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컬러 퍼플 : 억압에서 벗어나 해방으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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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 <더 컬러 퍼플>은 흑인 여성 ‘셸리’의 삶을 보여주고 있다.
셀리는 의붓아버지에게 강간을 당해, 14살의 나이에 두 명의 아이를 낳게 된다. 하지만 이 아버지라는 인간은, 아이를 본인이 키우겠다는 셸리를 뒤로 하고 갓 낳은 아이를 어딘가로 데려가 버린다. 셸리는 당연히 자신이 아이들이 죽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의붓아버지는 여동생인 네티까지 표적으로 삼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네티에게 40대의 어떤 남성이 청혼하게 되고, 의붓아버지는 네티 대신 셀리를 보내게 된다. 당연히 셸리의 의지는 단 하나도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고통스러움의 연속이었던 셸리의 삶은 결혼 이후에도 계속되었다.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앨버트는 셸리에게 주먹을 휘둘렀고, 완전한 복종을 요구했다. 배려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이후 동생 네티가 아버지를 피해 앨버트의 집에서 잠깐 머물게 되는데, 본래 그가 원했던 아내는 셸리가 아닌 네티였기에 그는 흑심을 품게 된다. 그러다가 실패하자 앙심을 품고 네티와 셸리를 갈라놓는다. 네티는 떠나면서 셸리에게 ‘죽지 않는 이상, 꼭 편지를 써 보내겠다.’라는 말을 한다. 이후 네티는 편지를 계속 보냈지만, 앨버트에 의해 편지는 그녀에게까지 닿지 못한다. 제3의 인물인 셔그가 이 편지를 셸리에게 전달하게 되고, 그녀는 앨버트가 그간 편지를 숨겨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증오와 분노가 끓어오른 셸리는 셔그와 함께 떠나기로 마음먹고 자신의 인생을 찾아 떠난다. 몇 년 후, 네티와 죽은 줄만 알았던 자신의 아이들과 재회한 셸리는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재회의 기쁨을 나눈다.
셸리와 네티
더 퍼플 컬러에는 성격도 외모도 다른 세 명의 여성이 그려지고 있다. 셸리의 삶에는 3명의 여성, 네티와 소피아, 그리고 셔그와의 관계성이 큰 영향을 미친다. 이 인물들은 의붓아버지, 앨버트와는 다르게 그녀가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셸리의 동생인 네티는 그녀에게 ‘희망’이 되어주는 인물이다. 네티는 학교에서 배워온 ‘글자’를 알려준다. 글을 읽고, 쓸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요소로서 이후 셸리가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하는 것이다.
또한 네티는 셸리에게 영혼의 안식처가 되어준다. 그 누구에게도 기댈 곳 없던 셸리가 유일하게 자신의 속을 내비치고,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이 자매는 서로가 서로에게 구원이며 세상 하나뿐인 혈육인 것이다.
셸리와 소피아
소피아는 셸리에게 ‘새로움’을 주는 인물이다. 그녀는 앨버트의 아들 하퍼와 결혼하게 되는 여성이다. 그녀는 비교적 나에게 익숙한 여성상이었다. 자신의 의견을 거리낌 없이 표현하고 언제나 당당한 그녀의 모습은 보는 나로 하여금 마음이 편안해지게 했다.
하지만 그녀의 남편인 하퍼는 그런 그녀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양어머니인 셸리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여기서 그녀의 대답이 조금 충격적이었는데, 바로 ‘때려요.’라는 말 때문이었다. 하퍼는 그 말을 듣고는 소피아에 폭력을 행사하고, 소피아는 셸리에게 다가와 따지게 된다. 이 장면은 굉장히 의외였다. 당연히 셸리가 소피아를 도우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체념한 채 모든 걸 받아들이라고 암울하게 말하는 셸리의 모습은, 그 당시 여성들의 상실감을 드러낸다. 하지만 이후 소피아는 길에서 만난 시장과 시장 부인에 의해 경찰에 끌려가게 되고, 결국 시장 부인이 제안(강요)했던 하녀 일을 맡게 된다. 소피아는 흑인 여성의 인권을 강하게 나타낸 캐릭터였지만 결국 백인에 의해 탄압되고 만다.
셸리와 셔그
셔그는 셸리에게 ‘자신감’을 주는 인물이다. 셔그는 가수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어 굉장히 자유분방하고 매혹적인 여성상으로 나타난다. 또한, 그녀는 앨버트의 첫사랑이다. 셸리는 셔그를 미워할 수 있었음에도, 사랑으로 그녀를 대해주고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이에 셔그는 하퍼의 클럽에서 셸리를 위한 노래를 불러주며 화답한다. 그리고 이 장면 이후 셔그가 셸리에게 웃는 모습이 예쁘다며 거울을 보여주고, 서로 볼에 키스하는 장면이 나타난다. 셸리와 셔그의 동성애적 욕망이 분출되는 모습이 보인다.
하지만 이는 셔그가 떠나고 다른 남성과 결혼하여 돌아오는 장면에서, 도화선이 끊어지게 된다. 셔그는 셸리와 네티가 다시금 연락할 기회를 만들어주었다는 것에서, 참 고마운 인물이자 사랑스러운 인물이다.
‘컬러 퍼플’의 의미
더 퍼플 컬러의 여성 캐릭터들은 억압적이고 평등하지 못한 사회 속에서도, 각자의 방법으로 자신만의 삶을 찾아 나가는 여정을 그려냈다. 셸리는 앨버트를 떠나 자신이 하고 싶었던 옷가게를 차려 본인의 인생을 살아간다. 그리고 네티는 자신이 머물던 곳을 떠나 새로운 사람들을 만난다. 소피아는 시장 부인의 신임을 얻어 적응해나가고, 셔그는 목사인 아버지에게 자신의 직업을 인정받는다.
영화의 제목처럼 <더 퍼플 컬러>는 이러한 여성들을 상징하는 색깔이라고 생각한다. 매혹적이고, 때론 유약하지만, 자신의 삶에 당당한 그런 여성들 말이다. 너무 뜨거운 빨간색도 아닌, 너무 차디찬 파란색도 아닌 그 둘이 합쳐진 그런 색. 보라색이 신비롭고 몽환적인 느낌을 주는 이유, 이 영화의 제목인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 아닐까.
[김민지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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