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신명나게 놀아보세 - 힙하게 잇다 조선 판소리 [도서]

글 입력 2021.12.09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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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티비에는 정말 많은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중에서도 국악에 대한 프로그램도 있는데, 이런 것만 보아도, 많은 사람이 다양한 장르를 만나보고 싶어 하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 그런 사람들을 위한 책 <힙하게 잇다 조선 판소리>다.

 

이 책의 작가는 김희재 소리꾼으로, 한양대학교 국악과에서 판소리를 전공하고 인문학적 가치를 말하는 예술가가 되고자 고려대 문화콘텐츠학 석사까지 마친 예술인이다. 현장의 소리와 현재의 판소리를 누구보다 잘 설명해줄 수 있는 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사람들에게 판소리에 대한 새로운 재미를 주기 위해 글을 쓴 것마냥, 조선 판소리를 신명 나게 설명해준다.

 

 

 

국악에 대하여


 

판소리에 대한 본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작가는 국악에 대하여 용어 사용을 짚고 넘어간다.

 

국악은 나라 음악을 뜻하는데, 이는 재르, 록, 펑크, 블루스, 탱고 등 장르의 이름들이 수식하고 있는 어울리는 분위기와 당연하게 떠오르는 느낌들이 드는 것과는 다소 거리가 멀다. 나라 음악인 국악이 하나의 장르라기보다는 일제 강점기 이후 처음 등장한 단어라 무엇을 포함하고 있는지, 나라를 대표하는 음악이 무엇인지 선뜻 정확히 말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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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 안에는 수많은 장르가 존재하고 있는 상황이고, 판소리 전공, 민요 전공, 정가 전공 등 학교에서 나뉘는 것처럼 다양한 분류가 가능한 것이 다채로운 국악인 것이다.

 

그래서 작가는 글에 들어가기 전, 국악은 대중이 인식하는 우리 전통 음악을 말하고 이를 제외한 국악이라는 용어의 대체 언어로 전통 음악이라고 쓰고자 한다고 미리 남겨주었다.

 

이렇게 국악에 대한 작가의 견해를 듣고 책을 읽기 시작할 수 있어 더욱더 전문적이지만, 재밌게 풀어낼 본문이 기대되기도 했다.

 

 

 

적벽가


 

판소리는 2003년에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인류 무형 문화유산이다.

 

이 사실마저도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것이라 부끄럽기도 했고, 세계가 인정한 문화유산으로서 판소리를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 작가를 포함한 소리꾼, 예술인들의 이야기를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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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판소리 다섯 마당 중 적벽가는 소설 삼국지의 적벽대전을 소재로 한 판소리다. 적벽은 다양한 장르에서 변주되고 사용되는 소스인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중국 고전인 삼국지가 한국 전통 판소리의 유명한 마당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게 신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판소리가 이렇게 세계화되어가는 게 벌써 이미 이루어져 가고 있었음을 적벽가를 통해 느꼈다. 우리나라와 중국이 이웃 국가로서 끊임없는 교류를 하며 역사와 문화 흐름에 밀접하게 영향을 주고받아 동아시아 문명을 이룩했다는 역사적 상황이 더 실감이 났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서로의 습성, 특징, 이야기, 문화를 공유하며 예술은 탄생한다. 전 세계의 문화예술은 모두 이렇게 상호에게 영향받으며 변형되어 온 것이다. 이는 멀리 유럽에 가지 않아도 충분히 적벽가만으로도 알 수 있다. 글로벌 콘텐츠로서의 의미를 오래전부터 지니고 있다.

 

 

 

완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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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창은 짧게는 3시간, 길게는 8시간의 러닝타임을 갖는다. 이는 1968년에 박동진 명창이 도입한, 비교적 최근 스타일인 공연 양식이다. 판소리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 나는 판소리 하면 길고 긴 완창을 시작으로 소리꾼의 길을 걷는다고 큰 이유 없이 생각하고 지루하다고 지레짐작했다.

 

하지만 작가는 판소리가 음악이기 이전에 이야기니, 이를 중점으로 봐달라고 이야기한다. 간단한 뮤직비디오가 아니라 어떻게 사람이 만나서 표정으로 하고, 반응을 보였는지까지 말하는, 우리네 인생사 그 자체를 표현하는 게 이 판소리였다.

 

삶의 파노라마를 펼치는 소리꾼과 추임새 넣어주는 관객이 함께 만들어가는 완창은 한번은 경험해보고 싶은 공연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가 먼저 즐기는 것이 세계화


 

적벽가도 마찬가지로 다수의 콘텐츠는 세계화를 위한 목적으로 탄생한 것이 아니다. 단지 판소리를 사랑하는 양반들과 사람들이 만들어낸 콘텐츠가 결과적으로 세계화의 예시가 된 것이다.

 

마찬가지로, 판소리 자체가 세계화되어 세계적인 명성을 얻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국민이 즐기는 것이 먼저아고 말하는 작가의 말에 동의한다.

 

대중이 즐기기 시작하고 소비하는 콘텐츠가 계속해서 이어진다면, 판소리가 정말 한국인이 사랑하는 장르로서 우뚝 서고, 더 나아가 외국에서도 알아주는 힙한 우리 조선 판소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수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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