로 사라짐을 표현한다. 역사에 대해 사람들이 느낄 수 있는 무거움과 어려움이란 고정 관념을 부드럽게 풀어내는 연출이 인상 깊었다.

 

긴 시간의 흐름을 말하는 만큼 관객들이 긴장하고 긴장을 풀어내야 할 포인트를 잘 설명해 주는 느낌과 몰입도를 높인다.

 

 

 

극을 채우는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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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극을 채우는 음악의 활용이다. 다양한 악기를 사용하는 대신 기타리스트의 기타로 모든 음악을 채운다.

 

문정왕후 윤씨가 사극이기 때문에 해당 부분이 튀지 않을까란 걱정을 하였었으나, 이는 크나큰 오산이었다. 기타가 부드럽게 이어지면서 무대를 꽉 채워 주었다. 비슷한 멜로디 라인이 다르게 변주되어  각 사건별로 사건을 마무리 지어준다.

 

 

 

결말은 결정되었지만, 이를 풀어내는 방법



과거의 역사에 대한 결말은 이미 결정되었지만, 현실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인물에 대해 재조명하고 풀어내는 극은 언제나 흥미롭다. 그 극이 관철하고자 하는 목표가 무엇일지에 대해 고민하고, 어떻게 전달되는지 지켜보는 과정도 극에 대한 재미를 더해주는 지점 중 하나이다.

 

그런 점에서 문정왕후에 대한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고자 한 해당 극의 목표는 흥미로우면서 완벽하게 달성된 것 같다. 그녀에 대한 과거 속 시선과 말 대신, 무대에서 그려내는 그녀만이 머릿속에 가득 채워졌기 때문이다.

 

각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새롭게 그려지는 문정왕후에 대해 상상해보는 것도 이 극을 즐길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로 추천드리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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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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