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궁중 가무 액션 퍼포먼스 - 문정왕후 윤씨

글 입력 2021.12.1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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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중 가무 액션 퍼포먼스 연극 <문정왕후 윤씨>


 

연극 [문정왕후 윤씨]가 12월 1일(수)부터 12월 12일(일)까지, 미마지아트센터 눈빛극장에서 재공연된다.

 

제11대 왕 중종의 세 번째 아내이자 제13대 왕 명종의 어머니인 문정왕후는 조선사에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한 여인으로 기록되어있다. 연극 [문정왕후 윤씨]는 사대부 남성 지식인들이 지배하는 조선 중기, 실질적 통치자로서 막강한 권력을 가졌던 문정왕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문정왕후 윤씨]는 2021년 6월 10일부터 6월 20일까지 전석 매진 초연을 거치며 ‘미니멀리즘과 총체극을 지향하는 극단 떼아뜨르 봄날의 색이 잘 드러나며 한 편의 완성된 극으로써 매력이 넘친다.’는 후기들을 남겼다.


매력적인 인물, 재치 있는 대사, 서사에 박진감을 더하는 역동적인 움직임을 통해 문정왕후를 둘러싼 궁중 이야기와 과거 조선의 상징적인 사건들이 리드미컬하게 표현된다. 이에 더해진 다양한 조합의 소리가 음악적 조화를 이루며 시각적 풍미와 청각적인 쾌락을 동시에 선사할 예정이다.

 

극단 떼아뜨르 봄날, 연출 이수인의 연극 <문정왕후 윤씨>는 인터파크 티켓과 플레이티켓에서 예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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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포인트


 

1. 기타 - 기타가 극을 풍성하게 채운다. 빗소리 같은 음향효과도 사용하였으나 주로 기타로 극의 청각적인 부분을 맡아 그려내고 있다. 전혀 부족함을 느낄 수 없었다. 기타리스트 한 분이 들어가는 모든 음악을 기타 하나로 연주하는데, 사극인 <문정왕후 윤씨>와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드라마 <완다 비전>의 음향감독이 같은 멜로디 라인으로 시대마다의 느낌을 살려 변형해 각 에피소드마다 클로징 음악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처럼 연극 <문정왕후 윤씨>에서는 ‘하늘 천 따지~’하고 천자문을 외는 음계를 기준으로 매 장면의 배경음악을 만든 것 같았다.  모든 음악이 그러하지는 않았으나, 비슷함을 인지하면서도 다채롭게 느껴지게끔 기타 선율이 극을 채우고 있었다. 극 전체의 통일성을 유지해주는 셈이었다.


슬픔, 경쾌함, 긴박함 등등의 분위기를 기타 하나로 빠지지도 않고 넘치지도 않게 딱 적절하게 채우고 있는데, 이 점이 이 연극에서 눈에 띄는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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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자연스러운 역할과 장면의 전환 - 연기자들의 역할전환과 장면전환이 잘 짜인 극이다. 11명의 연기자가 사건과 시대에 따라서 다른 역할을 돌려서 맡고, 한 장면에서도 내레이터와 궁인의 역할을 넘나드는 등 자유롭게 역할이 바뀐다. 하지만 이 전환이 헷갈리지 않고 풍성하게 느껴지도록 제작되어있었다.


중종, 인종, 문정왕후의 오라비, 윤임, 경빈… 이처럼 비중 있는 중요한 역할을 맡은 배우가 하나의 극에서 여러 역할을 하게 될 시 관객은 헷갈리거나 어색함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문정왕후 윤씨>에서는 그 전환이 아주 매끄러웠다. 아무리 연극이 ‘그 사람이 아닌데 그런척 하는 걸 관객이 믿는 것'이라 해도 매끄럽게 만드는 게 절대 쉽지 않은데, 이를 연출과 연기력으로 해내고 있었다. 이 점에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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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배우들의 연기 - 전체적으로 연기하는 분들의 톤이 극과 잘 어울렸다. 요즘 퓨전 사극 드라마에서는 현대에서 쓰는 말투를 그대로 쓰기도 하는데 이 점이 가끔 이질감이 들기도 한다. <문정왕후 윤씨>에서는 너무 무겁지도 않고 가볍지도 않게 딱 좋은 선에서 대사를 하고 있었다.


어린 문정왕후와 나이 든 문정왕후를 넘나들며 연기를 하는데, 시간의 축이 겹쳐지는 이 상상이 배우의 연기력으로 실현되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연기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배우들의 쩌렁쩌렁한 목소리와 연기가 극에 푹 빠져들게 했음은 이야기할 수 있겠다.


4살의 인종과 17살의 문정왕후가 함께 있는 장면도 연기와 연출이 돋보였던 부분이다. 장성한 성인 남성이 4살의 인종을 연기하는 걸 어색하지 않게, 설득력 있게 담아내는 것이 매우 어려웠으리라 생각한다. 무릎을 꿇어 키 차이를 만들고,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 있는 다른 배우가 어린 인종의 목소리를 내고, 남성 배우는 절제된 표정과 행동으로 연기하는- 이 세 가지가 완벽하게 어울렸다. 환상적이지만 생생하게 장면이 그려졌다.


모든 배우가 연기를 정말 잘했다는 인상이 든 극이었다. 큰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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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깔끔하고 풍성한 가무와 액션 -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풍성했다. 움직임이 많으면 지저분해지기 쉬운데, 가무가 들어가는 부분이 줄거리와 잘 어울리면서 깔끔했다. 다음 장면으로 매끄럽게 이어지게 해주는 다리의 역할로도 훌륭했다.


함께 움직이는 장면은 물론이거니와 서로 다르게 움직일 때도 깔끔해 보였다. 극으로 올리기 위해 당연히 움직임을 최대한 수정하고 다듬는 과정을 거쳤겠지만, 그 점이 연극을 보면서 느껴졌던 것 같다. 연극이 마치 잘 꾸린 좋은 음식을 대접받은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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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문정왕후의 삶을 그린 드라마 <여인천하>를 재미있게 보았다. 그래서 문정왕후의 연혁과 그 시대의 주요 사건들에 대해 이미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연극 <문정왕후 윤씨>를 더 재미있게 본 것 같다. 관람하기 전, 문정왕후에 관해 찾아보고 연극을 보는 것을 추천한다.

 

상상력과 역사의 흐름을 압축적으로 잘 담은 극이라고 생각한다. '궁중 가무극'이라고 해서 수렴청정 이후의 문정왕후가 겪는 각종 정치적인 암투를 그릴 줄 알았는데, 조명하는 지점이 달랐다. 문정왕후가 궁에 들어오고 죽게 될 때까지의 삶을, 멀리서 전체로 바라보는 느낌의 극이었다.

 

문정왕후와 인종의 관계에 대해서도 새롭게 생각해보게 하는 극이었다.

 

 

[이진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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